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11-23 04:40 (토)
[김용춘의 Re:Think]리먼 브러더스 꼴 안되려면? 부동산PF 부실 막아라
상태바
[김용춘의 Re:Think]리먼 브러더스 꼴 안되려면? 부동산PF 부실 막아라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4.04.09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ㆍ김용춘 한국경제인협회 팀장/법학박사

증권사 보유한 부실채권만 1조2천억원 상회
부실 커지기 전 미리 막는 것보다 좋은 대안 없어
건설현장 ⓒ연합뉴스
건설현장 ⓒ연합뉴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확인된 사실은 아니나 '지금 정부가 총선 때문에 억지로 부실을 누르고 있다', '4월 총선 이후에 크게 터질 수 있다'는 등 루머도 돌고 있다. 물론 정부는 이에 대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이미 증권업계가 PF 채권을 충당금으로 쌓고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장이 가리키는 수치만 보면 걱정이 절로 앞선다. 이미 작년에 증권사가 보유한 부실채권만 1조2000억원이 넘었다. 저축은행이 보유한 부실채권도 이미 5000억원을 돌파한지 오래다. 상대적으로 체력이 강하지 않은 저축은행의 현실을 고려해볼 때 어디 한 곳 부도가 나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다.

그나마 비교적 안전지대라고 꼽히는 5대 시중은행의 부실채권도 작년 말 약 5000억원에 육박하면서 전년보다 무려 150%나 급증했다. 당장 시중은행이 휘청거릴 수준은 아니지만, 우리 금융 시스템에 큰 부담요인인 것은 사실이다.

김용춘 한경협 팀장/법학박사
김용춘 한경협 팀장/법학박사

더 큰 문제는 부실채권 증가 속도가 최근 빠르게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디까지 부실이 확산될 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회복의 기미가 보이는 것도 아니다. 부동산 시장은 불황을 이어가고 있는데, 원자재 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이만저만 나빠진 것이 아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동산 시장 불황여파로 인해 신규 분양 물량 감소도 우려된다. 분양 물량을 미리 점쳐볼 수 있는 주택 인허가 건수는 지난해 약 39만채로 30%가까이 감소했다. 올해 1~2월 주택인허가 건수도 5만호로 작년 대비 10% 가량 감소했다. 이대로면 2025년 이후 주택 공급난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이어진다. 그 이후의 결과는 뻔하다. 지난 정부에서 고통스럽게 겪었던 부동산 폭등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시장은 불황이고, 회복의 기미는 없는데, 원자재 값은 급등하여 수익성이 안 나오니 건설사들이 신규 분양시장에 뛰어들기가 어렵다. 그나마 수익성이 나올만한 강남, 성수 등 일부 지역만 가능할 뿐이다. 대책없이 가만히 있으면 그 피해는 오로지 서민들 몫이 될 것이다.

커다란 경고음이 울리고 있음에도 PF 부실 우려는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총선 때문이다. 그래서 더 걱정된다. 위기는 늘 무관심 속에서 크게 폭발하는 것이 역사적인 교훈이기 때문이다.

물론 정책당국도 해당 문제를 수수방관하고만 하고 있진 않다. 지난 4일 금융위원회가 건설업계와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나름의 고민을 하고 있다. 간담회에서 상세하게 어떤 내용을 논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부디 실효성있는 대안이 나왔기를 바랄 뿐이다.

건설사 PF 부실은 결코 가볍게 봐선 안 된다. 건설업은 약 200만개의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주거 복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금융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 경제 전체의 핏줄과도 같아서 어디 한군데라도 부실이 터지면 연쇄효과가 상상 초월이다. 당장 2008년 미국의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인해 전 세계 경제가 휘청거렸지 않은가. 

총선이 끝나면 경각심을 갖고 정책당국 모두가 머리를 맞대길 바란다. 그저 금융당국 혼자 나선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부실이 커지기 전에 미리 막는 것보다 더 좋은 대안은 없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