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값 1300원' 2009년 4월 이후 최고치..."경제위기 징조는 아니다"
[매일산업뉴스] 108.40. 지난 14일 기준 달러 인덱스(index, 지수)입니다. 달러 인덱스가 108선으로 오른 것은 2002년 10월 이후 20년 만입니다.
달러 인덱스는 달러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달러는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 성립 이후로 금 1온스에 35 달러로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이후 1971년 8월 15일 닉슨 쇼크로 브레튼우즈 체제가 무너지면서 달러의 가치는 수시로 변하게 됐습니다. 국제간의 결제나 금융 거래의 기본이 되는 화폐, 즉 기축통화인 만큼 달러의 가치 등락을 평가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는 1973년부터 세계 주요 6개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평균 가치를 비율로 산정, 지수화해 발표하고 있습니다. 달러 인덱스 발표를 시작한 그해 3월(100)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달러 평균가치를 측정할 때 6개 통화 비중은 1973년 당시 해당 국가의 경제 규모에 따랐습니다. 유럽 유로화가 57.6%, 일본 엔화가 13.6%, 영국 파운드화가 11.9%, 캐나다 달러가 9.1%, 스웨덴 크로나가 4.2%, 스위스 프랑이 3.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독일 마르크화, 프랑스 프랑화, 이탈리아 리리화, 네덜란드 길더화, 벨기에 프랑 등 10개 통화에서 유럽연합이 출범하면서 6개 통화가 됐습니다. 이 통화들은 준기축통화로 부릅니다.
역사적으로 달러 지수가 가장 높았던 때는 1985년 2월로 무려 164.720까지 치솟았었습니다. 볼커 쿠데타의 여파로 라틴아메리카에 경제위기가 발생했던 때였습니다. 가장 낮았던 때는 2008년 3월 16일이었습니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발생하면서 70.698까지 떨어졌습니다.
요즘 ‘킹(KIng)달러’라는 새로운 애칭을 부여받을 만큼 강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 그 힘이 무서울 정도입니다. 12일에는 유로화 가치가 0.9999 달러를 기록하며 유로가 선보인 2002년 이후 처음으로 패리티(등가)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일본 엔화 가치도 20세기 말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14일 엔·달러 환율은 장중 139.38엔을 찍었습니다. 아시아 외환위기 때인 1998년 9월 이후 24년 만의 최고치입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15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326원에 마감하며 2009년 4월 3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선 것은 1990년 대 이후에는 1997년 외환위기, 2001년 닷컴버블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등 세 차례뿐입니다. 우리에게 ‘달러값 1300원’은 경제위기를 알리는 ‘경고등’으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이번에도 여기저기서 걱정의 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정부가 진화에 나설 정도입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26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서 “큰 흐름에서 주변국과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달러대비 원화 환율) 1300원 자체를 경제 위기 상황의 증표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때는 우리 경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지만, 지금은 미국이 고물가를 잡으려 금리를 급등시키면서 그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달러 강세가 나타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은 지난 13일 이창용 총재도 “우리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고 달러가 강세되면서 엔화, 유로화, 메이저 커런시(주요 통화)들은 훨씬 더 많이 절하되고 있다”면서 2008년이나 1997년과는 다르다고 했습니다.
달러 인덱스를 보면 확실히 그런 것 같습니다. 2009년에는 달러 인덱스가 80 중반이었으나 최근에는 100을 넘어설 만큼 달러의 가치가 높아졌습니다. 금융가에선 달러값 1300원이 새로운 기준(뉴노멀)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은 걱정스럽습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라는 격이지요. 게다가 미래를 향해 진격해야 할 정부가 전 정부에 딴지 거는 일에 열중하고 있으니 걱정이 더할 수밖에 없습니다.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부실 검증을 지적하자 윤석열 대통령은 이렇게 받아쳤습니다.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라고. 이렇게 말씀하는 현직 대통령 못 봤습니다.
정말 어려운 때입니다. 안보를 내세워 문재인 정부를 털기보다는 '민생 살리기'에 온힘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