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34~44세 여성고용률, 30-50클럽 중 최저

한경연, 2008~2018년 30-50클럽 7개국 여성 고용율 ·실업률 등 분석 여성 생산가능인구·취업자율 최고...- 10년간 여성 생산가능인구 13.9%, 취업자 12.7% 증가 유연근무제 활성화, 여성 고용기업 지원 확대를 통해 여성 고용률 높여야

2019-10-21     이강미 기자

우리나라 여성의 고용지표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개선되고 있으나 35세~44세 여성의 고용률은 30-50클럽 7개국 중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30-50클럽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 인구 5000만명 이상의 조건을 만족하는 국가로, 미국·일본·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한국 등 총 7개국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30-50클럽 7개국 여성의 생산가능인구수, 경제활동참가율, 취업자수, 고용률, 실업률 및 연령대별 고용률 등 6개의 고용지표를 분석한 결과, 생산가능인구수, 경활률, 취업자수와 고용률 등 4개 지표가 7개국에서 모두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조사결과, 실업률은 독일, 일본, 영국 등 4개국에서 개선된 반면, 한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3개국에서는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대별 고용률 분포에서 7개국 중 5개국에서 ∩자형 포물선 형태를 띠고 있었으나, 한국과 일본에서는 30-40대 여성의 경제활동이 감소해 M자형 곡선 형태를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지난 10년간 30-50클럽 7개국 중 15~64세 여성의 생산가능인구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나라는 미국으로, 2008년 대비 251만5000명(2008년 6895만8000명→ 2018년 7147만3000명)이 증가했다. 이어 한국이 132만4000명(2008년 952만4000명→2018년 1084만8000명), 영국이 114만3000명(2008년 1410만9000명→2018년 1525만2000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성 생산가능인구의 증가율을 비교해보면, 한국이 13.9%가 상승해 7개국 중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이어 이탈리아 8.3%, 영국 8.1% 순이었다.

2008년 대비 2018년 15~64세 여성 취업자 수는 7개국 중 미국이 352만7000명(2008년 6517만9000명→2018년 6870만6000명)으로 가장 많이 늘었고, 독일이 175만6000명(2008년 1727만2000명→2018년 1902만8000명), 일본이 149만명(2008년 2448만명→2018년 2597만명) 순이며, 한국은 117만3000명(2008년 926만명→2018년 1043만3000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취업자수 증가율은 우리나라가 12.7%로 7개국 중 가장 많이 상승해, 독일 10.2%, 영국 8.8% 보다 높았다.

30-50클럽 7개국의 15~64세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지난 10년간 대체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고,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도 2008년 54.8%에서 2018년 59.4%로 개선됐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60%를 하회하며 상위 5개국과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기준 30-50클럽 7개국 중 1위인 독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의 격차는 14.9%p로 이는 2008년 기준 한국(54.8%)과 독일(69.7%)의 여성 경활률 격차(14.9%p)와 같아 양국간 격차는 여전히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고용률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다소 정체한 듯 보이나 7개국 모두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우리나라 여성의 고용률은 2008년 53.3%에서 2018년 57.2%로 3.9%p 증가했으나, 7개국 중 6위로 상위 5개국과는 격차가 있었다. 특히 2018년 기준 1위인 독일(72.1%)과의 격차는 14.9%p로, 2008년 기준 한국(53.3%)과 독일(64.3%) 여성의 고용률 격차(11.0%p)와 비교해 더욱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과 비교해 30-50클럽 7개국 중 15~64세 여성의 경활률과 고용률이 가장 많이 증가한 나라는 일본으로 각각 9.1%p, 9.9%p가 상승하였고 이는 4.6%p, 3.9%p 증가한 우리나라의 2배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여성의 실업률이 가장 개선된 나라는 독일로 2008년 7.7%에서 2018년 3.0%로 4.7%p가 감소했고, 이어 일본과 미국이 각각 1.6%p, 영국이 0.6%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을 포함해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는 각각 1.0%p, 1.3%p, 3.4%p 증가해 실업률이 악화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국 ·일본 30대 전후 여성, 노동시장서 대거 퇴장...경력단절 현상

2018년을 기준으로 30-50클럽 7개국의 15~64세 여성의 고용률을 연령대 별로 나눠보면, 대체로 15~19세에서 가장 낮고, 20~40대까지 증가하다가 50대 이후 다시 낮아지  ∩자형 포물선 형태를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과 일본은 출산·육아기로 대표되는 30대 전·후반 여성들이 노동시장에서 대거 퇴장하는 경력단절 현상이 나타나며 연령대별 고용률 분포가 M자형 곡선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35-39세, 40세-44세 여성의 고용률은 각각 59.2%, 62.2%로 7개국 중 가장 낮았고, 1위인 독일과는 약 20%p의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전체 고용률이 최하위인 이탈리아도 35세~44세 여성 고용률은 우리나라 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과 여성가족부에 의하면, 2018년 기준 15~54세 기혼여성 대비 경력단절여성의 비중은 20.5%로 이는 조사를 시작한 2011년 19.5% 대비 1.0%p 상승해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유연근무제 활성화 및 여성고용 유지 기업대상 인센티브 확대해야

우리나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30-50클럽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저조한 동시에 지난 10년 간 50% 대에 머물러 있으며, 특히 30대 후반에서 40대 전반 여성의 급격한 고용률 감소는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로 이어져 장기간 해결되지 못한 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자녀 양육과 가사를 여성에게 부담시키는 성 역할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여성 고용에 대한 사용자 부담을 증가시키는 정책, 유효구인배율이 0.6에 불과한 일자리 부족 현상이 여성의 고용을 저해하고 있다”면서 “여성 고용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유연근무제 활성화 및 기업의 여성고용 유지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해 여성의 경력단절을 예방하는 한편, 경력단절 여성의 직업훈련 강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 등 재취업 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