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 작년 실적 '반토막' ... 태풍피해ㆍ철강수요 둔화 영향

4분기 3760억 첫 적자 포스코이ㄴ터 영업이익 1조ㆍ포스코케미칼 첫 매출 3조 돌파 포스코실리콘솔루션에 591억원 출자 ...6월 포항 영일만산단 연산 450톤 생산설비 착공 "HMM 인수 고려 안해…사업방향과 안 맞아"

2023-01-27     문미희 기자
포스코

[매일산업뉴스]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포항제철소 가동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포스코가 결국 반토막 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포스코홀딩스는 작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6.7% 감소했다고 27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11.1% 증가한 84조8000억원, 당기순이익은 50% 감소한 3조6000억원이다.

지난해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에너지 등 친환경인프라부문과 포스코케미칼 등 친환경 미래소재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성장했지만 철강부문의 이익은 감소했다.

올해 포스코에너지와 합병을 완료하고 새롭게 출범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상사부문과 에너지부문 모두 양호한 실적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합산기준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포스코케미칼은 배터리소재사업 성장에 힘입어 연매출 3조원을 돌파하며 창사이래 최대 경영실적을 달성했다.

철강사업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철강가격 하락 및 수요산업 부진에 초강력 태풍 '흰남노'침수피해로 인한 생산 및 판매량 감소, 일회성 복구 비용 발생, 화물연대 파업 등이 복합적으로 겹쳐 부진했다. 포항제철소 생산 중단으로 영업이익이 약 1조3000억원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엔 태풍 침수 피해로 인한 포항제철소 생산중단으로 영업손실 3760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가 연결 재무재표 기준으로 분기 영업손실을 낸 것은 지난해 4분기가 처음이다. 

철강회사 포스코는 원가절강과 수익성 강화, 유동성 확보라는 3가지 목표달성을 위해 지난 25일부터 비상경영 TF를 가동했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은 임직원 대상 이메일을 통해 "각자 해오던 업무를 제로베이스에서 재점검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이를통한 작은 비용이라도 절감해 철저한 손익관리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스코 홀딩스는 보통주 1주당 2000원의 결산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한영아 IR팀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 내내 최종 제품이 아니라 단가가 낮고 부가가치가 없는 반제품 형태로 출하가 됐다"며 "포항제철소에서만 생산되고 가격이 높은 스테인리스스틸, 전기강판, 후판의 판매량이 많이 줄어 이익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작년 4분기를 저점으로 올해 실적이 견고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포항제철소의 17개 압연 공장이 지난 20일부터 완전 정상화됐고, 중국 리오프닝의 영향으로 국제 철광석·철강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엄기천 마케팅전략실장은 "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효과를 낼 경우 1∼2분기부터 회복세로 전환해 상반기 이후 철강 시장이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국 부동산 시장이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 건설용 철강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급등한 철광석 가격과 관련해선 하반기 이후 브라질 발레 광산 복구로 철광석 공급량이 1400만톤 이상 추가되면서 점차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포스코그룹은 리튬·니켈 원료 사업 확장을 통해 기존 양극재·음극재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차세대 친환경 소재에도 꾸준히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실리콘음극재 생산 기술을 보유한 자회사 포스코실리콘솔루션에 591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실리콘솔루션은 오는 6월 경북 포항 영일만산단에 연산 450톤 규모의 실리콘음극재 1단계 생산 설비 구축에 착공해 내년 상반기 준공한다.

실리콘음극재는 현재 대부분의 리튬이온전지에 사용되는 흑연음극재보다 에너지 밀도를 4배 가량 높여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고 충전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차세대 음극재다.

전세계 실리콘음극재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매년 34%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그룹이 지난해 7월 실리콘음극재 개발업체인 테라테크노스를 인수해 설립한 포스코실리콘솔루션은 2030년까지 연산 2만5000톤의 생산체계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 개발 1·2단계 사업에 1조7000억원을, 니켈 부문 사업에 1조3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HMM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박용주 전략투자팀장은 "HMM 인수는 포스코의 중장기 사업 전개 방향과 맞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