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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경의 시콜세상]밸류업을 외치는 정부, 밸류다운을 만드는 대주주와 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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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경의 시콜세상]밸류업을 외치는 정부, 밸류다운을 만드는 대주주와 세법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4.08.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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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이의경 대진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공인회계사

주식 수익률 세계 최저인데도 부자 세금이라며 금투세 강행
밸류 업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주식 투자 세제 지원 나서야
ⓒi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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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시스템의 발전으로 이제는 개인들도 미국, 일본 등의 해외주식을 직접 거래할 수 있게 됐다. 국가별 투자성과를 비교하고 그 비교결과에 따라 투자국을 바꾸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요즘 ‘국장에 질려 주식이민을 간다’는 말은 이런 현상을 보여주는 것이다. 통계자료를 보니 작년부터 올해까지 개인투자자들이 한국주식을 30조원어치 팔아 외화주식을 취득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외화주식 중 90% 이상이 미국주식으로 확인됐다. 투자국을 옯기는 것은 그렇다고 해도 왜 국내증시에 질리기까지 할까. 

먼저 대주주들의 행태를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지난 7월 말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IT 창업으로 성공해서 한때 젊은이들에게 존경을 받았지만 자본시장에 대해서는 그릇된 인식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골목에서는 소상공인들의 먹거리를 가로채더니 증시에서는 과도한 물적 분할로 소액주주들의 부를 가로채 갔다. SK케미칼, SK이노베이션은 물론 LG도 LG화학에서 LG엔솔을 분할시키면서 개인투자자들을 소외시켰다. 

이의경 대진대학교 교수/공인회계사
이의경 대진대학교 교수/공인회계사

대주주들의 이러한 행태는 결국 낮은 주식수익률로 나타났다. 2012년부터 10년 간 한국 증시의 연평균 수익률은 1.9%였다. 거의 세계 최저수준이다. 대주주와 기업만 재산이 늘고 주식투자자들의 성과는 제로 수준에 머물렀다. 주주환원에 충실한 미국은 같은 기간에 연 12.6% 수익률을 기록해서 우리나라의 7배 수준에 가까웠다. 대만은 10.3%, 인도는 7.6%였고 장기침체의 일본도 5.9%, 심지어 공산국가인 중국도 5.5%를 기록했다. 이 정도면 아직도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이상할 지경이다. 

대주주들의 이러한 행태와 함께 국내 개미들을 힘들게 하는 것은 세법이다. 최근 핫이슈가 되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도 기관(법인)과 외국인은 제외하고 개인투자자들에게만 부과하는 것이다. 또 금투세 공제한도 5000만원을 내세워서 소수 사람들의 문제라고 하지만 연말정산 인적공제도 바뀐다는 점은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즉, 금융소득이 100만원만 넘으면 인적공제 150만원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연말정산 대상자가 2000만명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결코 남의 문제만은 아니다. 

금투세가 아니더라도 현행 세법에서는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초과하면 여러 가지 불이익을 준다. 금융소득이라면 이자와 배당소득인데 벌이가 없는 노령층들은 이러한 금융소득으로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연 2000만원이면 월 167만원에 불과한데 생활이 되겠는가. 이는 심지어 연 4000만원이었던 한도를 2013년에 2000만원으로 줄여놓은 것이다. 그렇다 보니 이 한도를 넘지 않는 방법을 짜내느라고 골치 아픈 은퇴자들도 많다고 한다. 

얼마 전 한 개인투자자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고배당주식들을 모두 매각하고 그 돈으로 부동산을 매입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때문이라고 했다. 어차피 세금을 내야 한다면 주식으로 맘고생 하지 말고 부동산을 사서 속 편하게 임대소득을 받겠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주가는 떨어지고 부동산가격은 오르게 된다. 최근 지방주민들이 강남아파트를 취득하는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경제가 건전하게 발전하려면 부동산을 잡고 증시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그런데 세법이 정반대의 결과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올해부터 정부는 국내 증시를 활성화시킨다면서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주가를 올리는 것은 구호가 아니다. 주식수익률이 세계 최저수준이니만큼 그에 대한 보상차원에서라도 주식투자에 대한 세제지원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배당소득에 대한 세제혜택으로 부동산시장에 몰리는 자금을 증권시장으로 돌려야 할 것이다.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요인 중에 대주주와 세법이 있음을 알고 이에 대한 과감한 조치로 주식이민을 막아야 한다.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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