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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ㆍ정유경 '독자경영' ... 신세계그룹 계열분리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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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ㆍ정유경 '독자경영' ... 신세계그룹 계열분리 선언
  • 문미희 기자
  • 승인 2024.10.30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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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경, (주)신세계 회장 승진
2011년 이마트 인적 분할 이어 얽힌 지분도 순차 정리
한채양 이마트 대표 사장 승진·신세계야구단 대표는 상무보 발탁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왼쪽),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회장 ⓒ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왼쪽),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회장 ⓒ신세계그룹

[매일산업뉴스]신세계그룹이 30일 전격적으로 계열 분리를 선언하면서 정용진 그룹 회장과 이번에 ㈜신세계 회장으로 승진한 정유경 총괄사장 남매가 실질적인 독자 경영의 길을 가게 됐다.

10년 넘게 이어져 온 '한 지붕 두 가족' 체제가 막을 내리는 수순을 밟게 된 셈이다. 예정된 수순이라는 분석과 함께 사업 리스크 분산과 본업 경쟁력 강화 등의 다목적 포석이 깔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30일 정기 임원인사에서 정유경(52) 총괄 사장이 ㈜신세계 회장으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5년 12월 신세계 총괄사장으로 승진한지 9년 만으로, 부회장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회장이 됐다.

신세계그룹은 “정유경 회장 승진은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계열 분리의 토대 구축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룹을 이마트와 백화점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분리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뜻으로,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원활한 계열 분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역량을 모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올해 3월 정용진(56) 신세계그룹 총괄부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승진했고, 모친 이명희 회장은 그룹 총괄회장이 됐다.

앞으로 정유경 회장은 계열 분리되는 백화점 부문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그는 국내 주요 200대 그룹과 60개 주요 중견기업 중 1970년 이후 출생한 여성 회장 1호가 됐다.

정유경 회장은 1996년 조선호텔 상무로 입사했으며 대중과 소통을 중요시해온 오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달리 조용한 경영 스타일을 보여왔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계열 분리를 하려면 기업이 친족독립경영을 신청하고, 상장사 기준 상호 보유지분 3% 미만·비상장사 기준 10% 미만 등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정 회장 남매의 계열분리 완성까지는 지금부터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촬영된 이명희-정용진 모자 ⓒ연합뉴스
2019년 촬영된 이명희-정용진 모자 ⓒ연합뉴스

◆2011년 이마트 분리 후 계열 분리 밑작업 '차근차근'

이번 계열 분리 선언은 신세계그룹이 그동안 보여온 행보를 고려하면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신세계그룹은 “올해가 본업 경쟁력 회복을 통한 수익성 강화 측면에서 성공적인 턴어라운드(실적 개선)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간 물밑에서 준비해온 계열 분리를 시작하는 데 적절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그룹을 일군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은 지난 2011년 이마트와 백화점을 2개 회사로 분할하고 장남 정용진 회장에게 이마트를, 딸 정유경 회장에게 백화점 사업을 각각 맡겨 '남매 경영'을 하도록 했다.

정용진 회장은 대형마트와 슈퍼, 편의점, 복합쇼핑몰,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호텔, 건설 사업을 주력으로 키웠고 동생인 정유경 회장은 백화점, 아웃렛, 면세점, 패션·뷰티 등을 안착시켰다.

이 총괄회장은 20여년간 순차 증여와 주식 교환 등을 통해 이마트와 신세계가 계열사를 양분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지난 2016년에는 두 사람이 가진 신세계와 이마트 주식을 맞교환하며 얽혀있던 지분 구조를 정리했다.

당시 정용진 회장은 신세계 지분 7.31%를 정유경 회장에게, 정유경 회장은 이마트 지분 2.52%를 정용진 회장에게 각각 양도하면서 '분리 경영 체제'의 완성도를 높였다.

적어도 양자 간에는 상호 보유지분이 상장사는 3% 미만, 비상장사는 10% 미만이어야 한다는 공정거래법상 친족독립경영 요건이 해소된 상태다.

신세계그룹 지배구조 그래픽 ⓒ연합뉴스
신세계그룹 지배구조 그래픽 ⓒ연합뉴스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9년 이마트와 신세계가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마트부문과 백화점부문을 신설하는 등 계열 분리를 위한 밑작업이 시작됐다.

실제 이마트와 신세계 간에는 이후 영업과 재무, 인사 등에서 서로 관여하지 않는다는 게 불문율처럼 인식돼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와 신세계 지배구조를 보면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회장이 각각 이마트 지분 18.56%, 신세계 지분 18.56%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있다. 이 총괄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10.0%씩 보유하고 있다.

이마트의 주요 계열사로는 SSG닷컴(쓱닷컴), G마켓(지마켓), SCK컴퍼니(스타벅스), 이마트24, 신세계프라퍼티(스타필드), 신세계푸드, 조선호텔&리조트 등이 있다.

신세계는 백화점 사업을 영위하며 신세계디에프(면세점)와 신세계인터내셔날(패션·뷰티), 신세계센트럴시티, 신세계까사, 신세계라이브쇼핑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마트부문은 이마트를 구심점으로 스타필드, 스타벅스, 편의점과 슈퍼 등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 전반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입지를 다져왔다. 백화점 부문은 신세계백화점을 필두로 패션·뷰티, 면세와 아웃렛 사업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확대해왔다.

현재 이마트와 신세계가 공동으로 지분을 보유한 업체는 SSG닷컴(쓱닷컴)이 유일하다. 이마트가 45.6%, 신세계가 24.4%를 각각 갖고 있다. SSG닷컴 지분은 계열 분리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신세계가 보유 지분을 이마트에 양도하는 등의 방식으로 정리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승계와 계열 분리, 지배구조 개편의 마무리 작업에서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신세계 각 10% 지분도 정용진·정유경 회장에게 각각 상속하는 수순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윗줄 왼쪽부터 강승협 (주)신세계푸드 대표이사, 김재섭 (주)신세계야구단 대표이사, 김흥국 (주)신세계인터내셔널 뷰티 &라이프부문 대표이사아랫줄 왼쪽부터 송만준 (주)이마트24 대표이사, 전상진 (주)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 겸 레저사업본부장 ⓒ신세계그룹
윗줄 왼쪽부터 강승협 (주)신세계푸드 대표이사, 김재섭 (주)신세계야구단 대표이사, 김흥국 (주)신세계인터내셔널 뷰티 &라이프부문 대표이사아랫줄 왼쪽부터 송만준 (주)이마트24 대표이사, 전상진 (주)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 겸 레저사업본부장 ⓒ신세계그룹

한편 이날 인사에서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한 사장은 이번 승진을 통해 본업 경쟁력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내는 임무를 맡았다.

이마트24 대표에는 송만준 이마트 PL·글로벌사업부장이 내정됐다. 이는 올해 선보인 '노브랜드 중심 편의점 모델'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그룹은 설명했다.

최근 사업 조정을 통해 혁신을 지속하는 신세계푸드 대표에는 강승협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이 선임됐다.

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는 신세계인터내셔날 뷰티&라이프부문 대표를 겸직한다.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에는 전상진 이마트 지원본부장이 내정됐으며, 신세계L&B 대표에는 외부에서 영입한 마기환 대표가 선임됐다.

신세계야구단 대표에는 김재섭 이마트 기획관리 담당이 정해졌다. 상무보에서 바로 대표이사로 승진시킨 데 대해 그룹은 역량을 갖춘 인재라면 직급에 상관없이 대표로 발탁해 성과 창출이 가능하게 하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신세계그룹은 또 과거 획일화된 인사 체계를 탈피해 조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동기를 부여하고 회사 전체적으로 인재 활용 폭을 넓히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인사에서 그룹 주력 계열사이자 본업 경쟁력의 핵심인 이마트 주요 사업부 임원이 전진 배치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정용진 회장이 취임 첫 해 단행한 정기 인사로,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역량 중심의 인재를 적극적으로 발탁해 성장을 더욱 가속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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