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60조원 ㆍ전년동기比 22.2% ↓
[매일산업뉴스]삼성전자가 주력인 반도체 업황 악화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부진으로 올해 2분기에도 1분기와 마찬가지로 금융위기 이후 최악 수준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다만 D램 출하량 증가와 재고 감소로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웃도는 실적을 내며 사실상 바닥을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4~6월)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7% 줄어든 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매출은 60조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2.2%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내용의 2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하고 오는 27일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달 말 확정 실적 발표에 앞서 공시하는 잠정 실적은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만 공개한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등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하지 않는다.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영업손실 7400억원)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또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 만에 영업익 1조원을 밑돌았던 지난 1분기(6402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에도 작년 동기 대비 95.5% 급감한 640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하지만 시장 예상보다는 웃도는 실적을 낸 만큼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는 분석이다. 앞서 증권가는 삼성전자 2분기 컨센서스(최근 3개월간 증권사에서 발표한 전망치 평균)를 매출 61조8907억원, 영업이익 2714억원으로 전망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3조∼4조원대 규모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올 2분기 D램 출하량 증가 등을 감안할 때 반도체 적자 규모는 1분기(-4조5800억원) 대비 감소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국투자증권은 DS -3조4000억원, MX 2조8000억원, 삼성디스플레이(SDC) 8000억원, CE 2000억원, 하만 2000억원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DS -4조4000억원, SDC 8000억원, MX·네트워크 2조8000억원, 영상디스플레이(VD)·가전 6000억원으로 각각 예상했다.
KB증권은 부문별 영업이익을 DS부문 -3조3000억원, 모바일경험(MX) 2조7000억원, 가전(CE) 5000억원, 하만(전장) 3000억원으로 추정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D램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20% 증가해 예상보다 빠른 원가구조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1분기 실적의 버팀목이었던 모바일경험(MX) 사업의 경우 갤럭시S23 출시 효과가 감소하며 전 분기 대비 실적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속속 나온다.
SK증권은 "3분기부터 메모리 재고 하락 본격화가 예상된다"며 "감산 효과가 본격화되고 출하(수요)는 이미 저점을 지났다"고 저점론에 힘을 실었다. KB증권도 "HBM 시장 진입 본격화와 미래 성장 핵심인 D램 및 파운드리 사업의 개발실장 교체에 따른 경쟁력 제고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현대차증권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시간이 갈수록 빛을 발할 것"이라며 "HBM·서버 DDR5의 D램 내 매출액 비중이 경쟁사 대비 떨어진다는 점은 시간이 지나면 해소될 것으로 보이고, 높은 재무적 여력이 D램 시장 점유율 상승에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파운드리도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으며 4나노 이하 수율 개선에 힘입어 거래선도 확대될 것"이라며 "AI반도체를 중심으로 5나노 이하 선단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파운드리 실적도 내년부터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