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산업뉴스]SK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구조조정)의 핵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법인이 1일 공식 출범했다.
지난 7월 합병 발표 이후 3개월여 동안 준비절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자산 105조원(올 상반기 기준) 규모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민간 최대 종합 에너지 회사가 닻을 올린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이 SK E&S를 흡수합병하고서 존속법인으로 남는다. 통합 법인 상호는 SK이노베이션이다.
두 회사가 1999년 분리된 이후 25년 만에 재결합하는 것으로, 자산 기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민간 에너지기업 중 1위로 도약한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 공시에서 "양사 에너지 사업과 인적·물적 역량을 통합해 에너지 산업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 구조를 구축하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와 미래 에너지 사업의 성장 동력을 확보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제고하고자 한다"고 통합 목적을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기존에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온, SK엔무브, SK인천석유화학,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SK어스온, SK엔텀 등 9개 사업 자회사를 뒀다.
여기에 SK E&S를 합병해 매출 88조원, 자산 100조원 규모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한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 시너지 효과로 2030년 기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2조2000억원 이상을 예상하며, 전체 EBITDA는 2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석유 사업의 정제마진 하락과 배터리 사업 부진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리밸런싱 차원에서 에너지 중간 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과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하는 비상장사인 SK E&S의 합병을 추진해 왔다.
SK E&S는 해외 가스전 개발·생산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직도입, 발전사업에 이르는 사업을 통해 지난해 1조3317억원, 올해 상반기 6499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냈다.

◆초대형 종합 에너지社로서 차별적 경쟁력 갖춘 포트폴리오 구축
이날 새로 출범한 SK이노베이션 합병법인은 다른 초대형 글로벌 종합 에너지사와 비교해 현재부터 미래까지 모든 에너지 산업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석유∙화학 사업의 경쟁력에 기존 SK E&S가 민간 최초로 통합∙완성한 LNG 밸류체인까지 더해지면서 ▲석유 ▲가스 ▲전력 등 주요 에너지 사업 전반에 걸쳐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갖춘 기업으로 재탄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합병법인은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수소, 에너지 설루션 등 미래 친환경 에너지 시장에서 주도권을 이어갈 기반을 확보했다.
자산 100조 이상의 글로벌 민간 에너지사 가운데 이 같은 사업구조를 갖춘 기업은 드물다는 게 에너지 업계의 분석이다.
합병으로 출범한 ‘새 SK이노베이션’은 종합 에너지사로의 차별적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최적화된 조직도 갖췄다.
합병 후 기존 SK E&S는 새로운 사명으로 'SK이노베이션 E&S'를 사용한다.
SK E&S 조직 구조는 기본적으로 사내독립기업(CIC) 형태지만, 이사회 사무국 등 합병에 따라 통합이 불가피한 조직은 SK이노베이션으로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
기존 SK E&S의 ‘그린 포트폴리오’ 4대 핵심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체제를 택했다는 평가다.
또 적자를 지속하는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SK이노베이션의 '알짜' 자회사인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통합 SK이노베이션 법인이 출범하는 이날 합병하며, SK온과 SK엔텀은 내년 2월 1일 자로 합병한다.
SK온 역시 이번에 합병한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새 사명을 ‘SK온 트레이딩인터내셔널’로 하는 등 CIC 체제로 운영한다. 이번 합병을 계기로 배터리 원소재 조달 경쟁력을 높이고,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는 등 본원적 사업 경쟁력을 더욱 키워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은 석유에너지와 화학, LNG(액화천연가스), 전력,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등 현재 에너지와 미래 에너지를 모두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앞으로 각 사업과 역량을 통합해 다양한 에너지 수요에 대응하는 맞춤형 에너지 설루션을 제공하는 ‘토탈 에너지 & 설루션 컴퍼니’로 진화∙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합병을 앞두고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등 3개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며 인적 쇄신에도 나섰다.
실적이 저조한 계열사 3곳에 이공계 출신 사장을 새로 선임해 기술과 현장에 집중하면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합병 시너지’와 ‘미래 성장’ 위한 조직 신설해 사업 구체화 착수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합병 추진 발표 직후 ‘통합 시너지 추진단’을 출범시켜 사업 시너지 창출에 박차를 가해왔다.
추진단은 ▲LNG 밸류체인 ▲트레이딩 ▲수소 ▲재생에너지를 4대 Quick-Win(즉각적 성과) 사업영역으로 선정, 구체적 사업화에 착수했다.
우선 SK 울산콤플렉스(CLX) 내 자가발전 설비를 구축하고 LNG를 직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전력 생산∙공급 안정성을 높일 수 있고, 비용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또 SK이노베이션 E&S가 개발 중인 호주 바로사 깔디타(CB) 가스전에서 추출한 컨덴세이트(천연가스 채굴 시 부산물로 생산되는 휘발성 액체 탄화수소)를 SK이노베이션이 직접 확보·활용하는 사업이 추진 중이다. 이를통해 SK이노베이션은 국제 원유 시장에서 제품 판매 경쟁력을 강화하고 운영 효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최근 신설한 ‘에너지 설루션(Energy Solution)사업단’과 SK이노베이션 E&S가 운영해 온 에너지 설루션 사업의 협업도 기대된다.
에너지 설루션 사업은 에너지 공급 안정성과 더불어, 비용절감, 탄소감축 등을 위한 고객 맞춤형 설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사업단은 SK그룹 관계사의 전력 수급을 최적화하는 사업과 AI 데이터 센터 등에 토탈 에너지 설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중이다. 또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연구개발(R&D) 역량으로 SMR(소형모듈원자로),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합병 이뤄준 모든 이해관계자와 국가경제 위해 더 큰 성과 창출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지속가능 성장의 토대가 될 합병에 힘을 모아준 주주와 고객, 협력사, 정부기관, 국민 등 모든 이해관계자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특히 한국 에너지 산업을 선도하는 대표기업으로서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해 나가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이날 구성원들에게 이메일 레터를 보내 “이번 합병으로 균형 있는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더 큰 미래 성장을 그릴 수 있게 됐다”며 “사업간 시너지로 고객과 시장을 더욱 확장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모두가 원팀으로 SKMS(SK경영관리체계)의 패기와 수펙스 정신을 발휘해 SK이노베이션의 안정과 성장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추형욱 SK이노베이션 E&S 사장도 합병법인 출범을 맞아 “독립적인 CIC 체제를 통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합병 시너지를 창출해 안정성과 성장성을 배가시켜 나갈 것”이라며 “합병법인의 다양한 에너지원과 사업∙기술 역량을 결합해 고객과 지역 특성에 맞는 에너지 설루션 패키지(Energy Solution Package)를 제공하고, 에너지 산업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