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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춘의 Re:Think]북 도발에 '일본은 호들갑 한국은 무덤덤' 어느쪽이 정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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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춘의 Re:Think]북 도발에 '일본은 호들갑 한국은 무덤덤' 어느쪽이 정상일까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3.06.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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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김용춘 전국경제인연합회 팀장/법학박사

진짜 두려운 것은 안보불감증...평화는 튼튼한 안보의식으로 구현된다
제2의 민족상잔의 비극을 막는 길은 안보문제를 정쟁화하지 않는 것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발사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의 잔해가 서해에 낙하한 지 15일 만에 인양됐다. 사진은 합참이 공개한 발사체 잔해 ⓒ연합뉴스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발사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의 잔해가 서해에 낙하한 지 15일 만에 인양됐다. 사진은 합참이 공개한 발사체 잔해 ⓒ연합뉴스

지난 일요일은 6·25 한국전쟁 발발 73주년, 다가오는 7월 27일은 정전 70주년이 되는 날이다. 70여년전 6월25일 새벽 4시, 소련의 지원 등에 업은 북한은 탱크를 앞세워 기습남침을 단행했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탱크 한대 없었다. 기껏 있어봐야 일본이 철수하면서 남기고간 칼빈 소총과 박격포 몇 개가 전부였던 시절이다. 결국 3일만에 서울이 함락되는 등 속절없이 밀리기만 했다. 다행히 UN군이 참전하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가 겨우 전쟁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한국전쟁 당시 이 땅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목숨걸고 헌신한 국내외 용사만 321만명이었다.

한국전쟁 발발 초기, 우리나라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방심이었다고 본다. 침략 준비를 마친 북한 김일성은 1950년 6월 7일, 같은 민족끼리 평화통일을 하자며 8월에 남북총선거를 제안하는 등 평화공세를 폈다. 한국 지도부는 이에 속아 파티를 즐기고, 많은 군인들은 모내기철을 맞아 휴가를 갔다. 국민들도 통일되는 줄 알고 아무런 경각심을 갖지 않았다. 병력도, 무기도, 정신상태도 북한에 한참 뒤떨어져 있었건만 아무도 이에대한 대비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대한 대가는 수백만, 수천만명의 피와 눈물이었다.

김용춘 전경련 팀장/법학박사
김용춘 전경련 팀장/법학박사

이런 아픔을 겪었건만, 최근 우리 사회의 안보불감증은 점점 커지고 있는 것 같다. 민주노총 간첩단 사건이 발생했지만 국민들 관심은 그다지 크지 않다. 사실 민주노총이 보통단체인가. 우리나라 노총의 양대 산맥인데다 지난 정권에서는 실세 중의 실세였다. 지금도 민주노총의 힘은 여전하다. 국회, 정부, 지자체, 공기업, 언론 등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때로는 법위에 군림하기도 한다. 민주노총 간첩단 사건을 좀 과장되게 표현하면 우리나라의 심장 같은 곳이 뚫렸는데도 우리는 일개 범죄사건 수준으로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북한 미사일 도발에 무감각 해진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북한이 수시로 핵과 미사일 위협을 하는데도 강 건너 불구경이다. 오히려 진짜 강 건너에 있는 일본이 더 난리다. 지난 6.15에도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이를 인지하는 국민도 거의 없다.

지난 5월 31일, 서울시의 ‘경계경보’ 발령 사건도 왜 잘못 문자를 보냈냐는 질책만 할 뿐, 이번 기회에 우리나라의 국가 안보 능력을 점검하고 개선점을 찾아보자는 건설적인 목소리는 별로 들리지 않았다. 어느 나라건 안보는 적정대응이 아니라 최대 대응이 원칙 아닌가. 더욱이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대한민국이라면, 조금의 위험 징후만 있어서도 적극 대비태세를 갖추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이것은 안보의 기본이다.

일본 정부가 지난달 31일 새벽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키나와현에 대피령을 내렸다가 해제했다. 사진은 대피령을 내렸을 때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의 화면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지난달 31일 새벽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키나와현에 대피령을 내렸다가 해제했다. 사진은 대피령을 내렸을 때 전국순시경보시스템(J-ALERT)의 화면 ⓒ연합뉴스

물론 북한과 비교해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나 외형적 군사력이 우위에 있다 보니 국민들이 안심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의 안보상황은 결코 안심할 상황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경제력이 전투능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긴 하지만 결코 절대적이진 않다. 1970년대 베트남전이 이를 대변한다. 겉으로 보이는 군사력은 더더욱 믿을만한 것이 아니다. 군사력 평가에는 핵미사일 등과 같은 요소는 배제하고 재래식 무기 위주로 평가한다. 더욱이 전쟁은 워낙 다양한 변수가 상존하기에 결코 방심해선 안 된다. 군사력만으로 전쟁이 판가름 나는 것이었다면,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지금처럼 1년 넘게 지속되진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주변 정세가 안정적인 것도 아니다. 북한은 여전히 호전적이고, 중국도 대만을 비롯하여 곳곳에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대결도 점점 강대강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불똥이 어디로 튈지 알 수가 없다.

결국 스스로 지킬 능력을 갖추는 것 이외에 다른 답은 없다. 그리고 이는 튼튼한 안보의식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북한의 도발에, 간첩 사건에 최소한의 경각심은 있어야 한다. 국회도 안보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선 안 된다. 그것이 제2의 민족상잔의 비극을 막는 가장 쉽고도 기본적인 왕도(王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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