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사업 접은 LG전자 2346억원...실적개선 발목잡히나
LG엔솔 910억원...연내 IPO공개 부정적 악재될라
[매일산업뉴스]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 LG화학이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 배터리 화재사건에 따른 리콜 관련 비용을 2분기 실적에 뒤늦게 반영했다.
두 회사는 리콜 관련 충당금으로만 총 3256억원을 실적에 반영했지만, 아직 분담비율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에따라 LG전자와 LG화학의 영업이익에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LG전자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을 통해 2021년 2분기 영업이익을 1조1127억원에서 8781억원으로 정정한다고 공시했다. 같은날 LG화학도 2분기 영업이익을 2조2308억원에서 2조1398억원으로 정정해 공시했다.
이에따라 LG전자 2분기 영업이익은 기존 37%에서 50.3%가 줄었고, LG화학은 기존 368%에서 356.3%로 축소됐다.
LG전자와 LG화학이 2분기 영업이익을 정정한 이유는 GM의 볼트EV 관련 비용 관련 충담금을 반영한데 따른 것이다. 재무재표 정정 공시 이유에 대해 두 회사는 “충당금 반영으로 인한 재무제표 변동"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전체 충당금 중 2346억원을, LG에너지솔루션은 910억원을 각각 부담한다. LG화학은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의 100% 지분을 보유했다.
LG전자 충당금 규모가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보다 2배 이상 높게 잡힌 이유는 GM과 LG 측이 전기차 볼트 배터리 화재와 관련된 결함 주요 원인을 배터리 모듈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볼트EV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이 단품인 셀을 공급하고, LG전자가 이를 모듈로 묶어 GM에 납품했다.
배터리는 단품인 배터리 셀(Cell) 수십개를 외부 충격 등에서 보호할 수 있도록 프레임에 넣어 모듈로 만들고, 모듈 여러개에 배터리관리시스템, 냉각 시스템 등을 장착해 팩으로 완성한다.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최종 배터리는 팩 형태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간 리콜비용 배분을 둘러싸고 미묘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 정리 이후 실적개선에 총력을 쏟고 있다. LG전자는 상반기 휴대폰 사업 중단에 따른 손실만 1조3000억원을 반영했다. 따라서 이번 리콜비용 분담으로 인해 실적개선에 발목을 잡히지 않을까 민감해 질 수 밖에 없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만큼 배터리 불량 이슈가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배터리 결함으로 인한 리콜은 이번 GM 볼트EV 뿐만 아니라 이미 현대자동차 전기차 코나EV에서도 발생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이번 충당금은 각사가 개별적으로 추정한 것으로, 분담비율은 추후 진행되는 리콜 경과에 따라 일부 변동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도 “현재 고객사 및 모둘 제조사와 리콜 원인을 분석 중”이라며 “향후 진행되는 리콜 경과 및 원인 규명 결과에 따라 충담금 규모는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GM은 지난 6일(현지시간) 볼트EV 배터리 화재 관련 리콜 비용 충당금을 약 8억 달러(약 9200억원) 규모로 설정해 실적에 반영했다. 이는 차량 한 대당 약 1만1650달러(약 1억3500만원)로, 대당 자동차 기준으로 가장 비싼 리콜 중 하나이다.
GM은 전기차 화재사고로 지난해 11월 이미 2017~2019년식 볼트EV에 대해 리콜을 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결함을 고쳤지만, 최근 미국 버몬트주에서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마친 볼트EV에서 또다시 화재가 발생하면서 지난달 추가 리콜을 결정했다.
GM측은 주요 화재원인으로 앞서 리콜했던 동일한 배터리에서 두 가지 드문 제조 결함이 동시에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리콜 대상은 2017~2109년 생산한 6만8600대 중 일부로, 소트트웨어 업데이트가 아닌 배터리 모듈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현대자동차도 현재 8억7400만 달러를 들여 자체 개발한 EV 8만2000대의 배터리를 교체하고 있다. 이는 차량 한 대당 1만1000달러에 달한다. LG화학은 이미 코나 전기차의 잇단 화재로 지난 3월 1조4000억원 규모로 추산된 리콜 비용 중 70% 수준을 LG엔솔이 부담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