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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국민 피격 소각 방치한 문재인 대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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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국민 피격 소각 방치한 문재인 대가는 ...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2.06.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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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조남현 시사평론가

이번 일이 자신과는 아무 상관도 없다는 듯 침묵으로 일관
진상 규명 이전이라도 유족이 문 전 대통령에 손배소 제기해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하태경 의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하태경 의원 등이 21일 서울 여의도동 국회 본관에서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1차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은 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지난 2020년 9월 북한군에 의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의 피격 및 사체소각 사건 당시 문재인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놓고 나라가 들끓고 있다. 당시 석연치 않은 점이 많았음에도 정부가 ‘월북’으로 몰아갔음은 알려진 그대로다.

반전은 정권교체에 의해 이루어졌다. 2020년 9월 서해에서 이대준 씨가 북한군 총격에 피살된 지 일주일 만에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그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던 해양경찰청(해경)이 국방부와 함께 1년 9개월 만인 지난 16일 언론브리핑에서 이 씨의 월북 의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뒤집었다. 같은 사건을 두고 정권에 따라 입장을 달리하는 국방부와 해경이 개탄스럽지만 의혹을 푸는 길이 열렸다는 점은 다행이라 하겠다.

해경은 중간수사 결과 발표시 이 씨가 사망 전 수시로 도박을 했고 채무도 있었던 사실도 공개하면서 월북 판단의 한 근거로 들었다. 이는 월북의 근거로 삼기도 어려운 것이지만 무엇보다도 인격살해라는 점에서 당시 해경이 억지로 꿰맞추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빚에 몰려 월북을 하려면(그럴 리도 없지만) 중국을 통해 가면 될 것을 왜 방수복도 입지 않은 채 위험한 바다에 뛰어들었단 말인가.

이씨가 자진 월북자로 몰리자 유족은 사건이 일어난 그해 10월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국방부, 해양경찰청에 보고 및 지시내역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거부당했다. 이에 유족들은 소송을 내 승소했지만 문재인정부는 이에 불복, 항소했다. 그런데 윤석열정부가 항소를 취하함으로써 정보공개가 가능해졌지만 진상 규명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관련 내용이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조남현 시사평론가
조남현 시사평론가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된 경우 15년의 보호 기간 이내에 이들 정보를 열람하려면,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나 관할 고등법원장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이 있어야 한다. 국회의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찬성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공개하지 못할 것도 없다고 큰소리쳤지만 그것은 수세에 몰리는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고, 민주당 의원들이 거기에 동의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고등법원장의 압수수색 영장 발부 여부도 장담키 어렵다. 법조계의 의견도 대통령기록물 지정이 일종의 통치행위로 볼 수 있어 법원이 이를 뒤집기 쉽지 않다는 것과 구체적인 피해자가 있어 가능하다는 것으로 갈리고 있다.

그런데 납득할 수 없는 게 있다. 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입을 다물고 있을까 하는 것이다. 대통령기록물 지정이 국가안보를 위해 불가피했다고 치자. 그러나 그와는 별개로 문 전 대통령이 종합적으로 당시 상황을 밝힐 수는 있지 않은가. 더욱이 문 전 대통령은 유족에게 친서까지 보내 진상 규명을 약속했었다. 아니 약속 이전에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막중한 책임이 대통령에게 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유족의 간절한 심정을 생각한다면 구체적인 감청 경위 등 특수정보를 건드리지 않고도 얼마든지 설명할 수 있지 않은가.

문 전 대통령은 이번 일이 자신과는 아무 상관도 없다는 듯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하다못해 당시 대통령으로서의 책임감에 대한 입장표명이라도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나 몰라라 하고 있다. 대통령 이전에 한 사람의 자연인으로서도 이럴 수는 없다. 하물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이렇게 무책임할 수가 있는가.

유족은 22일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김종호 전 민정수석, 이광철 전 민정비서관을 고발했다. 죄명은 공무집행방해죄와 직권남용죄, 허위공문서작성죄. 유족 측은 정보 공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문재인 전 대통령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유족은 진상 규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진상 규명은 절대 필요하다. 월북자 가족이라는 누명을 쓰고 살아온 유족으로서는 진상 규명이 절실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타난 것만 봐도, 그리고 당국이 밝힌 바에 따라도 피해자 이씨가 살아 있던 3시간여 동안 청와대는 이씨를 살리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국민의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는데도 핫 라인을 통해 북한 측에 이씨 구명을 위한 어떤 시도도 하지 않았다. 만일 그런 노력을 기울였다면 청와대가 지금까지 밝히지 않았을 리 없지 않은가. 청와대와 정부는 이씨 구명보다 ‘월북’ 프레임을 덧씌우기에 급급해 보였다.

따라서 진상 규명 이전이라도 유족이 문 전 대통령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월북 여부가 뭐가 중요하냐고 해 국민의 분노를 샀지만 사실 월북 여부보다 국민 생명 구하는 게 급선무였다. 설사 월북이라는 판단이 섰다 해도 비상한 조치를 취해야 했다.

문 전 대통령은 국민 생명을 지키기는커녕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거기에 책임을 져야 한다. 그리고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제라도 스스로 의혹의 흑막을 걷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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