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산업뉴스]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 이동근 상근부회장은 국제노동기구(ILO)에 "한국 노동시장과 노사관계가 법치주의를 바탕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사관계 당사자들의 다양한 입장을 균형 있게 고려해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 부회장은 1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ILO 본부에서 열린 제111차 ILO 총회에서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고 경총이 전했다.

이 부회장은 한국의 노동 상황에 대해 "경쟁국에 비해 파업으로 인한 근로 손실일수가 많고, 노동 관련 법·제도도 글로벌 기준에 뒤처져 있다"고 주장한 데 이어 "노동계의 과격한 파업과 불법행위에 공감할 수 없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나아가 현재 한국에서 추진되는 노동조합법 개정안, 이른바 '노란봉투법'을 거론하며 "사용자의 범위와 노동쟁의 개념을 명확한 기준없이 확대하고,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청구권까지 제한하는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며 "노사정의 충분한 협의와 합의 없이 강행된다면 산업생태계를 훼손하고 산업현장의 혼란을 가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한국 노동게가 주장하는 정부의 노동탄압은 사실과 다르다"며 "한국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노사 법치주의 확립에 노력하고 있다"며 ILO의 관심을 주문했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노동시장이 처한 위기와 변화의 상황에 대해서도 짚었다.

그는 “팬데믹이 종료되었지만 지정학적 분쟁, 식량·에너지 가격 상승, 기후 변화 등 복합적 위기를 마주했다”며 "세계 각국은 경제성장 둔화와 일자리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며 “글로벌 실업자 수가 2억7000만명에 달하고, 청년세대 5명 중 1명은 고용, 일자리, 훈련 어디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팬데믹으로 일하는 방식 변화가 가속화되고, AI, 로봇 등 기술발전으로 산업구조가 급변하고 있다”며 “이는 노사정 모두에게 도전과제이자 기회”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성장과 혁신을 가로막는 경직된 규제를 개선하는 노동시장 유연화는 매우 시급하고 필수적인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일자리는 경제적 안정과 불평등 해소, 나아가 사회통합을 증진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지속가능한 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노사정이 과거에 만들어진 제도 안에서 보장받던 기득권을 내려놓고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성장과 고용 창출의 선순환을 구축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강미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