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구자은 시대' 출항... LS家 3세 구본규, LS전선 CEO

역대 최대 규모 승진 사촌간 '아름다운 승계전통' 이어가 3세 경영진 전무급 이상 계열사에 포진

2021-11-26     김석중 기자
구자은

[매일산업뉴스] LS그룹이 내년부터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을 새로운 그룹 회장으로 맞이한다. 구 신임 회장의 후임으로는 신재호 LS엠트론 부사장이 오른다. LG그룹을 이끌던 구자열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나 LS의 이사회 의장으로서 차기 회장을 측면 지원하고, 경영멘토로 활동한다.

특히 구본규 LS엠트론 대표가 그룹 모태인 LS전선 대표로 선임됐고, 구본권 LS니꼬동제련 상무도 전무로 승진하면서 LS가(家) 3세의 경영보폭도 두드러졌다. 

LG그룹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구자은 회장에게 그룹 회장직을 맡기기로 결정하는 한편 2022년도 임원인사를 확정지었다. 이번 인사는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2013년부터 9년간 2대 LS그룹 회장을 맡아왔던 구자열 회장은 구자은 회장에게 차기 회장직을 넘긴 뒤 (주)LS이사회 의장을 맡으며, 구자은 신임회장을 측면 지원하며 경영멘토 역할을 맡는다. 구자열 회장은 현재 한국무역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이로써 LS그룹은 경영권 분쟁없는 평화로운 그룹 회장직 승계 전통을 이어 나간다. 창업 1세대인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 등 삼형제가 세운 ‘그룹 공동경영’원칙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004년 LS그룹이 LG그룹에서 계열분리될 당시 구태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이 초대 LS그룹 회장을 맡았다. 그룹 회장직은 2013년 구평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열 회장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이들은 각각 9년간 그룹 회장직을 역임해왔다. 내년부터는 구두회 명예회장의 외아들인 구자은 회장으로 이양된다.

구자은 회장은 미국 시카고대 경영학 석사(MBA)를 마치고 1990년 LG정유(현 GS칼텍스)에 사원으로 입사한 뒤 LG전자, LG상사(현 LX인터내셔널), LS니꼬동제련, LS전선, LS엠트론 등에서 근무했다. 전자, 상사, 정유, 비철금속, 기계, 통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 분야를 두루 거친 현장 전문가다. 2019년부터는 지주사 내 미래혁신단을 맡아 각 계열사별로 추진 중인 디지털 전환 과제를 촉진하고, 애자일 경영기법을 전파하는 등 LS그룹의 미래를 위한 변화를 이끌어 왔다.

특히 구자은 회장은 지난해부터 서울 성북동 자택 뒤뜰에서 손수 도시양봉에 나서는 등 ESG와 친환경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디지털 전환, ESG라는 새로운 시대 트렌드를 이끌어 갈 적임자란 평가가 일찍부터 나왔다. LS그룹은 ‘에너지 대전환’시대를 맞아 전력 인프라와 종합 에너지솔루션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는 지주회사인 ㈜LS를 비롯해 주요 회사인 LS전선과 LS엠트론 등 총 9개 계열사의 수장이 교체됐다.

(주)LS 대표이사에는 명노현 LS전선 사장이 선임돼 구자은 회장을 보좌한다. 명 사장은 인하대 무역학과와 연세대 국제경영학 석사를 마친 뒤 1987년 LS전선에 입사해 경영관리 업무 전문가로 활약했고, 2015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해상풍력, 전기차 부품 등의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과를 일구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번 인사에서 지주사를 이끄는 중책을 맡았다.

LS전선 대표이사는 구본규 LS엠트론 대표이사 부사장이 수평이동해 맡는다. 구본규 부사장은 오너 3세인 구자엽 LS전선 회장의 외아들이다. 구본규 대표는 미국 퍼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같은대학에서 MBA를 마친 뒤 2007년 LS전선에 입사했다. 이후 LS일렉트릭과 LS엠트론 등을 거치며 글로벌 사업 일선에서 활약해 지난해 LS엠트론 대표이사를 맡았다.

LS엠트론 대표는 신재호 LS엠트론 부사장이 맡는다.

LS일렉트릭은 외부인사를 사장직으로 영입해 전력사업을 강화한다. 사내독립기업(CIC)인 글로벌·스마트에너지 조직 최고운영책임자(COO)로 김종우 사장을 영입했다. 김 사장은 필립모리스 대만 사장, 디아지오 북아시아 사장, 농심켈로그 사장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을 두루 거쳤다.

오너 3세로 구자철 예스코 회장의 외아들인 구본권 LS니꼬동제련 상무는 이번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LS그룹 관계자는 “그룹 3기 체제를 맞아 ESG와 친환경으로 인해 더욱 가속화 된 전기화(Electrification) 시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각 계열사 차세대 리더를 대폭 발탁하는 등 미래 성장 박차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LS그룹은 부사장 2명, 전무 6명, 상무 15명, 신규 이사 선임 24명 등 총 47명의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