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RA 보조금 제외하면 영업손실 177억원
내년 보수적 전망⋯ 투자 규모 축소· 운영 효율화 강조
[매일산업뉴스]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등 영향으로 작년보다 40% 가까이 줄었다.
다만 전 분기보다는 영업이익이 2배 이상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이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조8778억원, 영업이익 4483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6.4%, 영업이익은 38.7% 감소했다. 다만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이 11.6%, 영업이익은 129.5% 증가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금액 4660억원을 제외하면 영업손실은 177억원을 기록했다. AMPC를 제외한 적자는 전 분기의 2525억원 대비 대폭 축소됐다.
이창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전기차(EV) 및 ESS 배터리 출하량 증가에 따른 전사 가동률 개선, 메탈가 하향 안정화로 단위당 원가 부담이 감소하면서 IRA 세액공제 효과를 제외하고서도 전 분기 대비 수익성을 상당히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캐즘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전기차시장 세분화에 맞춘 다양한 제품 수요 증가, 전기차 핵심 부품에 대한 비용 절감 필요성 확대, 전기차 안전성 중요성 부각 등을 꼽았다. 즉각적인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고객사의 요청에 최적화된 제품을 지속 개발할 계획이다.
고전압 미드니켈(Mid-Ni) 조성을 통해 표준형 수요에 대응하고 중저가형시장에서는 셀투팩(CTP) 적용 리튬인산철(LFP) 제품으로 에너지 밀도와 가격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방침이다. 원통형 제품인 46-시리즈 등 신규 폼팩터도 안정적 양산을 전개한다.
최근 글로벌 상위 위탁생산업체(OEM)들과 160기가와트시(GWh)에 달하는 대규모 공급 계약들을 체결하는 등의 성과도 냈다. 글로벌 완성차 고객사와 신규 원통형 폼팩터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포드와 유럽지역 상용차용 배터리(NCM)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했다.
배터리 가격 및 효율성 측면에서는 단입자 양극재, 실리콘(Si) 음극재 적용을 확대하고, 오는 2028년부터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건식 전극 공정을 적용하도록 속도를 내고 있다.
배터리 안전성 측면에서 파우치 제품은 내부의 열을 빠르게 배출하는 설계 기술과 면 냉각 구조를 개발 중에 있으며, 신규 원통형 폼팩터에 최적화된 쿨링 모듈 구조도 자체적으로 개발 완료해 안전성을 보강한 솔루션도 준비 중이다.
2028년까지 전력망 시장을 중심으로 연평균 20% 이상의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ESS 시장을 겨냥해 북미 지역 내 전력망용 대규모 물량을 요구하는 고객과 공급 협의를 진행하는 등 중장기 프로젝트 공급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이 CFO는 "이미 중국에서 양산하고 있는 LFP ESS의 에너지 밀도를 20% 이상 개선해 내년 미국에서 양산할 계획"이라며 "ESS 통합 시스템 설루션을 고도화해 에너지 관리 소프트웨어를 탑재할 것"이라고 했다.
4분기 매출은 전 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예상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3분기보다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OEM의 재고 조정에 따른 물량 감소, 주요 메탈 판가 하락 등이 부정적 요인으로, 유럽 OEM향 수요 개선, 스텔란티스 JV의 모듈 생산 확대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미국 대선, 배터리 시장 격화 등 변수로 내년 실적을 정확하게 전망하기는 어렵지만, 유럽의 이산화탄소(CO₂) 배출 규제 강화, 글로벌 OEM사의 보급형 EV 출시 확대 등은 긍정적이라고 봤다.
유럽의 CO₂ 배출 규제 강화가 긍정적이지만, 아직 소비심리 위축이 해소된 상태는 아니어서 내년 전기차 시장 성장률은 보수적으로 전망했다.
한편, 3분기 공장 가동률은 폴란드 및 중국 공장 생산량이 각각 확대됨에 따라 소폭 개선됐다.
특히 상반기에 가동률이 가장 저조했던 폴란드 공장 가동률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다만 4분기에는 주요 고객사의 연말 재고 조정에 따라 미국 및 중국 공장의 가동률 개선 폭은 다소 제한적일 전망이다.
내년 설비투자(CAPEX)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경기침체 여파로 배터리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데다 북미 시장뿐 아니라 유럽 내 소비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 CFO는 "내년 캐팩스 집행폭은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며 "신규 증설 투자는 줄이고 일부 필수 부분에만 집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가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북미지역에 신규 증설 규모를 축소하고, 속도 조절을 통해 과잉 캐파를 막고 투자 손실을 줄여나가고자 한다"며 "EV용 캐파 여유분을 빠르게 ESS용으로 전환해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속도 조절은 물론이고 자산 운용을 최적화하고 필수 불가결한 투자를 제외한 시설투자 지출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올해 대비 시설투자 집행이 상당폭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명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어느 때보다 급격한 대외 환경의 변화가 예상되지만,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고객가치를 높여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우뚝 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