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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家 남매의 난 점화...조현아, 주총 앞두고 조원태에 제동(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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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家 남매의 난 점화...조현아, 주총 앞두고 조원태에 제동(종합)
  • 문미희 기자
  • 승인 2019.12.23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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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전 부사장 "조원태, 부친 유훈과 달리 그룹 운영"
한진그룹측 "회사법 등 관련 법규와 주총, 이사회 등 절차에 의거해 행사"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사진/대한한공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사진/대한한공

한진그룹 남매간 갈등의 불꽃이 점화됐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선친인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공동 경영의 유훈과는 다르게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특히 내년 3월 주총을 앞둔 가운데 조현아 전 부사장이 조원태 회장에게 견제구를 날림에 따라 향후 한진그룹 내 경영권 분쟁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23일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故) 조양호 회장이 생전에 가족이 협력해 공동으로 한진그룹을 운영해 나가라는 유지를 남겼지만 동생인 조원태 회장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법무법인 원은 "조현아 전 부사장은 그동안의 개인적 불찰과 미흡한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을 전해왔다"며 "다만 한진칼과 그 계열사(이하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 상황과 관련해 불가피하게 법률대리인을 통해 입장을 밝히게 됐다"고 전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작고한 고 조양호 회장의 상속인 중 1인이자 한진그룹의 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지에 따라 한진그룹을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법무법인 측은 전했다.

이어 조양호 회장이 생전에 가족이 협력해 공동으로 한진그룹을 운영해 나가라고 말하는 등 가족에게 공동 경영의 유지를 전한 점, 임종 직전에도 3명의 형제가 함께 잘해 나가라는 뜻을 밝힌 점을 법무법인 측은 강조했다.

법무법인 원은 "한진그룹은 선대 회장의 유훈과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며 "상속인간의 실질적인 합의나 충분한 논의 없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이 지정됐고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복귀 등에 대해 조현아 전 부사장과의 사이에 어떠한 합의도 없었음에도 대외적으로는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공표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5월 한진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에 대기업집단 및 동일인(총수) 지정과 관련한 서류 제출을 늦추다가 공정위 직권으로 지정한 날 이틀 전에야 공정위에 스캔본으로 제출한 것을 두고 남매 갈등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법무법인 원은 "조현아 전 부사장과 법률대리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최소한의 사전 협의도 하지 않고 경영상의 중요 사항이 결정되고 발표됐다“면서 ”이에 조현아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의 주주 및 선대 회장의 상속인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에 따라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한진그룹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 미치지 않기 바란다"

이에대해 한진그룹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조양호 회장 작고 이후 한진그룹 경영진과 임직원들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국민과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한편,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주주 및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곧 고 조양호 회장의 간절한 소망이자 유훈이라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의 경영은 회사법 등 관련 법규와 주주총회, 이사회 등 절차에 의거해 행사돼야 한다”면서 “최근 그룹이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새로운 변화의 기초를 마련하고 있는 중요한 시점에서 이번 논란으로 회사 경영의 안정을 해치고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진그룹은 이어 “논란이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과 고객 및 주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면서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경영진과 임직원들은 회사경영에 차질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했다.

◆조현아 경영복귀 반대해 갈등? ... 경영복귀 정당성 확보?

이와관련, 업계에서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경영 복귀를 희망하고 있지만 조원태 회장이 여기에 반대하면서 갈등이 불거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아울러 경영복귀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앞서 지난달 한진그룹 임원 인사가 단행되기 전 재계에선 조현아 전 부사장이 경영에 복귀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했으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장녀인 조현아 전 부사장은 2014년 '땅콩 회항' 사건으로 물러나기 전까지는 대한항공 부사장, 칼호텔네트워크 사장 등으로 활발한 경영 활동을 펼쳤다. 사건 3년 4개월 뒤인 지난해 3월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했으나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물컵 갑질'과 함께 일가의 갑질 파문으로 재차 물러났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경영 복귀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동 경영의 유훈' '가족간의 협의' 등을 거론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자신의 경영 복귀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 잰걸음을 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는 최근 고 조양호 전 회장의 계열사 지분을 법정 비율(배우자 1.5 대 자녀 1인당 1)대로 나누고 상속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은 조원태 회장 6.46%, 조현아 전 부사장 6.43%,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2%, 이명희 고문 5.27%로 각각 바뀌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조양호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이 거의 균등하게 상속되면서 유족 네 사람의 지분율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게 돼 향후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내년 한진칼 주주총회에서는 3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이 안건으로 다뤄지게 된다. 최대주주인 조 회장 오너일가와 행동주의 펀드 KCGI(강성부펀드·15.98%) 간 표대결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조원태 회장은 조현아 전 부사장 측 지분이 필요하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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