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문가 허은영ㆍ통상전문가 유명희 등 2명 신규 선임
[매일산업뉴스]삼성전자가 3일 사외이사 조기선임을 위해 6년 만에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외사 2명을 신규 선임하면서 새진용을 짰다. 이에따라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방안이 유력시되면서 삼성이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을 한창 강화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이날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서천연수원에서주주, 기관투자자를 비롯해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 경계현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54기’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했다.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임시주총 인사말을 통해 “사외이사 두 분이 지난 4월과 5월 사임 및 퇴임하심에 따라 신규로 사외이사 두 분을 선임하기 위해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 부회장은 특히 “사외이사를 조기에 신규 선임해 사외이사의 이사 총수 과반 요건을 충족시키고, 이사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지속 유지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회사 발전과 주주이익 극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허은녕 선임 ▲사외이사 유명희 선임 안건을 상정, 의결됐다.
표결 결과, 허은녕 신규 사외이사 후보가 88.29%(41억8688만410주 중 36억9655만6302주), 유명희 신규 사외이사 후보가 99.25%(41억8684410주 중 41억5552만1157주)의 찬성률로, 이사진에 새로 합류하게 됐다.
유명희 사외이사는 산업부 통상교섭실장과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경제통상 분야 전문가로, 통상교섭본부장이던 2020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입후보해 최종 결선에 오르기도 했다.
허은녕 사외이사는 세계에너지경제학회(IAEE) 부회장, 한국혁신학회 회장, 한국자원경제학회 회장 등을 역임한 에너지 전문가다.
앞서 한화진 사외이사가 윤석열 정부 초대 환경부 장관으로 지명돼 사임하고, 박병국 사외이사가 5월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삼성전자의 이사회 내 사외이사는 4명으로 줄었으나, 이번 임시주총 결과에 따라 삼성전자 이사진은 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6명으로 새롭게 구성됐다.
관심을 모았던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안은 이날 임시주총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회계부정'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했다.
이에따라 이 회장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최종적으로 등기이사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할 경우, 사내이사와 사외이사가 동수를 갖추게 된다. 이 회장은 3년 전 등기이사에 물러난 바 있다.
등기이사는 이사회에 참석해 회사 경영에 대해 의사 결정을 내리고 법적으로 책임을 지는 자리여서 책임 경영의 대표적 직위로 통한다. 특히 오너일가의 등기이사 등재는 책임 경영 의지를 상징한다는 평가다.
표결에 앞서 질의응답 때 한 주주는 "사외이사 후보들의 약력과 경력 등을 보면 자질과 능력이 뛰어나다"며 "이분들이 사외이사로 선임되면 삼성전자가 더욱 발전할 것"이라며 사외이사 선임 안건의 원안 승인에 동의했다.
또 다른 주주는 "4개월 뒤에 정기 주총이 있는데 임시 주총을 열어 선임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에대해 한종희 부회장은 "상법상 내년 정기 주총에서 사외이사를 충원할 수도 있었지만, 이사회의 독립성 유지를 위해 빠른 시일내에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하고자 임시 주총을 소집하게 됐다"고 답변했다.
삼성전자는 주주 편의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사전 신청한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주총회를 온라인 중계했다. 또 2020년부터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해, 주주들이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전자투표를 지난달 24일부터 11월 2일까지 진행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주주총회 시작에 앞서 이태원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또 현장에 참석한 임직원들은 어두운색 복장과 검정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엄숙한 분위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