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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좌충우돌]김건희 타박하기와 민주당의 혐오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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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좌충우돌]김건희 타박하기와 민주당의 혐오 전략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2.09.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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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이종근 시사평론가

앤드류 잭슨 대통령의 부인 레이첼에 대한 흑색선전
스스로를 정당화해 자신의 이익을 확고히 하는 수단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5박7일간의 일정으로 영국ㆍ미국ㆍ캐나다 3개국 방문을 위해 18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1호기에 탑승한 뒤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5박7일간의 일정으로 영국ㆍ미국ㆍ캐나다 3개국 방문을 위해 18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1호기에 탑승한 뒤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5박 7일 일정으로 영국, 미국, 캐나다 순방길에 올랐다. 민주당은 비행기에 탑승하는 윤 대통령 부부를 향해 유례없이 악의에 찬 비난을 거듭하고 있다. 외교와 국방은 특히나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국정이기에 정부에 각을 세우는 야당일지라도 지켜야할 금도가 있다. 민주당은 레드라인을 넘어섰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치고 나갔다. "부디 그냥 가는 건 아니셨으면 좋겠다. 외교에는 반드시 목적이 있어야 하고, 꽤나 많은 예산이 소모된다. 왜 꼭 같이 가야 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은 500여명의 국가 원수가 모인 '세기의 조문외교' 무대이다. 민주당 진영에서는 국무총리를 보내면 될 조문이라고 영국을 폄훼하는 망언을 했다. 영국은 한국전 때 미국 다음으로 많은 6만 5천명의 청년들을 보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줬다. 영국 국왕은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14개국의 공식 국가원수다.

유엔 총회 참석은 이번 순방의 핵심 일정이다. 대통령 부부가 유엔 총회에 참석하는게 고민정 눈에는 ‘그냥 가는 것’으로 보였나. 그가 청와대에서 ‘모셨던’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 총회에 5년간 개근했고 그의 옆에는 항상 김정숙 여사가 동행했다. 2021년 유엔 총회 참석 때는 바이든과의 회담이 성사되지 않아 딸랑 유엔 총회 참석만 하는 일정이었음에도 김 여사가 동행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
이종근 시사평론가

김건희 여사의 동행을 타박하려는 민주당 진영의 또 다른 논리는 ‘보석’이다. 지난 나토 정상회의 참석 때 착용했던 보석류 장신구들의 출처를 명확하게 밝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인에게 빌렸다는 것을 납득하지 못하므로 다른 순방도 가면 안된다는 논리는 해괴하다. 김정숙 여사의 의상 관련한 사진을 모두 모아서 '김정숙 패션 총정리‘라는 글을 올린 네티즌은 사진 자료와 함께 "김 여사가 착용한 액세서리는 ▲한복 노리개 51개 ▲스카프와 머플러 33개 ▲목걸이 29개 ▲반지 21개 ▲브로치 29개 ▲팔찌 19개 ▲가방 25개"라고 주장했다. 사진에 나온 것을 세본 것이라 일부 중복을 감안하더라도 이 네티즌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김 여사는 문재인 대통령 재임 기간 총 178벌의 의상을 입고 총 207개의 액세서리를 착용한 셈이다. 그러나 이 모든 장신구와 의복의 출처는 알 수 없다. 납세자연맹이 청구한 김정숙 여사 의전 비용 정보공개 청구는 법원이 공개하라고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청와대가 국가기록물실로 넘겨 봉인해 버렸다.

미국 대통령의 부인들은 의상과 장신구의 출처, 브랜드명, 가격 등을 투명하게 공개한다. 장신구 착용의 출처가 문제라면 자신들의 잘못도 인정하고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게 입법 과정을 거쳐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면 될 일이다. 동행하지 말라고 간섭하는 것은 대통령 배우자를 공개적으로 ‘구박’하자는 것이다. 김 여사를 구박하겠다는 의도는 간단하다.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문제나 김정숙 여사의 버킷리스트를 희석하자는 것이고,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30%대에 묶어두겠다는 것이며, 김건희 여사를 향해 공격 좌표를 찍어서 ‘이재명의 민주당’내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지 못하게 단일대오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딱한 것은 큰 선거에서 연거푸 두 번이나 패배했음에도 실패한 집단이 계속 주도권을 잡고 실패한 목표를 향해 실패한 방법을 고집하며 당을 나락으로 끌어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7대 대통령 앤드류 잭슨의 부인 레이첼 잭슨은 앤드류 잭슨이 당선된 후 수일만에 신경쇠약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워싱턴에 입성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 선거기간 내내 상대 진영은 레이첼을 ‘이혼녀’ ‘상간녀’ ‘불륜’ ‘매춘부’라고 공격했다. 레이첼은 친절하고 상냥한 여성으로 기록돼 있다. 그런 성격으로 인해 당선된 후 4년 동안 또 다시 쏟아질 자신을 향한 음해와 비방이 두려워 워싱턴에 가지 않고 테네시에 머무르려 했던 그녀는 영부인의 역할을 회피할 수 없게 되자 백악관으로 갈 준비를 하던중 숨을 거두게 된다. 죽기 전 그녀는 “워싱턴의 궁전에 머무느니 하나님의 집에서 문지기가 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상대 진영의 저질 비방으로 인한 극도의 고통 속에서 하루 하루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식 연회 때 입으려했던 흰 드레스를 입은채 관에 묻히는 레이첼을 보며 앤드류 잭슨은 “나는 나의 모든 적들을 용서할 수 있고, 또한 용서할 것이다. 그러나 그녀에 대해 거짓되게 악의에 가득 찬 비방을 한 사람들은 하느님에게 자비를 구할 지어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미국은 레이첼이 취임식 전 별세해서 영부인 역할을 단 하루도 수행하지 못했으나 그녀를 7대 대통령 영부인으로 공식 기록하고 있다.

잭슨 대통령의 사연을 굳이 끄집어낸 이유는 대통령 배우자이기 때문에, 상대편 진영 후보 부인이기 때문에 도를 넘는 공격의 대상이 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하기 때문이다. 이제 김 여사를 향한 민주당 진영의 공격은 ‘혐오’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인간 사회에서 혐오는 스스로를 정당화해 자신의 이익을 확고히 하고 관리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강자가 약자에게 행하는 것만이 아닌 대다수 구성원들이 서로를 배척함으로써 자신이 타인을 탄압하는 강자가 될 수 있다는 안정감을 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법철학자인 마사 누스바움 교수는 "배설물같이 자신을 위협할 수 있는 전염이나 오염을 꺼리는 원초적 감정으로서의 혐오 감정은 인간 누구나 가지고 있는데, 문제는 실제로 위험하지 않는데도 자신이 열등하다고 믿는 ‘사람’을 오염물의 일부로 확장하고 투사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자신의 분노나 고통의 원인을 자신 스스로나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타인이라고 생각할 때 이는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지금 ‘혐오’ 현상이 심각한가를 묻는다면, 그것이 얼마나 사회와 시민들의 의식으로 확산되었는가, ‘혐오’를 통한 특정인, 특정 집단의 배제가 얼마나 정교하고 집요해졌는가를 보면 그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한번 흑색선전으로 정권을 잡았다고 해서 선거 때마다 온갖 네거티브를 양산해내는 민주당의 혐오 전략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정치는 퇴행을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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