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산업뉴스]‘영업사원 1호’를 자처한 윤석열 대통령의 세일즈외교가 베트남에서도 통했다. 현 정부 출범이후 역대 최대규모인 205명의 경제사절단이 베트남을 방문해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111건의 MOU를 체결했다.
윤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 이틀째인 23일(현지시간) 경제사절단과 베트남 기업인들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111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윤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을 계기로 전날(현지시간) 진행된 무역상담회에서 우리 중소·중견기업 100여개사가 540여건 이상의 상담을 통해 56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현장에서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하노이의 한 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관으로 개최된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양국 기업인들의 대규모 MOU 체결을 격려하고 사의를 표했다.
이번 포럼에는 한국 경제사절단을 포함하여 한국 정부와 기업인 300여명, 베트남 정부 및 기업인 300여명 등 총 600여명이 참석해 호황을 이뤘다.
이번 포럼을 계기로 방산, 소비재, 헬스케어, 식품 등 교역 분야에서 54건의 MOU가 체결됐다. 또한 전기차, 첨단산업 등과 관련한 28건의 기술협력 MOU, 핵심 광물, 온실가스 감축 등 공급망·미래 협력을 위한 29건의 MOU 등 역대 최대인 총 111건의 MOU가 체결됐다.
윤 대통령은 "서울과 하노이의 물리적 거리는 3천km가 넘지만, 양국은 무역, 투자는 물론 인적교류, 문화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부문에서 중요한 핵심 파트너가 되었다"며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 애쓴 양국 경제인들의 노력에 감사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무엇보다도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활력이 저하되고 있는 양국 간 무역의 역동성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소비재, 플랜트,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관계를 심화시키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걸맞게 수평적 협업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블록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자유무역체제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은 자유무역체제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국가들로, 함께 협력해 자유무역체제를 굳건히 지켜내야 한다"며 "탄소중립 등 글로벌 어젠다에서도 함께 대응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번 포럼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구광모 LG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을 비롯한 동행한 350여명의 경제사절단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정부 고위인사가 참석했다.
베트남측에서는 응우옌 찌 즁 기획투자부 장관, 쩐 반 선 총리실 장관, 응우옌 홍 지엔 산업무역부 장관, 레 민 호안 농업농촌개발부 장관, 응우옌 민 부 외교부 차관 등 13개 부처의 장차관을 비롯해 황 반 광 페트로베트남 전력공사 이사장, 응웬 탕 홍 소비코그룹 회장, 부이 김 투이 빈그룹 이사 등 정·재계 인사 250여명이 총출동해 한국과의 경제협력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포럼 환영사에서 “지정학 갈등, 디지털 격차, 기후변화, 보건·식량위기 등의 직면한 문제는 한국과 베트남이 솔루션을 만들어나 갈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지정학적 차원에서 한국 기업들은 보다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고 있는데, 정치, 안보적 외풍에서 자유로운 베트남은‘효율성’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최적의 투자처"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앞으로의 30년은 양국이 전통 산업을 넘어 ESG기반의 지속가능한 성장의 길을 새롭게 만들어 갈 시기"라며 강조했다. 이어 "그 차원에서 베트남 정부가 2021"녹색 성장을 위한 국가전략"을 발표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한 산업 구조의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미 한국 기업들은 여기 베트남에서 풍력, 태양광, 탄소포집, 수소 등 신재생 에너지 믹스에 기반한 녹색성장 전략의 수립과 이행을 위한 여정에 적극 참여해 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외에도 차세대 통신망, 핀테크, 모빌리티, 헬스케어, 그리고 대체 에너지원 투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생 협력 모델이 계속 만들어 지고 있다"며 "한국과 베트남이 깊은 신뢰 하에서 양국은 물론, 인류 공동의 문제를 함께 풀어 가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베트남 기업인들은 지난 수교 30년간의 역사를 발판으로 새로운 30년으로 나아가기 위해, 공급망 확보, 기후변화 대응, 디지털 경제 전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 협력하기로 다짐했다.
정부는 "안정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협력 기반이 마련됐다고 보고 금번에 체결된 MOU가 구체적인 협력 성과로 조기에 가시화되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1992년 수교 이후 꾸준히 교류를 확대해왔다. 베트남은 한국의 3대 교역국이자 약 9000개의 기업들이 현지에 진출해 있다. 지난해에는 최대 무역수지 흑자국으로 올라섰다. 한국 역시 베트남의 1위 해외직접투자(FDI) 국가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되기도 했다.
베트남은 희토류와 보크사이트 매장량 세계 2위, 텅스텐 세계 3위 등 핵심 광물이 풍부한 국가다. 새로운 30년을 열기 위한 비즈니스 포럼으로 공급망, 기후변화, 디지털 분야에 대한 협력 방안과 양국의 상생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논의가 이어졌다.
한편 윤 대통령은 양국 미래세대 간 연대를 적극 지원하는 활동도 이어갈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를 위해 오는 24일 삼성 R&D센터를 방문해 양국의 청년들을 만나 디지털 분야 교류 활성화 방안을 청취할 예정이다. 향후 한국은 베트남과의 미래세대 교류를 △베트남 청년 세대의 역량 강화 △스타트업 교육 △연구개발 협력 등의 형태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