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 경영상황 호전될 것” 전망은 15.3% 그쳐
[매일산업뉴스]국내 조선산업의 사상 최대 수주실적에도 불구하고 국내 중소 조선업계는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손실확대 등으로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따라 중소기업의 수익을 악화시키는 최저가낙찰제 유도 조항 개선과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등 중소 조선업계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선박 및 부품, 선박 정비업체 등 조선산업 관련 제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 조선업종 경영실태 조사'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올해 말 기준 경영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응답기업의 46.7%가 현재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악화예상이 38.0%, 호전예상은 15.3%로 각각 조사됐다.
‘호전’을 전망하는 이유로는 ‘중·소형 선박수주 확대’(39.1%), ‘중소 조선소 원부자재 납품확대’(37.0%) 등 순으로 응답했고, ‘악화’를 전망하는 이유는 ‘일감부족’(86.0%),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도 납품단가 동결/인하’(50.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자금조달 여건(복수응답)에 대해서는 10곳 중 7곳이 ‘기존 대출/보증의 만기 연장이 가능하다’(69.7%)고 응답했으나, 22.3%는 대출/보증 한도축소에 애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애로 해소를 위해 가장 절실한 정책으로는 ‘금리인하’(68.7%)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신용 및 담보 평가기준 완화’(54.3%), ‘지자체·대기업·금융기관 등이 참여하는 상생펀드 확대’(21.7%)가 뒤를 이었다.
또한 선수금 환급보증제도(RG, Refund Guarantee)를 알고 있느냐는 문항에서 10곳 중 8곳(83.0%)이 ‘모른다’고 응답해 제도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효성 있게 운영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수급 환급보증(RG)을 알고 있는 업체의 주요 애로사항은 ‘과도한 서류 요구’(25.5%), ‘보증한도액 부족’(21.6%) 순으로 응답했다.
RG는 조선업체가 정해진 기한 내에 선박을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했을 때, 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금융기관이 대신 물어주기로 약정하는 보증이다.
공급원가(재료비·노무비·경비 등) 상승 시 납품단가에 반영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58.7%)이 ‘납품단가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반영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외 선박 저가수주 경쟁 심화’(27.8%), ‘발주처의 과당경쟁 유도’(24.4%), ‘관급선박 최저가낙찰제에 따른 과당경쟁’(19.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소조선업계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납품단가 현실화 지원방안 수립 및 활성화’라는 응답이 82.7%에 달했다. 이어 ‘관급물량 확보 및 해양플랜트 제작 등을 통한 일감지원’(48.3%), ‘수출상담회·무역사절단 참여 지원(12.7%)’ 순으로 조사됐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국내 조선산업의 사상 최대 수주실적에도 불구하고, 중소 조선업계는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손실확대 등으로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면서 “중소기업의 수익을 악화시키는 최저가낙찰제 유도 조항 개선과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비롯해 선수금 환급보증제도(RG) 활성화 등 중소 조선업계의 경쟁력을 높일 지원책 마련도 조속히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