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파기환송심도 30일 시작…박근혜 전 대통령은 미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첫 재판이 25일 시작된다. 앞서 대법원은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액을 추가 인정하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난 이재용 부회장의 재수감 가능성이 커진 만큼 이번 파기환송심은 또 하나의 ‘세기의 재판’이 될 전망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25일 오전 10시10분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임원 5명에 대한 파기환송심 첫 공판을 진행한다. 이재용 부회장이 재판정에 서는 건 지난해 2월 5일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한 뒤 627일 만이다.
파기환송심에서는 삼성이 '비선 실세' 최순실 씨에게 제공한 34억원어치 말 3마리와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16억원이 뇌물인지를 놓고 공방이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말 3마리와 지원금이 뇌물이라는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이에따라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 공여액은 50억여원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액이 50억원이 넘어가면 5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하게 돼 있다. 파기환송심에서도 대법원 판단이 유지된다면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난 이재용 부회장 형량이 높아져 재수감될 가능성이 크다. 대법원에서 최순실씨가 뇌물을 요구한 것이 '강요'에 해당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도 이재용 부회장의 양형 판단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선 대법원이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구체적인 유무죄 판단을 내놓은 만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일정이 불필요하게 길어지진 않을 거라고 보고 있다.
앞서 대법원은 최순실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각각의 원심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최순실씨의 파기환송심은 이재용 부회장보다 닷새 뒤인 이달 30일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오석준) 심리로 열린다. 같은 재판부에 배당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재판 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