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 포춘 '가장 존경받는 50대 기업' 실패
2018년 이어 올해 안돼...평점은 지난해보다 상승 검찰수사와 재판 등의 사법리스크에 발목 '전자업계' 기준으론 삼성이 1위…애플은 13년째 전체 1위
삼성전자가 미국의 유력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이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50대 기업 명단에 또다시 2년 연속 이름을 올리는 데 실패했다.
2018년에 이어 또다시 순위권에서 제외됐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종합 평점'이 지난해보다 상승하고도 세계 50위권 진입에 실패한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전자업계'(Electronics) 기업들 가운데서는 소니, LG전자 등 경쟁 업체들을 제치고 평점 1위를 차지했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이 최근 발표한 '2020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50대 기업'(World's Most Admired Companies 50) 리스트에서 삼성전자는 순위권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평점(Overall Score)은 7.50점으로 지난해 7.15점보다 0.35점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혁신성, 인사 관리, 글로벌 경쟁력 등 9개 평가 지표 중에서 과반인 6개 부문에서 최고점인 1등급을 받았다. 나머지 3개인 △사회적 책임 △품질 관리 △장기 투자 가치 부문에선 2등급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에는 미국의 정유사 엑손모빌과 함께 공동 50위로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올해는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올해 평점이 지난해보다 상승하며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존경받는 기업 50위' 명단에 드는 데는 실패한 것이다.
포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09년 이후부터 계속해서 5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고 2014년에 최고 순위인 21위까지 기록한 바 있다. 이후엔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와 각종 검찰 수사와 재판 등의 사법 리스크로 인해 2017년과 2018년에 2년 연속 50위 내에 들지 못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포춘이 52개 산업군별로 매긴 순위에선 '전자제품' 기업군으로 분류됐는데, 여기에선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엔 전자업계 2위였으나 순위가 한계단 오른 것이다. 경쟁업체인 일본의 소니는 3위, LG전자는 6위를 기록했다.
올해 조사에서 애플은 평점 8.19점으로 13년 연속 1위를 차지했고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월트 디즈니, 버크셔 해서웨이 등이 '톱 5'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기업 중에서는 싱가포르에어라인(28위), 토요타(30위) 두곳만 선정됐다.
한편 포춘은 매년 미국의 컨설팅업체 콘페리(Korn Ferry)에 의뢰해 '존경받는 기업' 명단을 발표하기 위한 매출액 기준 미국의 1000대 기업과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을 합친 전세계 1500개 기업들을 1차 후보군으로 뽑는다.
이 중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절반 이하인 680개 기업을 2차로 추려낸다. 이렇게 추려진 30개국 52개 산업군의 680개 기업을 대상으로 주요 기업 임원,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 3770명이 직접 혁신성, 사회적 책임, 글로벌 경쟁력 등을 평가해 '평점'(Overall Score)을 매긴다.
아울러 포춘은 평점과는 별개로 설문조사에 응한 3770명을 대상으로 '가장 존경하는 기업 10곳'을 각각 선정하도록 요청한다. 이때 응답자들에게 일종의 보기 형태로 제공되는 선택지가 있는데, 여기에는 전년도 평점 상위 25%에 속한 기업과 산업군별 상위 20% 기업이 포함되는 것이다.
결국 평점과 무관하게 응답자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은 곳만이 '가장 존경받는 50대 기업' 명단에 오를 수 있다. 삼성전자처럼 업계 평점 1위를 차지하더라도 50대 기업 명단에 들어가지 못할 수 있다. 반면 평점이 낮고 업계 1위에 오르지 못하더라도 설문조사 응답자들로부터 많은 선택만 받으면 '50대 기업' 랭킹에 선정될 수도 있다.
실제 올해 조사에서 8위에 오른 JP모건은 '대형은행' 산업군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으나 평점은 7.24점으로 삼성전자보다 0.26점 낮았다. 9위를 차지한 코스트코 역시 유통업계 2위에 그쳤고 평점은 삼성전자보다 낮은 7.33점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