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 작년 연봉 48% 늘려.....직원 급여 인상은 '9%'
구 회장, 작년 연봉 80억 ...4대 그룹 총수 중 '연봉킹' (주)LG 직원 평균 급여의 48.5배 ...LGD 직원 평균 급여의 114배 정의선 회장 연봉 59억 ....현대차 직원 평균 급여의 67배 최태원 회장, 연봉 33억 ...SK(주) 직원 평균 급여의 34.4배
[매일산업뉴스]최근 재계에 성과급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4대 그룹 총수 연봉과 해당 주력 계열사 직원들과의 임금 격차는 얼마나 될까.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연봉 80억원을 수령하면서 4대 그룹 총수 중에서 ‘연봉킹’을 차지했다. 구광모 회장은 일반 직원들과의 연봉 격차는 많게는 100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4년째 무보수로 일해왔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사업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구광모 회장은 지난해 (주)LG로부터 성과급을 포함한 연봉 80억800만원을 받았다. 이는 전년 연봉(59억9600만원) 대비 48%늘어난 금액이다.
구광모 회장은 (주)LG 일반직원 평균 급여(1억6500만원)와 비교하면 48.5배나 많이 받았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해 (주)LG 외에 다른 계열사들로부터 보수를 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LG전자 등 주력 계열사들의 일반직원들의 평균 급여와 비교하면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구광모 회장의 연봉은 LG전자 일반직원 평균 급여(8600만원)보다는 93배나 많았고, LG화학 일반직원 급여(9300만원)보다는 86배를 더 받았다. 특히 LG생활건강 직원 평균 급여(7600만원)보다는 105배, LG디스플레이(7000만원)보다는 무려 114배에 달하는 등 100배를 훌쩍 뛰어넘는 격차를 보이기도 했다.
직장인 익명게시판인 블라인드에는 “9%임금인상률이 역대급이라더니, 광모형 임금인상률이 역대급”, “광모형 상속세 낼 모양”이라는 글들이 올라왔다.
실제 LG전자는 성과급 논란으로 사무직 노조가 결성되자 올해 임금을 9%로 인상키로 했다. LG디스플레이도 기능직 기준의 평균 6.5~7% 임금인상에 노조와 합의했다.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은 사업부문별로 성과급을 차등지급했다. LG화학의 석유화학 부문은 기본급의 최대 400%, 생명과학 부문은 300%, 지난해 말 LG화학에서 배터리 사업을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은 200%대 성과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은 인력유출을 차단하고 성과급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파격적인 임금인상과 성과급을 제시했지만, 일부 노조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성과연동제가 적용되다 보니, 모든 직원의 임금이 일괄적으로 9%가 인상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인사평가에서 최상위 등급인 S를 받을 경우 6~8%를 적용받지만 최하위인 D를 받을 경우엔 제자리다. 게다가 저연차 직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상박하후’ 임금 정책을 펴다보니, 저연차 직원들보다는 책임급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에도 기본급 최대 400%에서 200%로 사업부문별로 성과급을 차등 지급했으나 지난해 성과를 많이 낸 사업부 직원들은 여전히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59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는 기아자동차 일반직원 평균 급여(9100만원)보다 64.8배 많은 금액이다. 현대자동차(8800만원)와 현대모비스(8800만원)의 일반직원 급여보다는 각각 67배 더 받았다. 현대제철은 실적부진이 지속되면서 전년도 평균연봉(8300만원)보다 감소(7900만원)한 탓에 정의선 회장과는 74.7배 격차가 벌어졌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최근 사무·연구직 직원들이 성과급 논란을 계기로 노조설립 결성 움직임을 보이자 올해부터 성과급을 늘리고, 지급시기도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6일 정의선 회장이 2년 만에 임직원들과 직접 소통에 나선 온라인 타운홀 미팅 자리에서 “(성과급과 관련된 직원들의) 박탈감과 실망감 이해하고 있다"면서 "각 사에서 최고경영자(CEO)들이 현실에 맞게 하도록 독려하겠다”고 밝힌지 2주 만에 나온 직원 달래기 대책이다.
반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33억원의 연봉을 받으면서 구광모 회장과 정의선 회장에 비해 일반 직원과의 급여 격차가 절반 이하로 확 낮았다. 최태원 회장은 SK(주)(9600만원)와 SK하이닉스(9357만원) 직원 평균 급여 보다 각각 34.4배, 35,3배 많이 받았다. SK텔레콤 직원 평균 급여(1억2100만원)에 비해서는 27.3배, SK이노베이션 직원 급여(1억2800만원)보다는 25.8배 차이가 났다.
성과급 논란에 처음 불을 지핀 SK하이닉스의 경우, 최태원 회장은 즉각 지난해 SK하이닉스에서 받은 연봉 30억원을 반납했다. 아울러 회사측은 지난달 성과급 산정 기준을 기존 ‘경제적 부가가치’에서 ‘영업이익’ 기반으로 변경하고,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키로 하는 등 성과급 기준을 파격적으로 정비하면서 직원달래기에 성공했다.
한편 재계 1위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지난 2017년부터 4년째 무보수로 일해왔다. 일반직원 평균 급여 1억2700만원인 삼성전자에서도 성과급 논란이 제기됐으나 전 직원 평균 7.5%임금 인상 카드를 내밀면서 잠잠해지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