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코로나19사태 계기, 원격의료 규제 완화해야"
코로나19 대응에 원격진료 활용한 중국‧일본 스마트 원격진료기술 보유해도 '규제'로 사용못해 글로벌 원격의료시장 305억달러 ... 중국 39억달러‧일본 2억달러‧한국 미지수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관련 전염병 출현에 대비하고 관련시장 선점을 위해 원격의료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22일 ‘중‧일 원격의료 현황과 시사점’을 통해 중국과 일본은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원격진료를 활용해 의료진 감염방지와 진료 효율화에 효과를 보았지만 한국은 한국은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어 코로나19 사태로 원격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됐음에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전경련은 향후 전염병 발생 등에 대응 역량을 키우고,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원격의료 시장에서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원격의료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데 있어 중국과 일본은 원격의료를 적극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알리페이, 바이두 등 총 11개 업체가 참여해 ‘신종 코로나 온라인 의사 상담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중 최대 사용자 보유 플랫폼인 핑안굿닥터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회원수가 10배 증가해 총 11억1000만명이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유럽, 미국 등 중국 외 지역 확진자 급증에 따라 알리바바헬스는 해외 거주 중국인 대상으로 무료 진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일본에서는 다이아몬드프린세스호 크루즈 승객 대상으로 ‘코로나19 대응 지원센터’ 앱을 통해 원격진료를 실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의료진 상담, 필요 약물 요청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의사와의 원격 상담 창구를 설치했다.
실제 중국과 일본은 각각 2014년, 2015년부터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전면 허용했다. 특히 중국은 의료 인프라 불균형과 의료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 원격의료를 권장하는 추세이다. 2014년에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전면 허용한 이후 온라인 병원 등을 통한 스마트 의료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현재는 진료 상담 중 10%가 원격상담이며, 2025년에는 의료상담 4건 중 1건이 원격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20년에 걸쳐 원격의료 규제를 점차적으로 완화했다. 1997년 특정 질환과 지역을 대상으로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를 허용한 것을 시작으로, 2015년에 원격의료 대상 제한을 없앴다. 2018년 부로 원격진료가 건강보험에 포함되어, 향후 일본의 원격의료 시장 성장세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반면 한국에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는 명시적으로 규제의 대상이며, 허용 관련 의료법 개정안은 10년 째 국회 계류 중이다.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정부에서는 코로나19 관련 전화상담 및 처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으나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이를 전면 거부했다. 원격진료 관련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원격진료를 시행하는 것이 오히려 혼선을 가중시킨다는 이유 때문이다.
2019년 기준 전세계 원격의료시장은 305억달러로 이 중 중국은 39억달러, 일본은 2억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글로벌 원격의료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14.7%(2015년~2021년)로 전망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인 가운데 한국은 규제로 인해 원격의료 시장규모 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국내에서 원격의료가 불가능하기에 관련 기술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은 해외에서 사업을 전개 중이다. 해외 정부와 원격의료 서비스 제공 계약을 체결할 정도로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라 할지라도 글로벌 트렌드에 맞지 않는 규제로 인하여 국내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돼 있는 실정이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성장하는 원격의료 시장의 기회를 잡고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원격의료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 제한 규제부터 과감히 개선해 향후 신종 전염병 출현에 대비하고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한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