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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이 와중에 4대 악법 집착하는 민주당의 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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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이 와중에 4대 악법 집착하는 민주당의 구태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5.04.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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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조남현 시사평론가

정치인에게 민생을 기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어
정부의 시장 개입은 좋은 결과 아닌 부작용만 낳을뿐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쌀 ⓒ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쌀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과 문대림 의원이 각각 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권) 발동으로 폐기된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이른바 ‘민생 4법’을 재발의했다는 소식을 들으며 민주당 의원들의 반시장적 사고에 아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두 번씩이나 재의 요구를 받고 재의에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면 거기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으로 받아들이는 게 보통이건만 민주당 의원들은 반시장적인 법안을 몇 번이고 되풀이해 재발의한다. 태생적으로 반시장적으로 사고라고 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어서인지 의도적으로 시장의 원리를 멀리하려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말이 좋아 민생법안이지 민주당 의원들이 낸 법안은 민생에 도움이 되기보다 궁극적으로 민생을 해칠 소지가 다분하다. 여러 차례 강조한 적 있지만, 시장의 원리를 거스르면 시장은 반드시 그걸 응징한다. 그걸 시장의 복수라고 한다. 응징함으로써 시장의 원리에 순응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시장이 전제군주와 같은 존재라서가 아니라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이다. 시장에서 어떤 상태는 작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그렇게 되는’ 것이다.

윤 의원 양곡관리법 개정안의 핵심은 정부의 조건부 쌀 매입 의무화와 양곡 가격 안정 제도 도입이다. 농식품부가 ‘양곡 가격 안정을 위한 선제적 수급 조절 목표 및 추진계획’과 ‘양곡 가격 안정을 위한 재배면적 관리 목표 및 추진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즉각 시장격리 대책을 시행하도록 규정했다. 즉 선제적 수급 계획을 세웠음에도 쌀 가격이 하락하면 정부가 전량을 매입해야 한다는 의미다. 문 의원 안도 대동소이한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

조남현 시사평론가
조남현 시사평론가

늘 지적하는 것이지만, 왜 정부가 쌀 시장에 개입하게 하려는지, 정부의 시장 개입이 좋은 결과를 낳기보다는 부작용을 낳는다는 점을 왜 외면하려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다.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면 시장의 왜곡을 낳게 마련이다. 쌀 시장에 개입하려는 의도는 공급과잉을 해소하려는 것이겠지만(그리고 그 목적이 아니라면 개입할 명분도 없다) 윤 의원의 개정안대로라면 공급과잉을 해소하기는커녕 되레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공급되는 쌀이 수요량을 넘어서면 가격이 떨어져야 시장 기능이 작동하게 된다. 즉, 가격이 떨어지면 쌀 생산으로 인한 이익이 감소하고 그게 쌀 재배 기피 현상을 낳아 재배면적이 줄어 결과적으로 수요와 공급이 균형점을 찾는다는 말이다. 그런데 정부가 의무 매입한다면 쌀 생산자들이 재배면적을 줄이려 하지 않게 함으로써 공급과잉 문제는 해소되지 않는다. 그리고 국가 예산으로 쌀을 매입하는 만큼 국민이 그 대가를 치르는 결과를 낳는다.

부작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혁신하지 않아도 이익을 볼 수 있고 최소한 존립이 가능하다면 대개는 혁신 노력을 하려 들지 않게 마련이다. 정부가 남는 쌀을 매입해 주니 쌀 재배 농가는 애써 다른 궁리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필요와 절박함이 없는 데서 혁신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는 다시 말해 산업으로서의 농업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국민 혈세를 들여 농업 발전을 저해하고 농가가 더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꼴이다.

이른바 민생 4법 중 두 번째 법안, 곧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법 개정안은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여 가격을 통제하게 만들겠다는 것이어서 이 역시 부작용이 클 수밖에 없다. 가격구조를 왜곡하니 부작용은 당연하다. 물론 생산량에 따라 가격변동이 심한 농산물의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가 개입하려는 유혹을 느끼기 쉬우리라는 건 이해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가격 통제가 정당화될 수 있는 건 아니다. 가격 통제가 어떤 부작용을 낳고 필연적으로 그 피해가 소비자에게 돌아간다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

세 번째 민생법안인 농어업재해대책법 개정안은 재해 발생 시 생산비의 전액 또는 일부를 지원하는 법안은 얼핏 보아 명분이 있을 듯하지만, 사실은 고정관념과 낡은 사고방식의 산물일 뿐이다. 비정한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지만 왜 농어업에만 재해를 보상해 주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농어업 재해를 보상해 주어야 한다면 다른 산업도 그래야 하지 않는가. 왜 다른 산업에는 그런 특혜를 생각지도 않는 것인가. 무엇보다도 특정 산업에서의 재해를 왜 국민 세금으로 보상해 주어야 한단 말인가.

마지막 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은 농어민이 예측 불가능한 재해로 피해를 입었을 때 할증 적용을 제외하도록 한 것인데, 이는 자비롭고 정의로운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피해보상을 보험사업자에게 떠넘기는 것이라는 점에서 불공정하다. 이런 식이면 재해보험사업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

민생을 말하는 정치인에게 민생을 기대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다. 선한 의도를 강조한다고 해서 결과도 선하리라고 믿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정책이나 법과 제도는 정치인이나 정책 담당자들이 얼마나 선한지를 증명하는 게 아니다. 이는 정치인과 정책 담당자들은 물론 누구보다도 국민이 깨달아야 할 일이다.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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