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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중국 탈출 행렬' 시진핑 12년 망명자 1426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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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중국 탈출 행렬' 시진핑 12년 망명자 1426배 증가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5.01.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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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조남현 시사평론가

비자 면제 정책에도 외국인 관광객 유치 실패
세계의 갈라파고스로 전락, 전체주의 국가의 당연한 말로
ⓒ i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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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을 탈출하는 중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10일 국제 인권 단체인 ‘세이프가드 디펜더스’가 유엔난민기구(UNHCR)의 통계를 바탕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2012년부터 2024년까지 중국인 망명 신청자는 115만8739명이다. 2024년 통계는 물론 잠정치다. 

주목할 건, 시진핑 집권 초기인 2012년(1만2362명)과 지난해 잠정치(17만6239명)를 비교하면 1426%나 폭증했다는 점이다. 특히 2022년 한 해 동안의 망명 신청자 수는 시진핑 이전 통치자인 후진타오 주석의 집권기 10년간의 망명 신청자 수와 같은 수준이었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지난해 망명 신청자는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면서 “이러한 사실은 중국의 인권 탄압이 중국 내정 문제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잘 알려져 있듯 중국 정부는 공산당 체제를 비판하거나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한 활동가나 예술가, 언론인들을 체포, 구금해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아 왔다. 그러면 중국 탈출이 민주화 활동가나 예술가, 언론인들에 한정된 일일까. 그게 아님은 100만이 넘는 탈출 인구 규모가 말해준다. 중국 인구를 생각하면 115만여 명이 큰 규모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한 나라에서 100만 이상이 자기 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로 도피한다는 건 예사롭게 볼 수 없다. 

조남현 시사평론가
조남현 시사평론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는 생존 욕구다. 하지만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면 한 차원 높은 욕구가 생겨난다. 그건 생겨난다기보다 가려져 있던 게 드러나는 것이라고 보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의식주 문제가 해결되면 인간은 비로소 자유를 욕망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이미 체험으로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이른바 ‘개발독재’ 시절을 거쳐 먹고 살 만해지면서 우리 국민은 자유를 갈망했고, 드디어는 자유를 쟁취해 냈다. 

사족이지만, 이런 얘기를 하자면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게 있다. 80년대 학생운동이나 노동운동은 결코 민주화운동이라고 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 시대 이른바 운동권이라 불리던 세력이 추구한 건 민주화가 아니라 사회주의 혁명이었다. 그들이 ‘직선제’를 내세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대중성 획득을 위한 전술적인 차원에서의 일이었을 뿐이다. 이점은 분명히 해두고 이야기를 이어간다. 

박정희의 개발독재 시대와 전두환의 제5공화국을 거쳐왔지만, 우리 국민이 이 나라 대한민국을 ‘탈출’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 중국인들은 왜 자기 나라를 등지는 것일까. 무엇이 한국과 중국의 차이를 만들어 냈을까.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그건 국민이 스스로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에서 비롯된다. 선거에 의해 국가 지도자를 뽑을 수 있느냐 아니냐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다. 중국은 공산당 일당독재 체제라 중국 인민은 스스로 지도부를 선택할 수 없으며, 입법도 공산당, 더 구체적으로는 최고 권력자의 입맛 대로다. 그런 체제 아래서 인민은 숨이 막힐 수밖에 없다. 밥을 굶을 때는 이런저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지만, 경제가 발전하고 세계에 문이 열린 후부터는 중국인들 스스로 자신들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자유가 없는 나라에는 외국인의 발길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중국을 찾는 서구권 관광객들의 수가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게 그걸 말해준다. 12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내수 침체에 빠진 중국이 전례 없는 비자 면제 정책을 펼쳤지만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는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작년 3분기까지 중국을 찾은 외국인이 2300만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중국 당국의 목표치와는 거리가 먼 수치로, 2023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두 배가량 늘어난 것이긴 하지만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63% 수준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지난해 1억9000만명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서 수십억 달러의 경제 성과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현실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특히 미국과 서유럽 국가들 출신의 관광객은 매우 적었고, 주로 근처 아시아 국가 출신 외국인이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 특히 미국과 서유럽 국가 출신 관광객들이 발길을 끊었다고 분석했다. 항공편 발권 분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비자 면제 혜택이 유럽 국가에 집중됐으나 방문객은 늘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독일과 프랑스에서 출발하는 중국행 왕복 항공권 예약은 오히려 38% 감소했고, 이탈리아는 29% 감소했다. 서방 국가에서 중국을 바라보는 인식이 나빠졌으며 지정학적 이유로 중국 여행의 선호도도 자연스럽게 하락했다는 게 블룸버그의 설명이다. 내수 침체에 빠진 중국이 전례 없는 비자 면제 정책을 펼쳤지만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는 실패했다는 얘기다. 

가난한 사람들은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다. 결국 중국을 뜨는 사람들은 부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중국의 부가 유출되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부유한 내국인은 줄줄이 망명을 하고 있고 외국인들은 중국을 찾지 않으면서 중국이 갈수록 갈라파고스가 되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고 있다는 얘기다. 

블룸버그는 서양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상황도 여행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작년 중국으로의 출장 예약은 2019년의 52% 수준에 불과했다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외국인이 중국 여행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로 인터넷이 심하게 검열되어 구글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사이트에 접속할 수도 없다는 점을 꼽았다. 전체주의 사회라는 점이 외국인의 발길을 가로막고 있다는 얘기다. 

탈중국 현상은 개인들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중국 내 글로벌 기업들은 물론 중국 기업들마저 중국 탈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2월 29일 “수년 동안 중국은 글로벌 투자자들을 유치하고 해외 기업들의 활동을 장려해 왔는데 이젠 중국에 있던 기업 자산의 해외 유출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6월까지 중국 기업들은 해외의 비금융 자산에 170억 달러라는 기록적인 투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중국 총 GDP 1%에 해당한다고 보도했다. 

‘갈라파고스 중국’은 예정된 일이다. 전체주의 국가의 당연한 말로는 이제 시작되고 있을 뿐이다.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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