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산업뉴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에서 미국 동부에서 글로벌 빅파마, 바이오 벤처 인큐베이션 회사 등 글로벌 제약사 CEO들과 잇따라 연쇄 회동을 가졌다. 이 회장이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 신화’로 구현하기 위한 행보를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분석이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세계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인 미국 동부를 찾아 글로벌 빅파마, 바이오 벤처 인큐베이션 회사 등 바이오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의 최고경영자(CEO)들과 연쇄 회동했다.
이 회장은 호아킨 두아토 J&J CEO, 지오반니 카포리오 BMS CEO, 누바 아페얀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CEO,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CEO, 케빈 알리 오가논 CEO 등과 각각 만나 바이오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사업 발굴을 위한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 측은 "이 회장이 바이오 업계 리더들과 연쇄 회동을 한 것은 바이오산업 전반에 걸쳐 글로벌 협업을 한층 강화해 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바이오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2025년 9월 가동을 목표로 1조9800억원을 투자해 인천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부지에 5공장 지을 계획이다. 지난 1분기에는 글로벌 제약사 GSK·화이자·일라이릴리와 총 5000억원 규모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오 산업은 생산 기술과 R&D 역량은 물론 장기 협업을 위한 신뢰와 평판 구축이 필수적이어서 진입 장벽이 높은 대표적인 사업으로 꼽힌다. 실제 이번 만남도 이 회장과 CEO들간 오랜 친분과 협력 관계를 토대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J&J는 창립 140여년의 글로벌 탑티어 제약사로 삼성의 주요 고객이다. BMS는 2013년 삼성에 의약품 생산 첫 발주를 해 바이오 사업 토대를 마련해준 기업이다.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의 누바 아페얀 CEO는 모더나의 공동 설립자로, 삼성과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생산계약을 통해 국내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기여했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합작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했다. 바이오젠은 지난해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삼성에 모두 매각했으나, 삼성 제품의 유럽 유통과 판매를 담당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은 10여년 전인 지난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연이어 설립하며 바이오 사업을 본격화했다. 바이오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자는 이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그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비교적 짧은 사업 기간에도 과감한 투자와 성장산업 선점에 힘입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1위를 달성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6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제품을 시판 중이며 앞으로 제품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제약사 CEO들과의 회동에 이어 북미 판매법인 직원들을 만나 글로벌 공급망 현황을 점검하고 격려했다.
이 회장은 "출발점은 중요하지 않다. 과감하고 끈기 있는 도전이 승패를 가른다"며 "반도체 성공 DNA를 바이오 신화로 이어가자"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