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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회계 장부 공개는 민노총 검은 권력 카르텔 척결의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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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회계 장부 공개는 민노총 검은 권력 카르텔 척결의 첫걸음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3.02.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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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조남현 시사평론가

도대체 왜 양대 노총에 국가 예산의 지원이 필요한 것인지...
기득권 집단의 무소불위 특권을 이제 더이상 용남할 수 없어
양대 노총이 회계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노동조합에 대한 지원금 중단과 환수 카드를 꺼내든 정부를 향해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사진은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노동개악 반대, 노동-민생입법 과제 처리촉구 양대노총 위원장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대 노총이 20일 회계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노동조합에 대한 지원금 중단과 환수 카드를 꺼내든 정부를 향해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사진은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노동개악 반대, 노동-민생입법 과제 처리촉구 양대노총 위원장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994년 서울 강남의 한 명문 사립고등학교 몇몇 교사들이 학교 설립자이자 교장의 비리를 폭로하는 양심선언을 하면서 이 학교는 6년이 넘는 기간 분규로 몸살을 앓았다. 그런데 양심선언을 한 교사들 자신이 담임이라는 교직을 악용하여 학부모들로부터 돈을 뜯는 등 비리를 저질러 온 장본인들이었다. 그들이 양심선언을 한 것은 교장이 담임직을 주지 않아 더 이상 돈을 챙길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후 전국교사노동조합(전교조)에 가입해 세를 불려갔고, 교장을 몰아내고 학교를 장악했다. 분규가 발생하자 서울시교육청이 기존 이사들을 해임하고 임시이사를 파견함에 따라 전교조 교사들이 이사회를 좌지우지하며 교장도 전교조 측 인사를 앉혔다. 그 교장은 전교조의 선동에 학생들이 불법 시위를 벌이는 상황에서 “법보다 정의가 앞선다”는 훈화를 하기도 했다.

조남현 시사평론가
조남현 시사평론가

'법보다 정의가 앞선다?'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도 많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사람들이 그런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정의가 앞선다고 할 때 한 가지 문제에 부닥친다. 무엇이 정의인가 하는 것이다. 정의는 주관적 가치판단이다. 그렇기에 사람에 따라 정의가 달라질 수 있다. 늘 하는 얘기지만 ‘나의 정의가 다른 사람에겐 재앙일 수 있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캄보디아에서 벌어진 크메르 루즈의 200만 학살 현장인 ‘킬링 필드’가 그걸 웅변한다. 따라서 ‘정의(正義)는 정의(定意)할 수 없다’는 명제가 참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런 생각이 합리적인 것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10여 년 전 미국 하버드대 철학과 마이클 샌델 교수가 ‘정의란 무엇인가’로 한국 사회에 돌풍을 일으키며, 강연과 책 장사로 거액을 챙겨간 일이 있었다. 그만큼 한국 사회는 ‘정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러기에 샌델의 유명세에 올라타기 위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그와 대담을 하기도 했다. 샌델은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중요한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그의 담론은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기는커녕 많은 사람들을 혼선에 빠뜨렸다. 물론 지금 그 얘기를 하자는 건 아니다. 다만 한국 사회가 ‘정의’라는 불분명한 개념에 취약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진보’를 자처하는 세력, 곧 좌파는 정의를 자기들만이 독점하고 있다는 심각한 착각 속에 빠져 있다. 동시에 그들은 약자의 편이라고, 심지어는 자기 자신들까지 속이며 약자 코스프레를 해 왔다. 하지만 그것은 사기다. 그들은 약자의 편에 서 있지도 않을뿐더러 그들 자신이 약자는 더더욱 아니다. 오히려 공고한 기득권세력이라 할 수 있다. 전국민주노총(민노총)이 그간 저질러 온 행태를 보면 기득권을 넘어 권력을 쥔 불의(不義)의 세력이라고해도 과장이 아니다. 건설 현장에서 관행처럼 시공사로부터 금품을 갈취해온 것이나, 업무를 방해하는 등의 행태가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엔 민노총이 조합비 등 조합의 예산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의 내역과 증빙 자료를 요구하는 정부의 요구에 불응하여 파장을 낳고 있다. 여기에 한국노총까지 가세해 파장을 키우고 있다. 노동조합법 규정에 따른 정부의 정당한 요구를 거부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어떻게 가능한지 알 수 없다. 법 위에 군림하는 무소불위의 존재임을 노골적으로 드러냄으로써 그 위상을 공고히 하려는 것인가.

특히 양대 노총에 천문학적인 예산 지원이 이루어져 왔다는 사실은 또 하나의 충격이다. 보도에 따르면 민노총과 한국노총이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에서 지원받은 금액이 1520여 억원에 달하며, 전국의 기초자치단체의 지원금액까지 합치면 훨씬 더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보도가 아니었다면 아무도 몰랐던 사실이다. 도대체 왜 양대 노총에 국가 예산의 지원이 필요한지, 거기에 어떤 정당성이 있는지 모를 일이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한국노총은 그나마 정치투쟁은 지양하고 있으니 다행이지만(물론 그렇다고 해서 정부 예산 지원을 받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민노총은 한미동맹 와해 주장 등 정치투쟁을 일상화하면서 왜 대한민국에서 불의한 혜택을 누리고 있는지, 그리고 국민은 왜 이에 관대한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왜 이러한 비정상이 마치 정상인 것처럼 용인되어 왔는지 묻지 않는단 말인가.

앞서 언급한 모 고등학교 비리 교사들의 전교조 가입이나 민노총과 한국노총 가입 노조들은 따지고 보면 불의의 검은 권력 카르텔에 지나지 않는다. 그건 실은 자기 이익을 위해 조직폭력배 집단에 참여하는 것과 하나도 다를 게 없다. 법으로 노동조합을 보장해준 것은 사회적 약자라는 이유로 사용자에 대한 교섭력을 강화해 주기 위한 정치적 판단이 배경이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지금은 노동조합이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 기득권 집단일 뿐이다. 특히 비노조 근로자들이나 노동시장에 아직 진입하지 못한 젊은이들에게는 그러하다. 그런 기득권에 더해 무소불위의 특권까지 누리게 할 수는 없다. 그들의 정의에 따른다 해도 그건 정당화할 수 없다.

 

*이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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