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북한 대응 위해 한-미-일 연대 연대와 협력 매우 중요"
정부는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키로 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 8월 22일 지소미아 종료 결정 발표한 후 3개월 만으로, 자동 종료시한을 6시간 남겨둔 상황에서 ‘조건부 연장’을 결정한 것이다. 이에대해 일본은 북한에 대한 전략적 대응을 위한 것으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문제와는 관련없다며 선을그었다.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오후 6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우리 정부는 언제든지 한일 군사비밀보호협정의 효력을 종료시킬 수 있다는 전제 하에 2019년 8월 23일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키로 했다"며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한 이해를 표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일 간 수출관리 정책 대화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동안 일본 측의 3대 품목의 수출 규제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를 정지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8월 22일 지소미아 연장이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종료 결정을 발표했었다. 일본이 안보상 신뢰 훼손의 이유에서 수출규제 조치의 명분을 찾은 만큼, 더 깊은 안보상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한 지소미아를 유지할 수 없다는 게 종료 결정의 이유였다.
이후 정부는 수출규제 조치에 관한 일본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전제로 지소미아의 최종 종료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관계 개선을 시도했다.
하지만 일본은 지소미아 종료는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이라며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 평행선을 달려왔다.
우리 정부가 90일의 기간이 모두 지난 이날 자정까지 변화된 입장을 상대국에 통보하지 않으면 협정의 효력은 자동으로 소멸될 예정이었지만 청와대가 이날 오후 일본 정부에 기존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키로 했다며 '조건부 연장' 방침을 통보했다.
이와관련.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한국이 전략적 관점에서 판단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한국의 백색국가 지정은 유지한다는 방침을 내비쳤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6시 30분경 총리 관저를 나오면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에 대한 대응을 위해 한·일, 한·미·일 연대와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일본 NHK가 보도했다.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도 기자들에게 "지소미아와 수출 규제 문제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하며 "한국의 강경화 장관과의 회담을 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노 다로 방위상은 "종료 통고가 일시적으로 정지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지소미아가 제대로 된 형태로 연장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미일 3국이 연대를 해서 엄중한 안보 상황에 대응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수출 관리와 관련해 자국이 우려하는 사항을 한국이 개선하려는 의욕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해 장래 규제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다 요이치 일본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은 이날 오후 경제산업성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반도체 원료 등 3품목을 개별적으로 심사해 한국에 대한 수출 허가 여부를 판단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을 백색국가(수출절차 우대국,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한 조치도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를 통한 분쟁 해결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으며, 이를 수용해 과장급 준비 회의를 거쳐 양국의 수출 관리와 관련한 문제를 다루는 국장급 정책 대화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한일 국장급 회의가 조만간 열리면 3년 만에 정책대화가 재개되는 것이다.
이다 부장은 그간 열린 한일 과장급 협의와 세계무역기구(WTO) 양자협의 등에서 "한국 측이 수출관리에 관한 현재의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의욕을 보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한국에 대한 수출 관리와 관련해 “한국의 적절한 수출 관리의 운용에 의해 수정의 검토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말해 향후 수출규제 완화에 대한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를 조건부로 연기한 날 정책 대화 재개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지소미아와 수출 관리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며 "우연이라고 해야 할지, 전혀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