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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햄릿된 시진핑 "공산당이냐 경제부활이냐 이것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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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의 종횡무진]햄릿된 시진핑 "공산당이냐 경제부활이냐 이것이 문제"
  • 매일산업뉴스
  • 승인 2025.03.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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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조남현 시사평론가

민간경제 활성화 외치면서도 당원 달래기 국유기업 강조
전인대 끝냈는데 핵심 요직 인사도 못해 전무후무 리더십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일본의 ‘니케이 아시아’는 지난 20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중요한 인사 결정마저 보류해야 할 정도로 극도로 위축되어 있다.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자회의(전인대) 연례회의가 3월 11일에 끝났지만 그동안 사실상 공백 상태 있던 핵심 요직의 인사마저 시행하지 못했다”라고 보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니케이 아시아는 이어 “중국 내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알 수 없지만 중국 내 정치 흐름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단서가 바로 인사”라면서 “이번 전인대에서 주목할 만한 인사가 나오지 않으면서 적어도 당분간 중국 내에 새로운 인물의 등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짚었다. 

니케이 아시아는 또 “시진핑 주석이 부진한 내수 경제를 살리겠다며 의욕적으로 추진 했던 ‘민간경제 진흥에 대한 법률’ 초안마저도 시진핑 정부의 불화로 인해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면서 “이 법안은 올해 전인대 개막 직전까지만 해도 심의의 핵심으로 여겨졌지만 결국 본회의 의제에서 제외되었다”고 전했다. 이는 시진핑이 인사에서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측면에서 난관에 봉착해 있을 수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니케이 아시아 보도가 시사하는 것은 중국 경제가 위기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시진핑이 위기 탈출을 위한 돌파구로 민간경제 중심의 경제 운용을 내세웠지만 공산당 내부의 반발로 벽에 부딪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지난 3월 6일자 칼럼에서 민간경제의 쇠퇴로 중국 경제가 추락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시진핑 책임론이 불거질 때마다 시진핑은 민영경제를 강조해 왔으나 번번이 말뿐이었음을 지적한 바 있다. 또 중국에서 공산당은 일종의 이익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으며, 1억여 공산당원들이 그들의 돈줄인 국영기업이 아닌 민영기업을 경제 운용의 중심에 놓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도 이야기한 바 있다. 이번 전인대를 앞두고서도 시진핑은 민영 중심 경제를 강조했다. 하지만 전인대에서 ‘민간경제 진흥에 대한 법률’ 초안마저 제출되지도 못했다는 사실은 시진핑이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뜻으로 읽힐 수 있다. 자신의 권력 기반인 공산당의 반대와 중국 경제 부활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다.  

시진핑은 당초 국영기업 중심 경제 운용인 ‘국진민퇴’를 주창했었다. 그건 공동부유와 일맥상통하는 사회주의 공산당식 발상이라 할 수 있다. 시장경제의 원리에 충실한 덩샤오핑의 ‘선부론’에 맞서는 주장을 폈던 것이다. 하지만 시진핑 노선이 강조되면서 성공 가도를 달려오던 중국 경제는 추락하기 시작했고, 거기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치명타를 맞았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시진핑은 다시 민영경제를 강조하고 나서며 심지어 힘이 너무 세어진다고 생각해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추게 만든 알리바바 그룹 창업자 마윈을 다시 대중 앞에 나서게 하는 등의 제스처를 취했지만 전인대에서 민간경제 진흥법안 처리가 안되면서 민영 중심 경제 운용에 대한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이 법안은 민간기업의 시장 진입을 장려하고 공정한 경쟁을 보장함으로써 민간기업을 육성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월까지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이 법안을 두 차례나 심의해 중국 언론은 이번 전인대에서 다뤄질 거라고 보도했고, 중국의 민간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신호로 읽혔다. 하지만 전인대에 상정조차 되지 못하면서 민간경제 활성화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이는 그만큼 공산당의 반대가 극심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넌센스는 시진핑이 전인대 폐막 직후인 지난 17일 국무원 자산 감독 관리위원회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에 “중국의 국유기업을 더 강하고 더 좋고 더 크게 만들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는 글을 올렸다. 그리고 이 글은 중국 공산당 이론지 ‘치우스’에도 게재되었다. 이ᅟᅳᆫㄴ 누가 보아도 공산당원들을 달래기 위한 것임이 빤히 들여다보인다. 문제는 한편으로는 민영기업 중심의 경제 운용을 강조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국유기업을 강조하니 무엇이 시진핑의 진심인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중국의 현실에서 새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역시 공산당 일당독재 체제와 시장경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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