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다루는 방법 중에서 가장 중요한게 이름 기억하기
이름을 불러준다는 건 그 사람의 존재 가치 인정한다는 뜻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립 대전 현충원에서 열린 제8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서해수호 55인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호명했다. 대통령실은 25일 이렇게 현직 대통령이 용사들의 이름을 직접 부르는 ‘롤 콜(roll -call)을 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호명 전 감정에 복받친 듯 울먹이던 윤대통령은 “누군가를 잊지 못해 부르는 것은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다짐”이라며 “우리가 꿈을 향해 달리고, 가족과 함께 웃는 행복한 하루를 보내도록 국가와 국민을 지켜내는 것이 자신의 꿈이었던 영원한 바다 사나이, 55분의 영웅”이라고 말했다.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하고 부르는 것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실은 그 반대다. 오랜만에 만난 누군가가 나의 이름을 불러준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내 이름을 기억하네~’ 하며 ‘나와의 만남이 진심이었구나!’ 잔잔한 감동과 더불어 내 이름을 불러준 상대방에게 관심이 생길 것이다.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사람과의 관계를 더 강화시켜 준다.

예전 필자는 대기업에 경력으로 입사해 방송과 교육의 일을 했었다. 어느 날 우연히 엘리베이터 앞에서 상무님과 함께 서 있게 되었는데 상무님이 내 이름과 직책을 정확히 부르면서 현재 추진중인 업무는 어떤 것인지 질문하시는 것이 아닌가? 그때 내심 많이 놀랐던 기억이 있다. 갑작스럽게 업무를 질문해서가 아니다. 상무님이 그 수많은 직원들을 관리하실 텐데 내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어서였다. 단지 필자의 이름을 불러 준 것뿐인데 상무님에 대한 관심이 저절로 생겼고 이 경험을 다른 직원들과 대화할 때 늘 빠지지 않는 단골메뉴가 됐다.
고(故) 김대중 대통령은 매일 잠들기 전 그날 만난 사람들의 이름과 관련 내용을 메모하기로 유명했다고 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작성한 메모를 보면서 어제 만난 그 사람의 기억을 떠올리며 사람과의 관계를 매우 소중히 여겼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두 자기중심적이다. 이건 어쩌면 당연한 말일 지도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을 기억하고 알아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인간관계 기술이 된다. 인간관계론으로 매우 유명한 데일 카네기는 사람 다르는 법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다른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랭클린 루즈벨트(미국 32대 대통령)는 스스로 ‘타인의 마음을 얻기 위한 10가지 원칙’을 만들고 실천하기로 유명했던 인물이다. 10가지 원칙 중 첫번째가 ‘남의 이름을 익히는 데 숙달되도록 한다’였다.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관심이 없다는 뜻이 되므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의 이름을 익히는데 신경써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고 루즈벨트 대통령 자신은 이 첫번째 원칙을 철저하게 실천했다. 다른 사람의 호의를 받을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을 그는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누구나 자신이 남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비춰지길 바란다. 편안하게 좋은 만남을 위해서 상대방의 이름을 지속적으로 부르는 것은 그래서 매우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이다. 그렇다고 남발하라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뭐든지 과유불급이다.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서는 관심과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상대방의 이름을 알게 됐다면 그 이름과 상대방의 외모나 특이사항을 연결해서 기억하는 방법이 좋다. 또, 요즘엔 핸드폰에 이름을 저장할 때, 간단히 메모로 특이사항을 저장하는 것도 지혜다. 필자도 이름저장때 자녀이름이나 생일, 꼭 기억해야 될 말을 함께 저장해서 활용하고 있다.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준다는 것은 그 사람의 존재 가치를 인정한다는 의미다. 그렇기에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서해수호 55인 이름 호명은 그것 하나만으로도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어린 청년들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고귀한 목숨을 바쳤고, 이들의 죽음은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영원히 기억하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서해수호 55인의 영웅들, 그들의 이름이 영원한 역사가 되길바라며 이 글을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