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D 발표 2022년 한국 국가경쟁력 전년비 4계단 하락 27위
윤석열 정부 천명한 규제개혁, 노동개혁, 재정개혁 반드시 실천해야
지난 15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에서 2022년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가 공개됐다. 결과는 63개국 중에 27위. 작년, 재작년보다는 무려 4계단이나 하락했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가 세계 10위권이라는 점을 감안해 보면 상당히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이다. 물론 IMD의 평가에 우리가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이 경고 신호를 받은 것은 사실인 만큼 경각심을 가질 필요는 있어 보인다.
분야별 성적표를 보면 더욱 암담한 부분이 많다. 기업 효율성은 27위에서 33위로 무려 6계단이나 하락했고, 안 그래도 중하위권이던 정부 효율성 부문은 34위에서 36위로 2계단 하락했다. 국민연금 등의 안정성은 무려 15계단이나 급락한 50위를 기록했다.
어쩌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약화는 예견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최근 기업규제 3법으로 대변되는 기업 규제 도입, 최저임금 급등, 조세부담 강화, 친노조 반기업 노동정책 남발, 그리고 여기에 기업인을 마치 죄인대하듯 바라보는 시선까지 더해 졌으니 국가경쟁력이 높아질 리 만무했을 것이다. 그러니 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기피하고 해외 투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양질의 제조업 일자리만도 매년 7만명 이상 해외로 빠져나가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도 직면해 있다. 이는 생산가능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인한 노동력 약화, 내수 시장 위축, 재정 감소, 국가 안보 공백 등의 총체적 위기를 초래하는 가장 심각한 문제이다. 그럼에도 우리에겐 그 어떤 긴장감도,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마저 안보이고 있다.
이제 정부, 국회와 같은 정책당국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한국 기업은 당연히 한국 것이라는 인식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 존 미클스웨이트와 애이드리언 올드리지의 ‘기업의 역사’라는 책에서 밝힌 것처럼, 과거에는 국가가 기업을 선택하는 시대였으나, 이제는 기업이 국가를 선택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군함의 숫자가 한 나라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였을지 몰라도 이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의 숫자가 그 나라의 경쟁력의 잣대가 되고 있다. 정책당국이 다른 경쟁국들과 비교해 국가 경쟁력 우위를 갖추지 못한다면 기업들의 외면을 받게 되고, 결국 그 나라의 경쟁력은 추락할 수 밖에 없다. 국가간 장벽이 사라진 글로벌 경쟁 시대에는 기업 뿐 아니라 정부도 경쟁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다행히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지난 16일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우리 정부는 규제개혁, 노동개혁, 재정개혁 의지를 천명했다. 발표한 자료만을 기준으로 봤을 때는 격하게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역대 모든 정부에서 다람쥐 쳇바퀴마냥 반복했듯, 거창한 ‘개혁’이라는 이름만 내세우고 결국에는 지지부진하게 소리소문없이 마무리되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든다. 오죽하면 혹자는 우리 정부가 매번 개혁한다고 말만 번지르르했지 실천은 하지않는 'NATO(No Action Talk Only)'라고 칭했겠는가. 부디 이번 정부만은 경제 시스템 개혁을 위해 온 힘을 다해 이런 오명을 듣지 않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