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가 주한미군 철수, 이석기 석방 주장, 아무도 문제제기 안해
안보없는 평화 없기에 작은 일에도 경각심 갖고 철저히 대응해야
영화에서나 볼 법한 간첩단 사건이 터졌다. 그것도 “요새 간첩이 어디 있어”라는 말이 만연하게 퍼진 2023년에. 더 놀라운 것은 2016년부터 한두명이 활동을 한 것이 아니라 전국적인 조직망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도대체 우리 안보능력이 얼마나 부족하기에 이런 일이 선진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일어날 수 있는지 참으로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1차적인 원인은 물론 공안당국에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정원이 문재인 정부시절 혐의를 포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내사 단계에서 수사를 중단했다고 한다. 어떻게 국가안위가 걸린 이런 중차대한 사안을 명확한 이유도 없이 중단할 수 있는지 도통 이해가 안 된다. 간첩 사건을 무마하는 것은 정상적인 국가라면 상상조차 못할 일이다. 만일 지난 정권의 정치적 성향 때문에 그랬다면 더더욱 안 될 말이다. 반덴버그 미 상원의원의 명언처럼 “정치는 국경선에서 멈춰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보불감증”에 있다고 본다. 대형 간첩단 사건이 벌어졌는데도 걱정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사실 우리나라의 안보에 구멍이 뚫린 사건이 최근 많았었다. 미사일 도발, 무인기 도발, 핵 위협 등. 그러나 다들 평상시처럼 무덤덤할 뿐이다. 물론 그렇다고 허둥지둥, 좌불안석하라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경각심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저녁 자리 가보면, 부동산, 주식, 월북사건, 대장동 사건 등에 대해서 얘기할 뿐 안보 걱정을 하는 사람은 거의 본적이 없다.
남북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어찌 이렇게 안보에 무감각해 질 수 있었을까? 이는 국민들이 오랜 기간 국가 안보를 침해하는 작은 사안들에도 무시하며 대충 눈을 감았기 때문이다. 마치 가랑비에 옷 젖는 것처럼. 예를 들어 노조가 노동자의 권익과 무관한 주한미군 철수, 이석기 석방을 외쳤지만, 아무도 앞장서서 문제 삼지 않았다. 이름도 정확히 알 수 없는 단체가 경북 상주에서 사드 반대를 외쳤지만 정부당국은 뒷짐만 지기 일쑤였다.
북한이 미사일을 쐈는데도 미사일을 미사일이라 부르지 않고 불상 발사체라는 황당한 단어까지 동원해가며 본질을 흐리곤 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한민족이라는 것만 강조한다. 북한의 연이은 핵위협에 국제사회가 다함께 제재에 나서는데, 우리는 북한을 지원할 생각만 하기도 했다. 혹여 누군가 친북, 종북 문제를 제기하면 낡디낡은 색깔론으로 치부하며 아주 고리타분한 사람으로 몰아세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안보가 뚫리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하지 않겠는가. 최근 북한의 드론 도발에 우리 군이 북한 드론 하나도 격추하지 못하거나, 우리 군이 발사한 미사일이 우리나라 강릉에 낙탄되는 사고를 보면서 우리나라 국방력도 이제 다시 돌아봐야 한다고 본다.
안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중요해도 지나치지 않다. 안보는 타인에게 맡겨서도 안된다. 군대나 공안당국만 믿어도 안된다. 우리 모두 작은 일에도 경각심을 갖고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 그리고 내년에 대공수사권이 국정원에서 경찰로 이관된다고 하는데, 안보를 위해 정말 바람직한 방향인지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안보없는 평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