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76.4%, ‘국내중고차 시장=불투명‧혼탁‧낙후’ 인식
대기업 시장 진입 찬성 51.6%...높은 품질관리. 사후 서비스 가능
연간 거래량이 200만대 달하는 중고차매매업의 생계형적합업종 지정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소비자 10명 중 7명은 국내 중고차시장이 불투명하고 혼탁해 불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소비자 과반인 51.6%는 대기업의 시장참여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은 최근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조사결과, 소비자 76.4%는 국내 중고차시장이 불투명‧혼탁‧낙후됐다고 인식한 반면, 17.5%만이 투명‧깨끗‧선진화됐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인 인식의 주요 원인은 ‣차량상태 불신(49.4%) ‣허위․미끼 매물 다수(25.3%) ‣낮은 가성비(11.1%) ‣판매자 불신(7.2%) 등의 순이었다.
중고차시장에 대한 대기업의 신규 진입과 관련, 소비자들의 과반인 51.6%는 찬성했으며, 23.1%는 반대했다.
한경연은 “중고차 시장의 거래량은 연간 207만 대로 신차의 약 1.2배 수준의 큰 시장이지만, 매매 과정에서 소비자 피해가 자주 발생하고 있어 신뢰가 매우 낮다”면서 “외국자동차 브랜드가 이미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활동 중인 만큼, 국내 대기업에 대해서도 진입장벽을 철폐하여 소비자들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등에 따르면 2018년 중고차 거래량은 207만대로, 사업자 매집물량까지 포함할 경우 377만대에 달하고 있다.
중고차 구입경험이 있는 소비자의 경우 구입과정에 만족했다는 비중은 37.8%로 절반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만족한 이유로는 ‣품질 신뢰 곤란(37.6%), ‣딜러에 대한 불신(26.4%) ‣가격 적정성 신뢰 곤란(19.4%) 순이었다.
중고차 구입경험이 없는 소비자의 경우, 향후 차량이 필요하더라도 중고차는 구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중이 과반인 54.9%로 나타났다. 중고차를 구입하지 않으려는 이유로는 ‣차량 상태 불신(41.3%) ‣사기 피해 우려(25.0%) ‣신뢰할 수 있는 매매 채널 부재 (15.2%) 순으로 응답했다.
현재 중고차 매매업은 등록제)로 운영되고 있어, 등록기준만 갖추면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의 진입은 제한된다. 중고차 매매업이 2013년부터 6년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됐고, 현재는 기한만료로 생계형적합업종으로의 지정여부가 논의 중이기 때문이다.
규제대상인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입에 대해서는 소비자의 절반이 넘는 51.6%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이는 ‘부정적’ 답변(23.1%)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한경연은 “현재 중고차 품질과 판매자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낮은 상태이나, 대기업이 진입한다면 지금보다 높은 수준의 품질관리와 사후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한편 중고차 시장 신뢰도 향상 및 투명화 방안으로는 ‘불량 판매에 대한 제재 강화(32.8%)’가 가장 많이 제시되었으며, 이어 ‣차량 이력관리 신뢰성 강화 (31.8%) ‣신뢰성 있는 기업의 시장진입 확대 (19.9%) ‣중고차 A/S 강화 (15.5%) 등이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