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시장재편.... 알뜰폰가입자 90%가 CJ헬로 .... LG유플러스, 망사용 협상력 좌우할듯
향후 KT 딜라이트 인수전 뛰어들지도 관건 ... 글로벌 OTT 대응 위해 콘텐츠 강화해야
공정거래위원회가 10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간 합병추진에 대해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이에따라 유료방송 시장 재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채권연장으로 시한부 인생이 된 딜라이브의 향방과 차별화된 콘텐츠 확보에 따라 향후 경쟁력 강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두 회사의 인수합병으로 유료방송은 KT계열(31.07%), LG유플러스 계열(24.54%), SK브로드밴드 계열(23.92%)로 재편되면서 이동통신3사가 전체 유료방송시장의 80%를 장악하게 된다.
KT가 시장점유율 31%로 여전히 1위 자리를 유지하지만, 그 위상은 위태롭게 된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 완료시 유료방송 시장에서 가입자 800만명, 점유율 24.5%로 뛰어오르고, 기존 2위였던 SK브로드밴드는 3위로 밀려난다. 다만 티브로드와의 합병 후 유료방송 가입자 약 777만명, 점유율 24%을 확보하게 돼 이전보다 KT와의 점유율 차를 줄이게 된다.
◆알뜰폰시장 변화 불가피
알뜰폰 시장은 기존 SK텔레콤과 KT가 주도해 왔으나, 알뜰폰 업계 1위인 CJ헬로가 LG유플러스로 넘어가면서 1위 사업자로 껑충 뛰어오르게 된다.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6월 기준 5.8%였다. 이통사 계열의 KT엠모바일(9.1%)과 SK텔링크(8.6%)에 이어 3위다. 그러나 CJ헬로 인수로 1위 알뜰폰 헬로모바일 점유율 9.4%를 더하게 되면 점유율 15.2%로 시장 1위 사업자로 올라선다.
여기에 CJ헬로의 망 임대 문제와도 관련해 LG유플러스가 알뜰폰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란 예상이다. 알뜰폰은 별도 통신망이 없어 이를 이통사로부터 빌려야 한다. 현재 CJ헬로 알뜰폰 가입자의 90%는 KT 망을 쓴다. 나머지 10%가 SK텔레콤 망 사용자다. 하지만 CJ헬로 인수에 따라 이들 망 가입자가 LG유플러스 망으로 옮겨갈 가능성은 매우 높아지게 됐다. 앞서 SK텔레콤과 KT가 CJ헬로의 알뜰폰 분리매각을 강력히 주장한 이유다.
특히 독립계 알뜰폰 업계는 CJ헬로가 LG유플러스의 품에 안기면 타격이 클 것이란 전망이다. 그동안 CJ헬로가 이동통신사와의 망 도매대가 협상을 주도해 오면서 구심점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가 상반기 말 기준 가입자 76만2000명을 보유한 CJ헬로 알뜰폰을 인수하면 이통사의 알뜰폰 가입자는 1사당 평균 98만2000명으로 늘어난다. 독립계 알뜰폰 업체의 평균 가입자는 13만2000명 수준으로 줄어든다.
◆'딜라이브' 향방 촉각... 경쟁력은 차별화된 콘텐츠
한편 케이블TV 업체 4위와 5위인 CMB와 현대HCN이 사업을 계속할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 업계는 '딜라이브'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딜라이브는 지난 7월 말로 예정된 채권 만기일을 채권단의 동의하에 1년 연장했다. 최악의 사태인 디폴트(부도)는 피했지만 매각에 성공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여전히 '시한부' 신세다. 딜라이브는 가입자수 200여만명의 케이블TV업체로 전체 유료방송시장에서 6.29%를 점유하고 있다.
KT가 가장 유력한 인수 대상자지만 합산규제에 대한 명확한 국회 입장이 정리되지 않으면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차관급 정책협의회를 통해 합산규제 일몰에 따른 정부의 사후규제 방안에 합의하면서 KT의 딜라이브 인수도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이다.
국회가 정부의 합의 방안을 받아들여 합산규제를 다시 도입하지 않기로 최종 결론을 내린다면 KT도 다시 딜라이브의 인수에 적극 나설 수 있다.
만약 KT가 딜라이브를 인수하게 된다면 KT계열은 IPTV(인터넷TV), 위성방송에 케이블TV까지 모두 갖추며 점유율 37.36%가 된다. 2위인 LG유플러스·CJ헬로(24.54%)와의 격차를 10% 이상 벌릴 수 있게 된다.
여기에 유료방송시장에서 3위 사업자로 내려앉은 SK텔레콤이 딜라이브를 추가로 사들일 수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SK텔레콤이 딜라이브를 추가 인수할 경우 KT와 점유율에서 대동소이하다.
특히 공정위가 ‘교차판매 금지’를 조건부로 걸지 않은 만큼, 다양한 마케팅도 가능해졌다. 케이블TV 가입자의 IPTV 전환이 가속화돼 규모의 경제 효과가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를통해 국내시장에 파죽지세로 밀려들어온 구글(유튜브),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 대한 대응도 가능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에대해 관련업계는 이제 이동통신 3사 중심의 유로방송 시장 재편 이후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OTT와의 진검승부는 콘텐츠 확보에 달려있다”면서 “M&A를 통해 플랫폼이 커진 만큼, 콘텐츠 차별화를 위해 어떤 전략을 짜야할지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