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단단해졌다는 윤미향, 암컷 사과 안하는 최강욱
책 펴낸 조국 부부와 이들을 응원하는 민주당의 천박함
#장면1.
지난주 오후 서울의 어느 식당. 대여섯 명의 남자들이 둘러앉아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처음에는 별 대화가 없이 그저 일상의 이야기를 옆 사람과 나누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 사람이 목소리를 높였다. 아마도 곁에 있던 사람과 의견이 엇갈린 듯했다.
“아니. 입증할 수 있어?”
그 식당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 자리로 쏠렸다.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인데 뭘 더 입증해?”
알고 보니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싸고 언쟁을 벌이다가 언성이 높아진 것이었다. 한 사람이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암컷” 발언에 대해 여성 비하는 물론 막말이 아니라 ‘사실’이라고 주장하며 김 여사가 윤 대통령 위에 군림하고 있다고 주장하자 상대방이 반발하며 벌어진 사태였다. 김 여사를 비난한 그 사람은 김 여사에 대해 심지어 사창가 여인에 빗대 ‘〤〤’라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서슴지 않았다.
김 여사를 비난한 사람 곁에 있던 사람이 분을 참지 못하고 “헛소문을 갖고 퍼스트레이디를 그렇게 욕해서 국격을 훼손하는 것 말고 얻을 게 뭐가 있느냐”며 “그런 유언비어보다 더 걱정은 누가 봐도 도둑〤인 이재명이 제1야당의 대표라는 사실”이라며 “이재명 때문에 몇 명이 자살을 당했느냐?”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상대방도 지지 않고 “이재명이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게 하나라도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면 2.
윤미향 의원이 지난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윤미향과 나비의 꿈’ 북콘서트를 열었다. 당초엔 최강욱 전 의원이 사회를 맡아 진행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암컷’ 막말 파문을 의식한 듯 나오지 않았다. 최 전 의원이 사회를 맡았다면 윤미향과 최강욱의 ‘환상적인’ 조합이 이루어졌을 것인데 윤이나 최 모두 그걸 의식했던 모양이다.
이날 북콘서트에는 윤 의원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민주당 의원 등 다수가 참석했고,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은 영상을 통해 그를 응원했다. 윤 의원은 인사말에서 “지난 3년 7개월 동안 더 넓고 단단해진 윤미향의 모습으로 인사드릴 수 있어 감사하다”며 “숨만 쉬어도 혐오적인 제목으로 기사가 되어서 움츠려 있던 저에게 ‘윤미향 애썼다’,‘끔찍한 표현으로 기사가 나와도 마음에 새기지 말라’, 그리고 ‘할머니들과 한 약속, 베트남 성폭력 피해자 등과 한 약속만 생각하면서 계속 걸어가라’ 그렇게 윤미향에 대한 위로와 격려의 글쓰기였다”고 저술에 대해 말했다. 그는 또 “언론보도와 검찰의 기소, 재판과정을 통해 왜곡된 저는 전국 구석구석에서 정말 유명한 사람이 됐다”고도 했다.
두 장면은 잘못을 저지르고도 자신은 정의의 편이라고 믿는 민주당 사람들과 그 지지자들의 비뚤어진 도덕관을 여실히 보여준다. 최강욱의 김건희 여사에 대한 ‘암컷’ 도발을 고소해하며 술자리 안줏거리로 삼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행태나, 위안부 할머니들을 앵벌이로 삼아 사익을 취한 윤미향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민주당 사람들의 행태는 우리 사회의 도덕적 붕괴 상황을 보여준다. 왜 그들은 잘못을 저지르고도 그 잘못을 깨닫지 못할까. 그러니 부끄러울 일도, 뉘우칠 일도 없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응원 메시지를 보낸 것은 공당의 책무와 그에 따르는 무게를 망각한 행태다. 민주당은 윤 의원이 위안부 할머니들을 악용하여 돈을 편취, 물의를 빚자 그들 출당시켰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윤 의원과 결연해야 하지 않는가. 그런데 원내대표가 윤 의원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은 공식적으로 윤 의원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대중에 전하는 행위다. 결국 민주당은 도덕이라는 불편한 옷을 벗어 던짐으로써 그 속박에서 벗어나고자 한 꼴이다. 도덕 따위는 거추장스러운 형식일 뿐이어서 거기에 얽매일 이유가 없으며, 내용에 있어서는 자신들이 도덕적 올바름의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고 자위하는 것이다.
얘기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응원 영상에 이르면 그들만의 도덕 기준의 적나라한 실상을 알 수 있다. 조 전 장관은 “책의 맨 앞부분을 보면 지난 시간 윤 의원이 검찰과 언론에 의해서 어떠한 마녀사냥을 당했는지 생생히 기록돼 있다”며 “저는 그 부분을 읽으면서 울컥했다. 동병상련의 마음이었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윤 의원이나 자신이 마녀사냥의 제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음을 거리낌 없이 드러냈다. 하기야 그러니 자신도 딸과 함께 북콘서트를 열어 민주당 지지자들의 맹목적 지지를 마음껏 누렸을 것이다. 나아가 “비법률적 방식으로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비논리적인 궤변으로 총선 출마의 운을 띄우는 ‘담대함’을 보일 수 있었던 게 아니겠는가.
우리 사회에서 특히 좌파 진보 진영은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나 ‘공정이라는 착각’ 등의 저서에 열광해 왔다. 샌델의 책을 읽고 나면 “그래서 어쩌라고(So What)?”라고 묻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자유주의와 시장경제의 세계를 신랄하게 비판한 뒤 기껏 한다는 말이 공동체를 위한 미덕이 중요하다는, 알 듯 모를 듯한 얘기다.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해 놓고는 후련한 해법이나 정답은 내놓지 않은 채 ‘고민해 보아야 한다’는 식으로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는 것이다.
이렇듯 두루뭉술하게 자신을 포장하는 마이클 샌델류의 정의관이나 도덕관은 공동체 속으로 도피함으로써 자신의 부도덕함을 감추어 버리는 좌파 특유의 술책의 토대가 된다. 그들의 그런 행태는 한 인간으로서의 자기 자아를 포기해버리는 것이다. 그들에게 인간의 존엄함이란 그저 하나의 ‘프로파간다’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프로파간다는 그래서 진실을 담지 못한다. 그저 대중을 현혹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서 도덕은 사실상 붕괴 상태다. 좌파는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 자체를 바꿔버렸다. 그러다 보니 ‘우리’와 ‘그들’의 도덕만이 있을 뿐이며,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정반대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판단한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증오와 분노만이 에너지로 작동하며 적대적 감정이 정치를 지배하게 된다. 지금의 우리 사회가 딱 그 짝이다. 위장탈당 전력을 '훈장'처럼 여기는 민형배 민주당 의원이 윤 대통령에 대해 "탄핵으로 '발목때기'를 분질러 놨어야 한다"는 막말을 자랑처럼 쏟아낸 것도, 그럴수록 열성 지지자들의 박수를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 희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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