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연대하는 것은 악마와 손잡는 우를 범하는것
미국이 보호무역 간다 해도 우리에게 기회될 수 있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초대형 복합 위기)’이 몰아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가 미국 이외 주식과 통화를 침몰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이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신중한 방향으로 가져가게 할 것이라는 인식이 시장을 압박하고 있으며, 그것이 전 세계 주식과 통화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것.
태풍(스톰)은 비단 주식과 통화시장에만 그치지 않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로 인해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가 사실상 끝났다는 게 외교, 안보, 경제 전문가들의 정론이 된 지 오래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재편될 국제질서에서 생존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트럼프 2.0 시대의 세계는 과거 미국이 이끌었던 자유무역과 자유 가치의 연대가 아닌, 고립주의와 각자도생의 ‘신주권(Neo-Sovereign) 국제질서’에 들어서게 된다. 세계의 번영을 이끌었던 자유무역이 중상주의 시대 보호무역으로 되돌아가고, 동맹관계도 전통적인 의미가 아니라 거래 상대방으로서의 관계로 재조정된다는 게 명약관화하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엉뚱한 혼란이 빚어지기도 한다. 파스칼 라미 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지난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EU가 갈등을 해결하고 대미 연합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 게 그것이다. 그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통상 정책이 세계무역 질서를 위협하고 있어 무역 강국 간 연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는 연대의 대상으로 중국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인도도 언급했다.

라미 전 사무총장의 주장은 최소한 한국으로서는 위험천만하다. 미국이 세계를 번영으로 이끈 자유무역을 포기하고 보호무역으로 나아가는 것은 물론 세계를 위해서는 물론 미국 자신에게도 좋은 선택이 아니다. 그렇다고 한국이 중국과 함께 하며 미국에 대항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공산당 일당 독재 체제 중국과 연대하는 것은 '악마'와 손잡는 우를 범하는 것이라는 점에서다. 악마와 손잡는 게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잘 보여주는 게 ‘파우스트’의 작가 괴테의 나라 독일이다. 독일은 러시아와 중국 두 독재국가와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어 오다가 추락 중이다.
독일은 완전한 탈원전 이후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천연가스를 사용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 천연가스 소비량의 55%를 러시아에 의존했다. 그러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로부터의 천연가스 수입이 끊기며 최악의 에너지난을 맞았다. 현재 독일의 전기료는 중국의 5배, 한국의 3배, 미국의 2.5배다. 당연히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푸틴이 ‘차르’로 군림하고 있는 러시아는 민주주의다운 민주주의를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다. 푸틴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그래서이다. 그런 러시아를 믿고 에너지를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다시피 해 온 것은 치명적인 실수였다.
독일이 중국과 손잡은 것도 뼈아픈 실착이었다. 2009년만 해도 중국은 독일의 수출 상대국 중 8번째 나라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10년 후인 2019년 중국은 독일의 3위 수출 상대국이 되었고, 수입국으로는 1위가 되어 최대 무역상대국으로 올라섰다. 독일이 중국 시장을 잘 파고든 것으로 보였지만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수출은 줄고 수입은 크게 늘어 대중 무역적자가 850억 유로, 우리 돈으로 120조 원에 달했다. 독일 경제는 근래 마이너스 혹은 0%대 성장률을 보이고 있을 정도로 추락했다
독일이 경험하고 있지만 한국에 있어서 중국은 한 배를 탈 수 없는 나라다. 한국이 중국과 함께 국제 공급망(supply chain)에 엮이면 앞길이 어떨지 빤히 보인다. 이제 중국은 한국과 보완적인 관계가 아니라 경쟁 관계에 놓여 있다. 거의 무한적인 정부 지원으로 정부가 원치 않는 한 망하지 않는 중국 기업들과 경쟁은 우리 기업들에 있어서 불공정 경쟁일 수밖에 없다. 거기다가 중국 기업들도 이제 첨단 제조업에서도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
한국은 어떤 경우라도 미국과 같은 배를 타야 한다. 비단 안보 때문만은 아니다. 순수하게 경제적인 이유에서만 따져보아도 그렇다. 중국과는 달리 미국은 우리에게 보완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비록 보호무역으로 간다고 해도 미국이 필요로 하는 것을 우리 기업들이 제공할 수 있고, 상대적 강점을 갖는 부문도 많다.
트럼프 2.0 시대를 마냥 두려운 시선으로만 볼 게 아니다. 두려워해야 할 건 '악마'와 손잡는 우를 범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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