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남현의 종횡무진]실패한 문재인 '소주성' 따라하는 이재명 '퍼주기'

글ㆍ조남현 시사평론가 175석으로 마음껏 나라 망치기 입법 폭주 문재인표보다 더한 이재명표 정책 어쩌나

2024-04-25     매일산업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가 4‧10 총선 압승으로 기세등등하다. 민생 회복을 위한다며 1인당 25만 원씩 나눠주자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 가운데 민주당이 이를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주장하고 있다. 그 규모는 13조 원에 달한다. 민주당은 여기에 더해 소상공인 대출 이자 경감, 소상공인 에너지 지원, 운수‧수송업계 지원 예산안까지 포함함으로써 전체적으로 15조에서 20조 원에 이르는 막대한 추경안을 요구하고 있다. 모두 민생을 위한 것이란다. 

윤석열 대통령이 “무분별한 현금 지원과 포퓰리즘은 나라의 미래를 망치는 것으로, 경제적 포퓰리즘은 우리 미래에 비춰보면 마약과 같은 것”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서도 이 대표는 “이런 것은 포퓰리즘이 아니다”라고 맞받아쳤다. ‘민생’이라는 딱지만 붙이면 포퓰리즘이 아니라는 말인 듯 들린다. 

민주당의 정책은 한 마디로 ‘닥치고 퍼주기’다. 이런 걸 정책이라고 해도 좋은지 모르겠지만, 이런 정책이라면 고민할 것도 없으므로 초등학생들에게 맡겨도 손쉽게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무조건 퍼주면 그만이니 말이다. 그런데 초등학생이라 해도 빚내서 퍼주는 것은 꺼리겠지만 민주당은 나라 곳간 사정이 어떤지 따위는 안중에 없어 보인다. 재정 건전성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미래 세대에게 부담을 지우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거나 다름없다.

조남현

포퓰리즘의 대명사가 된 아르헨티나가 페론주의 폐해를 겪은 후에도 그 질곡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늘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해 왔었던 데는 불균형 재정이 있다. 9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아르헨티나는 평균 4.1%의 높은 재정 적자를 기록했다. 심지어 1991년부터 1997년까지 경제성장률이 5%를 넘었을 때조차 아르헨티나는 적자 재정 기조를 유지했다. 경제성장기에 재정 흑자를 이루어 불경기에 대비해야 함에도 아르헨티나는 그 반대로 갔던 것이다. 

이 시기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이 아르헨티나에 여러 번 재정 적자의 문제점을 경고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문제를 인정하고 매번 곧 해결할 거라고 말했지만 번번이 말뿐이었고, 재정 불균형을 일으키는 원인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한 적은 없었다. 한번 마약에 중독되면 금단 현상 때문에 좀처럼 정상으로 돌아오기 어려운 것처럼 아르헨티나 국민은 ‘공짜’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은 국민에게 마약을 끊을 것을 요구하는 대신 중독증에 편승해 권력을 잡고 유지하는 길을 택했다. 그 대가는 우리가 아는 바 그대로이다.

포퓰리즘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대한민국은 아르헨티나로 가는 길목에 서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민주당이 있다. 국민은 재정 건전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민주당, 특히 이재명표 정책의 위험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누구보다도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의사표시를 해야 함에도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며 정치적 의사결정에서도 자기 이익에 어긋나는 결정을 내린다. 그러다 보니 청년 정치를 표방하는 정치인들조차 대중에 영합하려는 태도를 보일 뿐 재정 적자의 심각성을 외면한다.

지금 고물가 상황에서 빚을 내 돈을 풀겠다는 것은, 이치에도 맞지 않거니와 정부가 돈을 쓰고 싶어도 재정 악화로 인해 그럴 여력이 없다. 그런데 재정 악화의 원인 제공자가 누구인가. 문재인 정부, 곧 민주당 정권 아닌가. 문재인 정부 당시 5년간 10차례에 걸쳐 150조원이 넘는 규모의 추경 예산을 편성했고, 그 바람에 국가채무가 400조 원이나 급증했다는 사실을 잊었는가. 민주당은 그 책임을 져야 한다. 문제는 민주당이 그걸 외면한 채 빚을 내서라도 확장 재정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나라 빚을 불려놓으면 나중에 어떻게 감당하란 말인가.

민주당의 논리는 ‘확장 재정을 통해 경제가 살아나면 재정 건전성이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 그대로다. 경제학의 기초상식만으로도 ‘소득주도성장’론이 허구임을 알 수 있는데도 왜 민주당이 실패한 정책을 포장만 바꾸어서 또 내놓는 것일까. 이미 국민 심판이 끝난 줄 알았는데 민주당은 그렇게 생각지 않는 모양이다. 아니면 대중은 쉽사리 지난 일을 잊을 테니 입에 쓴 약보다 당장은 먹기 좋은 사탕으로 대중을 현혹하려 드는 게 아닐까.

한국 경제는 지금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가운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겹친 상황에서 예멘의 후티 반군이 수에즈 운하의 해로를 위협하는 데다가 중국의 타이완 침공이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어 대외 의존도가 절대적인 한국 경제의 앞날이 지극히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국가 재정을 튼튼하게 만드는 일이다. 그런데도 국회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한 민주당은 재정 건전성에 나 몰라라 하고 있으니 여간 문제가 아니다. 민주당이 총선 압승을 실패한 문재인표 정책을 국민이 재평가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 하물며 문재인표보다 더한 이재명표 정책을 고압적인 자세로 밀어붙이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자신감이 넘쳐 오만함으로 비치는 민주당의 모습을 보며 이러다 나라가 결딴나는 게 아닌지 심히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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