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11-23 04:30 (토)
[이강미의 재계포커스]경제위기 속 '전경련 복원' 맡은 김병준의 첫번째 할 일은
상태바
[이강미의 재계포커스]경제위기 속 '전경련 복원' 맡은 김병준의 첫번째 할 일은
  • 이강미 기자
  • 승인 2023.03.03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상 첫 외부영입인데다, 비경제인 출신의 정치인 이력 '우려'
국정운영 풍부한 경험과 식견으로 '대행' 임무 완수하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이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이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매일산업뉴스]김병준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 겸 미래발전위원이 취임한지 꼭 일주일이 지났다. 김 회장 대행은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으로 한 주에 두 번 정도 출근해 전경련 현황을 살피며 업무에 임한다고 한다.

김 회장 대행에 대한 재계 안팎의 관심이 뜨겁다. 전경련 62년 역사상 처음으로 외부에서 수혈된 수장인데다 비경제인이고, 정치인이란 점 때문이다.  김 회장 대행이 취임 첫 날 “나는 정치인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여야를 넘나드는 그의 화려한 정치적 이력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김 회장 대행은 6개월 임시직이다. 명예직으로 보수도 없다. 그러나 김 회장 대행이 풀어야할 과제는 만만치 않다.  ▲전경련 쇄신과 위상회복 ▲차기회장 선임 ▲4대 그룹 재가입 등 산적해 있다.  

김 회장 대행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시절, 20%가 채 안됐던 당 지지율을 7개월을 갓 넘겼을 때 30%까지 끌어올렸다”면서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6개월의 기간에 할 수 있는 만큼 일을 하려고 한다”며 의욕을 보였다.

재계는 김 회장 대행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재계는 우선 균형잡힌 정책제안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김 회장 대행이 회원사간 이해관계가 전혀 없다는 점 때문이다. 대기업-대기업간, 혹은 대기업-중소기업간 이해관계에 얽매이다 보면 한쪽으로 기울어지기 십상이다. 전경련이 대기업의 이익만을 대변한다는 인식이 강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 회장 대행의 영입으로 다각적인 시각에서 객관적이고 균형잡힌 정책제안 수립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회장 대행의 국정운영에 대한 풍부한 경험 역시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김 회장 대행은 비경제인 출신이란 점을 걱정하는 이들에게 "과거 제가 청와대 정책실장을 하면서 업무의 90%가 국가의 경제를 다루는 것이었다"며 너무 걱정하실 필요없다"고 했다. 실제로 정치권에 따르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 회쟁 대행은 당시 지방자치, 혁신도시, 행정수도 이전 등 지방분권의 기본구상을 결정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경제정책을 수립하는데 있어 상당한 식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김 회장 대행의 국정운영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식견이 전경련 혁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재계는 기대하고 있다.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김 회장 대행에 대한 불안한 시각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전경련은 박근혜 정권 말기,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리며 '정경유착'이란 꼬리표가 붙었다. 결국 4대그룹이 탈퇴하는 등 위상이 추락했다. 전경련은 문재인 정권 '패싱'속에서도 나름대로 정책제안을 하면서 꾸준히 쇄신노력을 펼쳐왔다. 하지만 여전히 국민들의 눈 높이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권이 바뀐뒤에도 다른 경제단체들의 견제 속에 여전히 기를 못 펴고 있다.

김 회장 대행은 이를 의식해서인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기 위해 왔다"며 "그것이 자유시장경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 대행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 이쯤에서 전경련이 왜 그를 영입했는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전경련은 지난달 19일 김 회장 대행의 내정사실을 밝히면서 "객관적인 시각으로 전경련을 진단하고 조직의 변화를 이끌어낼 구원투수가 필요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 회장 대행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지역균형특별위원장을 지내지 않았다면 영입했을까? 이 질문 앞에서 전경련은 과연 자유로울 수 있을까?

전경련은 비상상황으로 대대적인 혁신과 변화가 선행되어야 할 때임을 강조하고 있다. 바로 그런 시기에 배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매는 행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경제정의실천연합회는 김 회장 대행의 취임에 즈음해 "전경련이 윤석열 정부와의 통로로 활용해 다시금 재벌·대기업의 정경유착 고리를 복원하고 이어가겠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전경련과 김 회장 대행이 귀담아 들어야 할 지적이다. 

이같은 우려에 김 회장 대행은 "권력을 중심으로 해서 서로 무언가를 주고받는 다는 것은 (정경)유착이지만 어떤 정책과 관련해 서로 지원할 것을 지원하는 것은 유착이 아니라 협력”이라며 “우리 경제발전을 위해 필요한 일이나 가치를 공유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 대행이 구원투수의 역할을 멋지게 해내 경실련의 지적이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면 참으로 좋겠다.

우리 경제를 이끌고 있는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진지 오래다. "전경련이 하루빨리 정상화되고 기업인이 직접 운영해야 한다"는 김 회장 대행의 약속이 실현되길 바랄 뿐이다. 그래서 전경련이 재계의 맏형 역할을 제대로 해내 커져가는 무역수지의 숫자를 붉은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꿔 놓을 수 있기를 바란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