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06-26 21:55 (수)
"이재용 회장도 5번 관람" ... 호암미술관 기획전, 6만명 발길
상태바
"이재용 회장도 5번 관람" ... 호암미술관 기획전, 6만명 발길
  • 김석중 기자
  • 승인 2024.06.04 2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호암미술관 불교미술 전시 ‘흥행몰이’ ... 하루 1천명 방문
백제 금동 관음보살 입상 등 세계 각지서 수집한 92점 전시
삼성 3代에 걸친 문화공헌의 산실
백제 금동 관음보살 입상 ⓒ호암미술관
국내에서 일반인에 최초로 공개된 '백제 금동 관음보살 입상' ⓒ호암미술관

[매일산업뉴스]삼성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호암미술관의 대규모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을 찾은 관람객이 6만명을 넘어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이번 전시를 5번이나 관람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3월 27일 개막한 전시는 그동안 불교 미술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여성에 초점을 맞춰 '젠더'의 관점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의 불교 미술을 조명했다.

4일 삼성에 따르면 '연꽃처럼'은 지난해 대대적인 리노베이션 이후 호암미술관의 첫 고미술 기획전이자 한국과 일본, 중국 3개국의 불교미술을 '여성'이라는 키워드로 본격 조명한 세계 최초의 전시다.

특히 해외 개인 소장가로부터 대여해 온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금동 관음보살 입상'은 국내에서 일반인에 최초 공개하는 작품이다. 고려시대 국보급 작품인 '나전 국당초문 경함'은 전 세계에 단 6점만이 남아있는 진귀한 명품이다.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불설대보부모은중경', '궁중숭불도', '자수 아미타여래도' 등도 감상할 수 있다. 

이건희 선대회장의 기증품이 이병철 창업회장이 만든 미술관에 다시 돌아와 세계적인 명품들과 나란히 '세계 최초' 전시되는 특별한 인연도 관심을 끈다.

삼성문화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감지금니 묘법연화경 권1-7’, ‘아미타여래삼존도’, ‘아미타여래도’, ‘석가여래설법도’ 등 4점도 이번 전시를 통해 일반에 최초로 공개됐다.

고려 나전 국당초문 경함 ⓒ호암미술관
고려시대 국보급 작품 '고려 나전 국당초문 경함' ⓒ호암미술관
호암미술관의 기획전 '연꽃처럼전 전시 전경 ⓒ호암미술관
호암미술관의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전시 전경 ⓒ호암미술관

호암미술관은 이번 기획전의 기획과 전시에 5년의 시간을 들였다.

전시에 포함된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소장 ‘수월관음보살도’같은 고서화는 자국 소장처에서도 자주 전시하지 않고, 한번 전시되면 상당 기간 작품 보존을 위해 의무적인 휴지기가 있다. 그만큼 전시되는 기회 자체가 드들다.

해외에서 중요 작품 한 두 점을 대여해 전시하는 경우는 있지만 한국과 일본, 미국, 유럽에 소재한 27개 컬렉션에서 불교미술 걸작품 92점(한국 48, 중국 19, 일본 25)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는 극히 이례적이다. 92건 중 한국에 처음 들어온 작품은 47건이다.

이번 전시는 해외 미술 전문가들에게도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이솔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미술학과 교수는 "불교미술 전시에서 볼 수 없었던 공간 연출이 매우 인상적"이라며 "곡선으로 연출한 관음보살도 공간에 이어 직선으로 구획된 백자 불상(백자 백의관음보살 입상) 공간이 이어지는 연출이 현대미술 전시장을 보는 것 같이 신선했다"고 평했다.

이데 세이노스케 일본 규슈대 교수는 "귀중한 작품들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재회해 한 자리에 늘어선 모습이 장관이었다"며 연구자들의 염원을 이뤄준 전시회"라고 평가했다.

해당 전시는 오는 16일 폐막을 앞두고 하루 평균 1000명의 관람객이 찾고 있다. 미술애호가로 알려진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방문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호암미술관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기획전에서 '디지털 돋보기'를 시연하고 있는 관람객들 ⓒ호암미술관
호암미술관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기획전에서 '디지털 돋보기'를 시연하고 있는 관람객들 ⓒ호암미술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비즈니스 미팅을 위해 만난 주요 외빈들과 이번 전시를 5번이나 관람하며 한국 전통 문화를 소개하고 국내 문화·예술 발전에 대한 삼성의 노력과 기여를 설명했다.

이 회장은 함께 방문한 일행들에게 '감지금니 묘법연화경'을 확대해 세밀하게 감상할 수 있는 '디지털 돋보기'를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감지금니 묘법연화경'은 당대 최고 권력자의 어머니였을 진한국대부인 김씨가 1345년 조성한 작품이다.

이 회장과 유가족은 2021년 이건희 선대회장이 수십년간 모아 온 작품 2만3000여점을 국가에 기증한 바 있다.

기증 문화재에는 국보 제216호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보물 제2천015호인 '고려천수관음보살도', 보물 제1393호로 단원 김홍도 마지막 그림이라고 알려진 '추성부도' 등이 있다.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호안 미로의 '구성',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과 샤갈, 피카소, 르누아르, 고갱, 피사로 등의 작품도 기증했다.

이병철 창업회장과 이건희 선대회장, 이재용 회장은 3대에 이어 국내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호암미술관 전경 ⓒ호암미술관
호암미술관 전경 ⓒ호암미술관

호암미술관은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이 30여 년에 걸쳐 수집한 미술품을 기반으로 1982년 4월 22일 개관했다.

호암미술관 설립은 해외에 유출되고 산지사방으로 흩어져 소멸될 위기에 놓인 귀중한 민족문화의 유산들을 수집∙보호하기 위해 미술관 뿐만 아니라 문화전반에 걸친 교육과 향유의 장을 구상하고자 하는 이병철 창업회장의 의지로부터 시작됐다.

이병철 창업회장은 특히 개인적으로 모아 왔던 문화재 1167점(국보·보물 10여점 포함)을 1978년 삼성문화재단에 기증했다.

이병철 창업회장은 지난 1982년 호암미술관개관식에서 "그동안 따뜻한 애정을 갖고 문화재를 모으는 데 정성을 기울인 것은 그것이 민족문화의 유산을 지키고 민족의 자긍심을 높이는 데 일조가 되리라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2004년 개관한 리움미술관을 한국 미술계의 메카로 키워냈다. 호암미술관의 상징인 전통정원 희원도 한국 정원을 보존, 전승해야 한다는 선대회장의 뜻에 따라 새롭게 조성됐다.

호암미술관 내 전통정원 '희원'의 황금연못 ⓒ호암미술관
호암미술관 내 전통정원 '희원'의 황금연못 ⓒ호암미술관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