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상사가 소리지를 때 감정 드러내지 말고 업무 관련 대화만
②날 싫다는데 굳이 잘 보이려 쓸데없는 시간 낭비하지 말기
③상대방이 무슨 말 하든 마음 속으로 ‘반사’를 외치면 그만
일본의 한 회사가 ‘상사 선택제’를 도입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시에 있는 사쿠라 구조라는 설계회사이다. 2006년 설립돼 빌딩·아파트 등 건물 내진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이 회사에는 현재 1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 회사에는 ‘반장 매뉴얼’이란 것이 있는데, 이 책자엔 반장(반의 책임자)이 자신의 업무스타일을 소개한 표가 있다고 한다. 직원들이 이것을 보고 상사를 직접 선택해 근무하는 제도다. ‘상사 선택제’가 시작되기 전엔 이직률이 11.3%였지만, 제도가 시작된 뒤 이직률은 점점 내려갔고 현재는 0%라고 한다.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순간은 언제인가? 이 질문에 ‘업무가 힘들어서’ 라고 답하는 사람보다 ‘직속 상사때문에’라고 말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사회생활을 잘 하려면 상사에게 잘 보여야 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상사 선택제’가 도입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 당장 우리 회사에도 이런 제도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이 기사를 읽는 순간 생겼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상사를 바꾸기는커녕 당장 내일 상사가 나를 바꿀까봐 눈치 보며 직장생활해야 하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사회에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질문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능력있고 모두에게 인정받는 사람’, 그래서 ‘돈도 많이 벌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대답할 것이다. 당연한 대답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이유없이 나를 미워하는 상사, 나를 만만하게 보고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괴롭고 직장생활 하루하루가 지옥일 것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는 꼭 직장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사람은 누구나 모두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다. 직장에서는 상사에게 더 잘 보이고 싶고, 더 기대에 부응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한다. 특히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에겐 더욱 더 이런 심리가 발동한다. 나를 괴롭게 하는 이에게 더 잘 하려고 노력하지만 상대방은 나를 힘들게 하는 짓을 멈추지는 않는다. 나의 직무능력을 평가하는 상사를 바꿀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직장을 관둘 수도 없다. 어떻게 하면 나를 만만하게 보는 이들의 공격을 멈추게 할 수 있을까.
첫째, 감정을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 과거 필자에게도 참 특별한 상사가 있었다. 그는 유치하게도 늘 딸 자랑과 명품 옷에 집착했다. 그런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 모두가 명품가방을 사야 했고 업무시간엔 듣고 싶지 않은 딸 자랑얘기를 계속 들어야 했다. 또 다른 상사는 감정 컨트롤이 잘 안되는 분이었다. 어느 날 자신의 감정을 주체 못하고 그날도 직원들 앞에서 소리를 지르다가 그만 쓰러지고 말았다. 이런 두 명의 상사를 모시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감정을 필요 이상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을 배웠다. 업무적인 대화 이외의 사적인 대화는 하지 않았다. 소리를 자주 지르는 상사와의 대화에선 더욱 감정을 절제하며 업무에 필요한 말 외엔 하지 않았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상대방의 말에 어떡하든 꼬투리를 잡는다. 일을 잘 해도, (일을) 못해도 마찬가지다. 내가 회사를 관둘 생각이 없다면 이런 유형의 상사와는 사적인 대화나 필요 이상의 응대를 하지 않고 업무에 집중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둘째, 그럴수록 더 자신에게 투자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거란 생각은 버려야 한다. 간혹 이유없이 싫고 불편한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상대방도 마찬가지다. 시쳇말로 코드가 잘 맞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다. 상대방이 나를 그냥 싫다는데 굳이 더 잘 보이려고 쓸데없는 시간 낭비하지 말자. 차라리 그 시간에 업무능력을 더 키우든지 자기관리에 힘쓰는 게 훨씬 유익하다. 사회 생활은 능력이다. 능력이 좋으면 모든 게 해결된다. 상대방 보다 내가 더 잘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업무에 필요한 지식과 능력을 더 키워야 한다. 회사에 그 상사 한 명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상사도 그 위 상사의 눈치를 보며 직장생활하는 사람에 불과하다. 모두에게 더 매너있게 행동하고 멋지게 실력 발휘를 한다면 그 위 상사 또는 동료들로부터 좋은 평을 받을 수 있고 결국 함부로 할 수 없는 사람이 된다.
마지막으로 무시하거나 침묵하라. 상대성이론으로 유명한 물리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약한 자는 복수한다. 강한 자는 용서한다. 똑똑한 자는 무시한다”는 명언을 남겼다. 용서가 도저히 안된다면 무시해 버려라. 어디든지 말이 안통하는 사람, 즉 소통이 안되는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사회생활은 뱀처럼 똑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말이 안통하는 사람에게 굳이 시간투자하면서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호소할 필요는 없다.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든지 마음 속으로 ‘반사’를 외치면 그만이다. 때론 침묵이 더 무서울 수 있다. 내가 감정을 드러내면 드러낼수록 약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내가 침묵할수록 상대방은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해 안절부절 할 것이다. ‘똥이 무서워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란 속담이 있다. 그저 그 상황을, 오늘을 즐기면 된다. 창대한 내일은 금방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