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수소차 세계 1등 목표 제시...정부, 2조2000억 투입
대기업 기살리기 행보...'조국 정국· 불안한 경제상황' 돌파 의지 확고히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삼성 아산 공장을 방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에 이어 이번엔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찾아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을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삼성 아산 공장에 이어 현대차 연구소를 찾은 것은 닷새만이다.
이처럼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부쩍 대기업과의 접촉면을 늘려가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조국 전 법무장관 사퇴 바로 다음날,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일정을 소화한 것은 조국 사태로 악화된 민심을 경제 챙기기로 돌파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화성의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미래차 산업 국가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이미 세계 최고의 전기차·수소차 기술력을 입증했다"며 "우리의 목표는, 2030년까지 미래차 경쟁력 1등 국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만난 것은 취임 후 11번째, 올해 들어서만 7번째다. 여기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미래차 분야를 비메모리반도체·바이오와 함께 '3대 신산업'으로 중점 육성키로 한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자율주행차 시승을 하며 전기차·수소차 등 미래차 보급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고, 같은해 6월 전기·수소차 보급 확산 정책 방향을 발표한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프랑스 파리 방문 당시 수소전기 택시를 시승했다. 올해 1월에는 울산에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발표를 하며 "요즘 현대차, 특히 수소차 부분은 내가 아주 홍보모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8월에는 현대모비스 친환경차부품공장 기공식에도 직접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현대차뿐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도 취임 후 9번째, 삼성 공장은 3차례 방문하는 등 연일 대기업과의 '거리 좁히기'에 나선 모양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계속해서 '친기업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행사 인사말에서 "현대차는 1997년부터 친환경차 연구개발에 돌입해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다"며 "현대차의 친환경차 누적 판매량 100만대 돌파는 이곳 연구원들의 공이 크다. 대통령으로서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 "제가 오늘 이 행사장에 타고 온 대통령 전용차도 우리의 수소차 넥쏘"라며 현대차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앞서 삼성 아산 공장을 방문했을 때는 "우리 삼성이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줘 고맙다"며 특히 이재용 부회장 이름을 직접 거명하면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처럼 문재인 대통령이 대기업 '기살리기' 행보에 나선 것은 미중 무역갈등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등 엄중한 경제상황을 돌파하고, 미래먹거리 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기업과 보조를 맞추겠다는 기조를 한층 분명히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추격형 경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며 "미래차 시대에 우리는 더는 추격자가 되지 않아도 된다. 추격자가 아닌 기술 선도국이 될 기회를 맞았고, 이를 잘 살려야 한다"면 3대 정책전략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기차, 수소차의 신차 판매 비중을 2030년 33%, 세계 1위 수준으로 늘리고, 세계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완전자율주행 상용화를 2030년에서 2027년으로 3년 앞당겨 실현하겠다”면서 이를위해 정부가 미래차 부품·소재기술 개발과 실증에 2조2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래차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겠다"며 "머지않아 미래차 1등 국가 대한민국을 반드시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