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무식 행사 없애고 온라인 영상 메시지 신년사
취임 후 줄곧 '고객가치 경영'메시지 전해
[매일산업뉴스]구광모 LG 회장이 20일 '2022년 새해 신년사'를 발표했다. 보통 새해 첫 업무일에 신년사를 내는 관례를 생각하면 열흘이나 앞당겨 낸 것이다. 올해 취임 3주년을 맞은 구 회장이 취임 후 시무식을 없애고 온라인으로 신년인사를 전달한데 이어 또다시 빠른 새해 신년사로 파격행보를 보이고 있다.
구광모 회장은 신년사를 연초가 아닌 연말에 낸 이유에 대해 "구성원들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한해를 정리하며 차분히 2022년을 분비해 맞이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LG그룹은 구 회장이 이날 전 세계 LG 임직원에게 신년사를 담은 디지털 영상 ‘안녕하십니까, 구광모입니다’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LG는 글로벌 구성원들을 위해 영어와 중국어로 자막을 넣은 버전도 함께 준비했다.
구 회장은 신년사에서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을 강조했다. 그는 "가치있는 고객경험에 우리가 나아갈 길이 있다"면서 이를위해 일하는 방식을 혁신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구 회장은 "지금까지 LG는 양질의 제품을 잘 만드는 일에 노력해 왔지만, 요즘 고객들은 그 이상의 가치를 기대한다"며 “고객은 제품·서비스 자체가 아니라 직접 경험한 가치 있는 순간들 때문에 감동한다”고 말했다.
또 “고객이 느끼는 ‘가치’는 사용하기 전과 후의 경험이 달라졌을 때,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것을 느꼈을 때 만들어진다"면서 "우리가 고객에게 전달해야 할 것도 바로 이런 ‘가치 있는 고객 경험’ 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 회장은 “고객이 감동할 사용 경험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합니다”며 “우리의 생각과 일하는 방식도, 여기에 맞게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을 위한 출발점으로 ▲고객을 구매자가 아닌 사용자로 보고, LG의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는 모든 단계의 여정을 살펴 감동할 수 있는 경험 설계 ▲고객을 더 깊게 이해하고 긴밀히 소통할 수 있는 관계 형성 ▲계속해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제품과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을 제시했다.
구 회장은 “고객 경험 혁신에 몰입하는 여러분이 우리 LG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라며 "한 분 한 분의 열정과 노력이 더 빛을 발하고 제대로 인정받는 LG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LG는 이번 신년사 영상을 구성하면서 과거의 신년사를 접했던 MZ세대 구성원들의 여러 의견들을 반영했다. 예를 들어 이번 신년사에서는 LG 임직원들이 직접 출연해 고객 경험 혁신을 이뤄낸 사례를 소개했다.
고객이 집에서 영상을 시청하는 경험을 편리하게 해보자는 고객 경험을 설계하고 개발한 ‘LG전자 스탠바이미’, LG유플러스의 키즈 전용 서비스인 아이들나라를 사용하는 고객들과 더 가깝게 소통하기 위한 커뮤니티 ‘유플맘살롱’, 고객이 매번 새 제품처럼 느끼고 사용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할 수 있도록 개발한 가전 제품 등 사례가 구성원을 통해 소개됐다.
LG그룹 관계자는 “2022년 신년사는 전달 방식까지도 고민해 모두가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이는 고객 뿐만 아니라 임직원에게도 가치있는 경험이 가득하도록 함께 만들어 나가자는 신년사의 메시지와도 맥을 같이 한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취임 후 LG 전 구성원들이 장소나 시간에 구애없이 PC나 모바일 기기로 신년 메시지를 접할 수 있도록 2019년부터 강당 등에 모여서 하던 시무식 대신 디지털 신년 메시지를 제작해 전달하고 있다.
구 회장의 '고객가치' 경영 메시지는 취임 후 3년째 이어지고 있며, 지속적으로 구체화해왔다. 2019년 ‘LG만의 고객 가치’를 ‘고객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감동을 주는 것’, ‘남보다 앞서 주는 것’, ‘한두 차례가 아닌 지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 세 가지로 정의한 것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고객 가치 실천의 출발점으로
고객 페인 포인트(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올해는 초세분화(마이크로 세그멘테이션)를 통해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데 집중할 것을 강조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