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배터리 3대 생산거점 확보
[매일산업뉴스] 삼성SDI가 세계 6위(2020년 기준) 자동차업체인 스텔란티스(Stellantis)와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이차전지) 합작사를 설립한다. 삼성SDI가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SDI는 이번 협력을 기반으로 북미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스텔란티스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나 설립 시기, 공장 부지 위치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투자액은 조 단위로 추정된다.
스텔란티스는 전날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삼성SDI와도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를 세우기로 하며 국내 배터리 제조 3사 가운데 두 곳과 손잡게 됐다.
스텔란티스는 이탈리아와 미국이 합작한 자동차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 자동차업체 ‘푸조시트로엥(PSA)’이 합병해 올해 1월 출범했다. 본사는 네덜란드에 있으며 산하에 크라이슬러, 피아트, 마세라티, 지프, 씨트로엥 등 14개 브랜드가 있다.
삼성SDI와 스텔란티스는 북미 지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삼성SDI는 이번 합작으로 세계 주요 3대 전기차 시장인 미국에 진출한다. 삼성SDI는 현재 국내와 중국 서안, 헝가리 괴드 등 3개 거점에 배터리 셀(배터리의 기본단위) 공장을 뒀지만 미국엔 미시간주 배터리 팩 공장만 있었다.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 공격적으로 투자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미국시장 진출로 세계 전기차 3대 시장(중국, 유럽, 미국)에 각각 셀 생산 거점을 마련하게 됐다.
앞서 삼성SDI 전영현 대표(사장)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발표 당시 미국 진출 계획을 공식화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으로 미국 전기차 시장 성장 속도가 빨라지는 데다 미국·캐나다·멕시코무역협정(USMCA)이 발효되는 2025년부터 전기차와 주요 부품에 대한 역내 생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인 피아트, 지프 등에 전기차 배터리 공급하며 협력해왔다. 최근 출시된 지프 ‘랭글러 4xe’엔 바이든 대통령이 시승하기도 했다.
앞으로 스텔란티스가 생산하는 차세대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 중 각형은 삼성SDI, 파우치형은 LG에너지솔루션이 나눠 납품할 것으로 보인다.