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환경 만족도 45.5%...해외 투자 확대ㆍ유지는 75%"
[매일산업뉴스]코로나19 재확산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투자에 빨간 불이 켜졌다. 국내 주요 기업 절반 이상이 올해 투자계획을 세우지 못하거나 투자를 축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11일 발표한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올해 투자계획’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100개 기업 중 '올해 투자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않았거나, 작년에 비해 투자를 줄일 것'이라고 답한 기업이 58%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투자계획 미정 28.0% ▲투자계획 없음 20.0% ▲작년보다 투자 감소 10.0% 등으로 답했다.
반면 작년 수준의 투자를 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21.0%, 작년보다 투자를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21.0%에 그쳤다.
기업들은 올해 투자를 늘리지 않는 이유로 ▲코로나 재확산 등 경제 불확실성 49.3%, ▲주요 프로젝트 종료 21.5%, ▲경영악화로 인한 투자여력 부족 15.2%을 꼽았다. ▲기업관련 규제 입법 또는 투자인센티브 축소 등 제도적 이유로 투자를 늘리지 않겠다는 응답도 14.0%에 달했다.
한경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500대 기업 중 절반 이상이 투자를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경연이 재무제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매출액 500대 기업 중 지난해 전년 대비 투자를 늘린 기업은 45.2%(226개사)였고, 투자가 감소한 기업은 54.8%(274개사)로 집계됐다. 또 지난해 총 투자액은 82조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3%증가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한 499개사의 투자규모는 오히려 6.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또 국내 투자환경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100점 만점에 45.5점에 그쳐 기업들이 대체로 국내 투자환경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국내 투자환경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기업 비중은 28.0%로 긍정적으로 평가한 기업 비중인 11.0% 보다 약 2.5배 많았다.
이들은 투자활성화를 위해 정부나 국회가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규제완화 47.0%, ▲금융지원 43.0%, ▲세제지원 41.0% 등을 꼽았다.
투자를 가로막는 주요 규제로는 ▲지자체 인허가 및 심의규제 23.6%, ▲환경규제 18.0%, ▲고용 및 노동관련 규제 18.0%, ▲영업활동 제한 16.2% 등을 꼽았다.
한편 작년 수준 이상으로 해외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공장을 운영하는 기업의 75.4%는 올해 해외 투자규모를 작년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확대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국내 투자규모를 작년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확대할 것이라는 응답(42.%)보다 1.8배 높은 수준이다.
해외 투자 이유로는 현지시장 공략(67.1%)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저렴한 인건비(17.7%), 낮은 규제 부담(6.3%) 등이 뒤를 이어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수출, 산업생산 등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국내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투자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실물경기 회복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기업투자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