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엔 울산 5공장도 휴업 ...투싼ㆍ넥쏘 생산 중단
노조는 "8조원 미국 투자 계획'에 반대
[매일산업뉴스] 1분기 깜짝실적을 기록하면서 쾌속질주하던 현대자동차에 빨간불이 켜졌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로 공장 가동이 잇따라 중단되고 최근엔 대규모 미국 투자에 노조가 반발하면서 노조리스크까지 불거졌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날과 오는 20일 아반떼·베뉴를 생산하는 울산 3공장의 가동을 중단한다. 에어백 컨트롤 관련 반도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기차종인 투싼과 수소 전기차 넥쏘를 생산하는 울산 5공장 2라인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휴업했다. 지난달에는 반도체 수급난으로 그랜저와 쏘나타·코나 등이 생산 차질을 빚었다.
현대차는 울산 5공장은 20일부터, 3공장은 21일부터 재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부터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주 단위로 재고를 점검하고 인기 차종 위주로 생산량을 조절해 왔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하며 1분기 컨퍼런스콜 당시 우려했던 ‘5월 보릿고개’가 현실화한 모습이다.
출고 지연에 따른 소비자 불만도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전기차 보조금이 빠르게 소진되는 가운데 아이오닉 5 양산이 더디게 진행되며,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에 현대차는 최근 유원하 부사장 명의의 사과문을 낸 데 이어 출고 대기자를 위한 지원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역시 특근 취소 등으로 생산 일정을 조절하다 반도체 부족 사태 이후 처음으로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스토닉·프라이드를 생산하는 광명 2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차·기아는 이달 차량용 품귀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기아는 K8과 카니발의 일부 사양을 빼면 가격을 할인해주는 ‘마이너스 옵션’까지 제시했지만 이 역시 실효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작년 말부터 불거진 반도체 부족사태에도 불구하고 생산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아이오닉 5의 사전계약과 EV6의 사전예약을 무리하게 진행해 고객의 불편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노조와도 갈등도 부각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오는 21일 한미정상회의를 앞두고 발표한 8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에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전날 성명을 내고 "노조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천문학적 투자계획을 사용자 측이 발표한 것은 5만 조합원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국내 공장을 강화하고 4차 산업으로 인한 신산업을 국내 공장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살 길"이라고 주장했다.
기아 노조 역시 소식지에서 미국 투자 계획에 반대하며 국내 공장 투자를 통한 고용 안정 방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현대차는 미국에서 내년부터 전기차를 생산하는 등 올해부터 2025년까지 74억 달러(약 8조1417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