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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좌충우돌]민주당을 좀 먹게 하는 문재인 vs 이재명 한판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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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근의 좌충우돌]민주당을 좀 먹게 하는 문재인 vs 이재명 한판승부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3.08.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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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이종근 시사평론가

친명의 문재인 난타, 오연호가 멍석 깔고 추미애 최강욱이 씹어대고
친문은 포스트 이재명 겨냥 청년층 수도권 공략 방법 토론회 열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과 이재명의 신경전이 이제 공방을 넘어 한판 승부로 비화될 조짐이다. 지난해 연말에는 ‘개달력’을 놓고 ‘개딸’들과 '문파'들이 ‘개싸움’을 벌이더니 최근엔 윤석열 정부 탄생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를 놓고 전면전을 예고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대선 패배와 당지지율 하락의 책임이 지난 대선후보이자 현 당대표인 이재명의 사법리스크에 있다는 문파의 주장이 우위를 점해왔는데 이젠 그 책임이 윤석열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한 문재인에게 있다는 친명 개딸들의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김용민 전 나꼼수 멤버이자 평화나무이사장은 자신의 유튜브에서 손혜원이 오마이뉴스 손병관 기자에게 한 말을 전해들었다면서 윤석열 총장 임명의 배후가 문재인 자신이었다고 주장했다. ‘충격! 윤석열이 검찰총장이 된 이유’라는 제목의 이 방송에서 김용민은 손혜원이 친구인 김정숙에게 “윤석열은 도대체 누구 얘기를 듣고 앉힌 거냐. 양정철이 추천해서 문 대통령이 고민 끝에 임명한 것 아니냐”고 묻자 김정숙이 “그게 아니고 우리가 부탁한 거야”라고 답하더라고 말했다. 김용민은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청와대 사저로 불러서 식사를 같이 하며 검찰총장을 맡아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한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김용민은 문재인이 직접 선택했다는 것이 충격이라고 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
이종근 시사평론가

손혜원과 김정숙의 대화를 김용민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진 손병관의 소속사 오마이뉴스 대표 오연호는 최근 문재인의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론을 시리즈 인터뷰를 통해 부각시키고 있다. 첫 번째 인터뷰이가 추미애다. 추미애는 지난 6월 29일 오연호가 진행하는 유튜브채널 ‘오연호가 묻다’에 출연, 자신의 법무부 장관직 사퇴 배경에 대해 언급하며 의원면직이 아닌 타의에 의한 사퇴였다고 하면서 그 강압의 주인공이 문재인이었다고 주장했다. 2020년 12월 16일 청와대에서 문재인을 독대한 추미애가 자신이 검찰 인사를 개혁적으로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계속 장관직을 유지하고 싶다는 뜻을 강력하게 피력했지만 문재인은 그 요청을 묵살하고 추에게 물러나 달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당시에도 이럴 것이라고 짐작은 했지만 그 상황을 당사자인 추미애가 언급하니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는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 문재인 책임이라고 폭격한 셈이 된 것이다. 

오연호는 문재인을 겨냥한 유튜브 시리즈 2탄으로 최강욱을 내세운다. 최강욱은 오연호와의 인터뷰를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해 중대흠결이 있다고 보고했음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이유는) 나로선 알 수 없다. 문 대통령은 곧 임명을 후회한다고 말했다”고 문재인의 판단에 문제가 있었음을 강조했다. 최강욱은 문재인이 당시 윤 총장에게 정치하려면 그만 두라고 말해야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추미애와 최강욱은 문재인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공복이다. 임면(任免)과 관련된 불만이 있더라도 입 밖에 내서는 안될 임명직 공무원 신분인 두사람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우유부단하고 정세 판단에 결정적 문제가 있는 자로 공격하는 모양새다.

오연호는 스스로 문재인 정부 탄생의 일등 공신을 자처한 인물이다. 오연호는 2002년 노골적으로 문국현 대통령 만들기에 나선 바 있고 2012년에는 안철수를 띄워주는 ‘안철수 세상을 바꾸고 싶다’라는 책을 내기도 했으며 무엇보다 조국과 함께 ‘진보집권플랜’을 펴내며 당시 선거마다 연전연패로 상심한 좌파 지지층을 위무하는등 대선때마다 킹메이커가 되고 싶어 안달이 났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문재인에게 있어 오명이 될 수 있는 내용을 시리즈로 기획한 이유는 자명하다. 

민주당 지지율 하락은 윤석열을 총장으로 임명하고 대통령으로 만들어 검찰독재를 할 수 있게 만든 문재인과 이낙연과 그들의 추종자 때문이라는 프레임을 설정하여 이재명에게 면죄부를 주고 공천 주도의 정당성을 확보케 하는 것. 그런 다음 윤 정부 탄생의 책임 있는 자들이 청산돼야 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당원들이 직접 검찰독재를 막아낼 수 있는 인물로 공천을 할 수 있게 참여의 기회를 넓혀야 한다는 논리로 민주당에 뿌리가 없는 이재명을 위한 이재명에 의한 이재명의 공천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이재명의 묻지마 응원군 개딸들은 이미 5개월전부터 문재인을 처단해야할 수박 7적에 첫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3월 3일 온라인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표, 친문·비명계 의원 일부에 대해 ‘수박, 국짐(국민의힘 비하 표현) 첩자 7적 처단하자’는 이미지가 나돌았다. 이 이미지에는 문재인 이낙연을 비롯 강병원 윤영찬 이원욱 김종민 이상민 등의 전화번호를 명기해 문자폭탄의 좌표를 찍었다.

지난 3월 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개된 '수박, 국짐 첩자 7적 처단하자' 포스터
지난 3월 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개된 '수박, 국짐 첩자 7적 처단하자' 포스터

위기의식을 느낀 문재인 측은 “대통령님이 보자고 하신다”며 오는 25일 양산으로 자신의 최측근들, 주로 청와대에 있다가 국회의원이 된 '초금회' 소속 친문 의원들을 소집한 것으로 보도됐다. 당사자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결집하고 있다는 징후는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문재인은 이재명의 사법리스크가 정리되면 적폐청산 시즌2의 대상이 자신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자신을 지켜줄 의원들이 22대 국회에 유의미하게 진출하지 못할 경우 자신이 청와대에서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게 휘둘렀던 칼이 부메랑이 돼 자신에게 날아오는 것을 무기력하게 지켜봐야하는 처지에 놓일 것이다.

자신들의 추악한 범죄 혐의를 덮어버리고 구속당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며 서로를 제물로 삼으려는, 전직 대통령과 현직 당대표의 몸부림은 '자피생충'(自皮生蟲)이라는 사자성어를 떠올리게 한다. 가죽에 기생하는 좀이 자신이 몸담고 있는 가죽을 먹게 되면 가죽도 없어지고 마침내 좀도 살 수 없게 된다. 당이 어찌 되든 세상이 어찌 되든 각자의 팬덤들을 결집시키고 현피를 뜨게 하면서 민주당은 지금 좀 먹고 있다.

*이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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