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2024-11-17 06:45 (일)
[박철한의 글로벌 스탠더드]누가 되든 미국 선거는 보호주의에 불을 붙였다
상태바
[박철한의 글로벌 스탠더드]누가 되든 미국 선거는 보호주의에 불을 붙였다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4.11.06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ㆍ박철한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겸임교수

해리스는 트럼프에 비해서도 더 보호주의
앞으로 우리 기업들에는 더 큰 시련 다가올것
미국 대선 경쟁자인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연합뉴스
미국 대선 경쟁자인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가 5일(현지시간) 실시됐다. 투표는 우리나라 시간으로는 주요 경합주는 6일 오전에 진행된다. 투표종료 후 개표완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승리의 여신이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트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현재로서는 예측불가다. 그만큼 두 후보간 초접전 양상이다. 전 세계가 미국 대선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미국의 대선 결과에 모두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서 많은 것이 달라진다. 당장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관심이다. 전쟁에 부담할 비용과 휴전 협상이 초점이 될 것이다.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뛰어든 만큼 우리나라의 입장도 초미의 관심사다. 우크라이나 전쟁 외에도 동맹국들이 분담해야 할 동맹 비용은 앞으로도 크게 늘어날 것이다. 파리 기후협약은 트럼프가 당선되면 다시 미국의 탈퇴를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경제통상 부문에서는 미중 통상갈등이 더 심화될 수 있다. 트럼프는 대통령에 당선이 되면 미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수입품에 10~20% 관세부과를 공약했다. 특히 중국산 제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약속했다. 국제 통상 질서에 소용돌이가 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정작 우려해야 할 것은 더 근본적인 것에 있다. 국제 무역에 있어서 보호주의가 일관되게 악화하는 한 가지 방향으로 심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제 경제와 통상문제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트럼프는 보호무역주의를 옹호하기 때문에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은 보호무역주의를 의미하며, 보호무역주의를 피하기 위해서는 해리스가 당선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박철한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겸임교수
박철한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겸임교수

하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불행하게도 경제통상과 관련해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우리에게는 더 혹독한 시련이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워낙 강하게 주장했기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자인 것은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그렇다면 지금의 바이든 대통령은 자유무역자인가?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내에서는 비교적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입장에 있긴 했지만 그의 소속 정당인 민주당은 원래 보호무역을 옹호하는 정당이다. 민주당은 기본적으로 노동자 계층을 지지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자유무역은 국내 일자리를 없애고, 해외에서 저임금과 불공정한 노동 관행을 통해서 저렴하게 생산한 제품들이 정상적인 시장을 교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노동 및 환경과 관련한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 나라와는 FTA를 체결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말이 노동 및 환경과 관련한 국제기준이지, 사실은 이를 보호무역주의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미국 중앙 정계에서 활동한 기간이 얼마되지 않기 때문에 보호주의 성향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그녀가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이 멕시코·캐나다와 개정에 합의한 USMCA에서 반대표를 행사한 것을 보면 그녀가 보호주의자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환경 관련 조항이 미흡하다는 것이 반대의 이유였다. NAFTA를 미국에 유리하게끔 개정한 것이 USMCA인데, 그마저도 미흡하다고 판단했다고 하니,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서도 더 보호주의적이라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 미국의 정치지형이 어떠하든지간에 경제와 관련한 대외 정책은 트럼프의 공화당도 해리스의 민주당도 보호주의 정당이다. 트럼프의 보호주의 이미지가 워낙 강한 나머지, 그 반대 정당은 자유주의 정당일 것이라는 착시를 일으킨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물러나고 난 다음, 바이든 행정부가 대외 무역 정책을 조금이라도 완화한 것이 있는지를 살펴보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민주주의의 꽃이 선거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꽃이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다. 미국은 2017년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보호주의 한 가지 방향으로만 지속적으로 달려왔다. 그 과정에서 선거는 미국의 보호주의에 불을 붙이고 여야 모두가 가속페달을 밟도록 하는 역할을 했다. 2016년 선거 과정에서 보호주의를 더 강조할수록 표가 몰린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 흐름은 2020년에도 2024년에도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 보호주의 흐름은 세계 경제가 큰 경기침체에 빠져 공멸할 것이라는 위기 의식이 확산되지 않는 한 더욱 확대될 것이다.

이번 미국 대선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부도덕성과 바이든 행정부의 무능이라는 이미지에 초점이 맞추어지면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국제 통상과 관련한 정책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앞으로 우리 기업들에게는 더 큰 시련이 다가온다는 사실이다. 우리 기업은 이미 미국이냐 중국이냐의 선택을 강요받았고,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를 통해 미국에만 투자할 것을 강요받았다. 이러다가 나중에는 미국에 상장한 기업이라든가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 등 새로운 규정을 들고 나와 미국 기업과 차별하지는 않을런지 걱정마저 든다. 예전에는 합리적으로 생각해서 아니다라고 하면 아닌 것이 정답이었지만, 최근에는 혹시나 하는 것이 역시나로 드러나는 것이 많아 불안할 따름이다. 아무쪼록 우리 기업은 착시없이 국제 경제의 변화 동향을 제대로 파악하고 발빠르게 대응해 위기를 피해가기를 바랄 뿐이다.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