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적으로 사회주의의 폐해를 품고 있음에도 몰라
중도층 민주당이 유사 사회주의라는 사실은 알지못해
윤석열 대통령이 이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국정 지지율이 떨어졌다가 다시 회복 중이다. 우리 국민은 이제 이념의 시대는 갔다고 생각하여 이념의 중요성을 강조한 윤 대통령이 생뚱맞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념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념이 곧 정책 노선이기 때문이다. 다만, 직설적으로 이념을 강조한 윤 대통령의 화법이 대중의 정서에 맞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치 초년생인 윤 대통령이 ‘정치적’이지 못했다고 볼 수는 있겠다.
왜 대중은 이념을 강조하는 데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실상 사회주의의 가치, 곧 사회주의 이념이 우리 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데도 왜 그걸 깨닫지 못하는 걸까. 그건 사회주의가 다른 얼굴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다른 얼굴을 나는 ‘유사 사회주의’라 부른다. 유사 사회주의는 때론 복지라는 이상으로, 때론 서민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치의 얼굴로 나타나기에 대중은 그 본질과 이면을 바라보지 못한다.
대중은 우리 사회를 자유 민주사회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물론 우리 헌법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충실한지는 의문이다. 우리 헌법이 개인의 자유를 얼마나 보호하는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서 자본주의라는 말은 긍정적인 의미에서보다 부정적인 의미에서 다루어지는 경우를 곧잘 찾아볼 수 있다. 자본주의에 대한 대중의 오해는 크다. 자본주의에 대해 돈이 모든 걸 해결해주는 비도덕적인 체제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그건 오해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구분하는 단 하나의 척도는 사유재산을 인정하고 보호하느냐 여부이다.
도덕적으로 볼 때 혹 사회주의가 도덕적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도덕적으로 보자면, 사회주의보다 자본주의가 훨씬 더 우월하다. 자유민주주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에서나 가능하며. 사유재산을 인정하는 자본주의에서만 개인의 자유가 지켜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 자유가 정치적 자유까지 보장해준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사회주의는 오히려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은 체제다. 사회주의에서 개인의 자유는커녕 개인 자체의 존재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 곧 개인의 자유 또는 인간의 존엄이 보호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사회주의는 필연적으로 전체주의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기억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에 대한 오해로 인하여 본질적으로는 사회주의이면서도 사회주의가 아닌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많은 제도와 정책들이 대중의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서민을 위한다는 미명 아래 유사 사회주의가 판을 치는데도 자본주의에 대한 오해, 다시 말해 반자본주의가 선하다는 오해로 인하여 대중은 유사 사회주의의 유혹에 쉽사리 넘어간다. 그래서 전체주의의 유령이 배회하고 있음에도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우리 사회에서 사회주의 이념을 신봉하던 사람들은 현실 사회주의의 몰락으로 사회주의 이념을 폐기한 게 아니라 오히려 내면화했다. 그로 인하여 사회주의 이념이 오늘날 오히려 더 맹위를 떨치고 있다. 유사 사회주의여서 그것을 주장하는 사람들 자신도, 대중도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말이다.
유사 사회주의가 위험한 건 그것이 본질적으로 사회주의의 폐해를 품고 있음에도 대중은 그런 사실을 깨달을 수 없기 때문이다. 노골적으로 사회주의 및 전체주의를 표방하면 대중의 판단이 쉽지만 민주주의로 포장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위한다거나 복지를 표방하고 있어 그 실체가 정확하게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대중은 정확한 판단을 하기 어렵다. 그래서 대중은 속절없이 세뇌당할 수밖에 없다.
유사 사회주의를 정치적으로 대표하는 집단은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다. 이들은 문재인 정권 5년을 통해 유사 사회주의를 원 없이 실험해봤다. 그 결과는 당연히 무참한 실패로 귀결되었다. 사회주의의 실패가 필연이었듯 유사 사회주의도 필연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의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국회에서 압도적 원내 제1당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기에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자신들이 추구하는 바를 입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2023년 현재 실질적인 국정 책임자는 민주당이라 할 수 있다.
국민은 착각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임기 중이므로 윤석열 정권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은 온전히 윤석열 정권이라고 말할 수 없다. 입법권이 민주당의 손안에 있는 한 여전히 한국의 국정은 민주당이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보아 무리가 없다. 따라서 현 상황은 민주당 정권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잘 알다시피 우리 사회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자신이 전체주의적 유사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정치집단을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을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단지 자신이 진보적이어서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중도를 표방하는 유권자들도 민주당의 노선이 유사 사회주의라는 사실은 알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어쩌면 보수적 성향의 유권자들조차 그런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을지 모른다. 유사 사회주의라는 개념이 정치학적으로나 사회학적으로 자리 잡은 게 아니기 때문이다.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여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한다면 윤석열 정부는 지금과 같은 식물 정부의 신세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면 자유시장경제 노선이 퇴색하게 되어 대한민국의 앞날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반드시 총선에서 이기지 않으면 안된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행보에 온통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인 위원장의 혁신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윤 대통령이 인 위원장과 뜻을 같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윤 대통령은 앞에 나서지 않으면서도 인 위원장의 혁신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지금은 인요한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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