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GM과 美합작공장 건설 ... 4조 투입ㆍ26년 완공

연 30GWh 규모 합작공장 협약 GM에 2026년부터 공급키로 스텔란티스에 이은 두번째 북미 합작공장

2023-04-25     김석중 기자
삼성SDI-GM

[매일산업뉴스]삼성SDI가 미국 완성차 업체 GM과 손잡고 미국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총 투자 금액은 4조원 이상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전기차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북미 시장에서 선제적인 대규모 투자를 기반으로 주도권을 쥐겠다는 구상이다.

삼성SDI는 25일 미국 GM과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약 30억 달러(4조원) 이상을 투자해 연산 30GWh 이상 규모의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0GWh는 전기차를 연간 40만~50만대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합작공장 부지와 인력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지난달 8일 미국 GM 본사를 방문해 배터리 합작 공장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삼성SDI가 GM에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내용이 MOU 내용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장이 지어지면 삼성SDI의 두 번째 북미 생산 공장이 된다. 삼성SDI는 지난해 5월 스텔란티스와 인디애나주에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를 투자해 배터리 공장(연 23GWh)을 설립하고, 2025년부터 가동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삼성SDI는 2026년부터 이 공장에서 각형, 원통형 배터리를 절반씩 생산해 GM 전기차 공장에 납품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로 삼성SDI는 안정적인 공급처를 추가 확보하고, GM은 IRA 보조금 대상 차종을 늘릴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SDI는 앞서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IRA 보조금 대상 전기차 22종 중 4종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지프 그랜드체로키와 랭글러, 포드 이스케이프, 링컨 코세어 등 4종이다.

합작법인에서는 고성능 하이니켈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 향후 출시될 GM 전기차에 전량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기존 파우치 배터리 방식 전기차를 개발해온 GM이 전기차 시장 성장세, 개발 전략 변화 등에 따라 삼성SDI와의 협력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것으로 보고 있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도 26억달러(약 3조5000억원)를 투자해 2024년 가동을 목표로 미시간주에 합작공장을 짓고 있다. 앞서 올해 1월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추진하던 미국 배터리 4공장 계획은 무산됐다. GM은 지난해부터 2024년 중반까지 북미에서 전기차 약 40만대를 생산하고, 2025년에는 연간 생산능력을 약 100만대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GM과 전기차 시장을 선도할 장기적인 전략적 협력의 첫 발을 내딛게 되어 기쁘다"며 "GM이 전기차 시장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도록 최고의 기술로 최고의 안전성과 품질을 갖춘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메리 바라 GM 회장은 "GM 전기차 공급망 전략의 핵심은 확장성, 탄력성, 지속가능성,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앞날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고, 삼성SDI와의 협력으로 이 모두를 달성할 수 있으리라 본다"며 "삼성SDI와 함께 셀을 제조하여 북미에서 연간 백만 대 이상의 전기차 생산능력 향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는 향후 국내에 '마더 팩토리' 및 핵심소재 연구시설을 구축, 차세대 배터리 기술 연구와 양산 체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더 팩토리'는 첨단 생산 기술과 핵심 공정을 선제적으로 개발, 적용해 해외 생산 공장으로 확산시키는 역할을 수행하는 '글로벌 표준 공장'이다. 해외공장은 현지 시장을 겨냥한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마더 팩토리인 한국 공장은 첨단 역량을 키운다는 계획으로 분석된다.

삼성SDI는 현재 완성차 업체 BMW, 스텔란티스, 폭스바겐, 아우디, 볼보(상용차) 등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