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발언대]ESG경영, 또 다른 규제가 아니라 기업의 선택이어야
글 · 박정재 자유기업원 인턴연구원
ESG 경영이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기업 가치 평가에 있어서 환경 보전 및 인권, 공급망과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제 ESG 경영은 ‘기업 생태계의 문법 변화’로써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흐름이다.
ESG 경영은 ‘Environment’ 환경, ‘Social’ 사회, ‘Governance’ 지배 구조의 앞글자를 따서 만들어졌다.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서는 재무적 요인에 더해 친환경, 사회적 역할, 지배 구조 개선 등의 비재무적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큰 줄기이다.
글로벌 투자자의 ESG 투자 규모는 2020년 35.3조 달러로 2018년 대비 15% 성장하여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아문디, 일본연기금, 블랙록과 같은 글로벌 자산운용자사들은 투자기업 선정 과정에서 ESG를 핵심 투자 전략에 포함하여, 기업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ESG 요소 반영을 강화했다.
ESG가 국내외적으로 기업 경영에 필수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ESG의 다양한 분야에서 기업만의 비전을 찾고 어느 수준으로 ESG 경영을 추진할 것인지는 기업에게 자율적으로 맡길 필요가 있다.
국외에서는 에버레인이 ‘극단적 투명성’이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원료, 운송비 등 세부 단가와 근로자들이 일하는 모습까지 일반인이 볼 수 있도록 공개했다. 또한 맥도날드는 ‘로날도 맥도날드 하우스’를 통해 전 세계 65개국에서 질병으로 인해 어린아이들이 교육에서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지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친환경차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고 폐자원을 신차 제조에 재활용하여 자원 관리 선순환 체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장의 평균 자원 순환율을 98.1%로 유지하여 친환경 경영에 기여하고 있다.
이렇게 기업들은 맹목적으로 ESG 경영을 추진하는 것이 아닌 E, S, G에서 기업만의 강점과 비전을 찾고 어느 분야에 중점을 둘지 고안하여 경영을 추진해나가고 있다.
ESG 경영이 해외보다 국내에서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ESG를 맹목적으로 압박하는 것은 국내 기업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즉, ESG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실행해야 효과가 크다.
우리나라는 2019년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기업에게 기업지배 구조 핵심 정보를 투자자에게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개정했다. 나아가 2030년에는 전 코스피 상장기업들을 대상으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공시를 의무화할 예정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ESG 발의 법안 조항 244개 중 80%에 해당하는 196개가 규제·처벌에 관한 조항이며 이는 지원 조항의 10배가 넘는 수치임을 밝혔다. 또한 조달사업법 개정안에는 ESG 경영을 의무적으로 반영하는 조항이 담겨 있는데 이는 기업에게 있어서 과도한 간섭일 수 있다.
정부는 ESG를 하나의 규제의 틀로 강요하기보다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비재무적인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기업은 ESG 생태계에서 자유롭게 기업의 강점을 찾고 역량을 강화하여 기업의 잠재적 가능성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기업이 어느 분야에서, 어느 정도로 ESG 경영을 추진해나갈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ESG 경영의 본래 취지에 부합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이 스스로 자신만의 발전 방법을 찾을 때, 지속가능한 발전의 초석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